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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후보군 분석]파두 여진 회복 무드, 기술성 평가기업 포진[총론]반도체 소부장 진입 재개, 로봇·발사체 이색업종 '눈길'

성상우 기자공개 2024-01-17 07:36:41

[편집자주]

지난해 코스닥 업계는 다사다난했다. 주가 변동폭이 커진 탓에 외부조달은 위축됐고 신사업 여지도 덩달아 줄었다. 덩치 큰 기업은 유가증권시장으로 짐을 쌌다. 국내 첫 반도체 팹리스 유니콘인 파두 이슈는 여진을 강하게 남기기도 했다. 시장은 회복된걸까. 새해는 코스닥 선전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다. 그간 악재에 대한 자정작용 노력과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투심이 돌아오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장 문을 두드렸던 기업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다. 더벨이 코스닥 출사표를 던진 이색업종 기업들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2일 12: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 기업은 1700곳이 넘는다. 비상장 기업 입장에선 산전수전을 겪은 '형님' 기업이 이미 널려있는 셈이다. 지난해 각종 악재가 쏟아진 탓에 코스닥 문을 두드리기는 더욱 힘들었다.

위축돼 있을 것만 같은 새해 코스닥 IPO 시장은 오히려 분위기가 밝다. 파두 사태 이후 몸값 낮추기가 이뤄지면서 투자자 신뢰를 회복해 가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실력을 갖춘 기술성 평가 기업도 포진해 있다. 4차산업을 중심으로 한 이색업종 기업 역시 '형님' 기업을 제치고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전기차 섹터 주류, 기술력 입증 시장 '출사표'

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은 20곳에 달했다. 스팩 합병 및 코넥스 이전 상장을 제외한 수치다. 기술성 평가를 받고 기술특례 상장방식으로 진입한 곳이 15개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기술성 평가기업의 코스닥 진입은 파두 이슈 이후에도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 차원의 규제가 마련되면서 자정작용이 나타났고 몸값을 일제히 낮추면서 투자자 호응이 뒤따랐다.

시장에선 기술성 평가기업 상장제도가 IPO의 중요한 한축을 자리잡은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 기업(75개) 가운데 기술성 평가(28개) 기업 비중은 37% 수준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


섹터 다양성은 꾸준히 확대되는 분위기다. 국내 증시 주류 섹터인 반도체·부품을 비롯해 전기차·자율주행·VR·소프트웨어·헬스케어·교육·우주항공 분야에 이르는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청구서를 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반도체 소부장 분야다. 기술성 평가를 받고 당당히 시장 진입을 노리는 기업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반도체 부품 업종에선 두 곳(웨이비스, ICTK)이 신청서를 냈다. 모두 기술성 평가 기업이다.

통신용 반도체 부품(질화갈륨 전력증폭기)이 주력 제품인 웨이비스는 지난 2017년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인 기가레인에서 분사하면서 설립된 곳이다. 지난해 하반기 프리IPO에서 이미 1300억원의 밸류가 책정된 바 있다.

보안칩 기술 기업 ICTK(아이씨티케이)도 기술성 평가를 마치고 특례 상장에 나선 곳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신기술 ‘PUF(물리적 복제 방지)’ 기반의 ‘비아(VIA) PUF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이미 국내외 굴지의 IT·통신 대기업들과 심도있는 협업을 진행 중이며 PUF 기술 관련 특허 자산도 다량 보유 중이다.

자율주행 및 전기차 업종 관련 유망주들도 일제히 올해 상반기 상장을 염두에 두고있다. 그리드위즈·에스오에스랩·에스더블유엠은 각각 전자장비·정밀기기·소프트웨어로 세부 섹터는 다르지만 모두 자율주행·전기차 밸류체인에 속해있는 곳이다.

특히 1300억원대 매출 볼륨을 유지하고 있는 그리드위즈는 지난해 4분기 예심청구서 제출 업체 중 덩치가 가장 크다. 수요반응(DR) 관리 사업을 운영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기차 충전기를 융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고객사는 완성차·조선·철강·화학 등 분야에 걸쳐 800여곳에 이른다. 준수한 실적 덕분에 직상장을 노릴 수 있게 됐다. 국내 기업 중에선 처음으로 ‘글로벌 클린테크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에스오에스랩은 국내 첫 번째 자율주행 차량용 라이다(LiDAR) 기업의 상장 케이스라는 점에서 시장 이목을 끌고 있다. 국내외에서 손꼽히는 기술 시상식을 휩쓸면서 라이다 기술력을 이미 광범위하게 인정받았다. 지난해 기술성 평가를 거쳤다. 지난해 이뤄진 프리IPO까지 누적 투자액은 500억원을 넘어섰다.


◇메타버스 업종 기지개, 첫 민간 우주발사체 업종 진입 '이목'

그 밖에 금속·소재 및 전자장비·부품 업종에서도 꾸준히 상장 도전 업체(한국진공야금·하이젠알앤엠)들이 나왔다. 최근 1~2년간 업황 전반의 침체를 겪었던 게임·콘텐츠 섹터에서도 잠재 유망주들이 하나둘씩 다시 상장 채비에 나서는 모양새다. 오큘러스 플랫폼에 VR게임·콘텐츠를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던 원유니버스는 KB증권을 주관사로 선택했다. 한때 국내 증시에 불었던 ‘메타버스 붐’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을지 이목을 모으고 있다.

유아 교육 시장에서 ‘윙크’ 학습지로 자리를 잡은 단비교육도 본격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기회삼아 최근 몇 년 드라마틱한 성장을 이룬 곳이다. 연매출은 1000억원대를 이미 넘어섰다. 외형으로만 보면 지난해 청구서 제출 업체 중 그리드위즈에 이어 두 번째다.

민간 우주발사체 개발 업체 이노스페이스도 주목받는 업체다. 국내 소재 민간 우주발사체 기업으로는 기술력 축적과 우주 시장에서의 사업성·성장성 등 측면에서 가장 앞서있다고 평가받는다. 지난해 3월 엔진 성능검증용 시험발사체인 ‘한빛-TLV’ 발사를 성공시키며 이를 입증했다. 덕분에 기술성 평가도 무난히 통과했다. ‘한빛-나노’ 개발을 마치고 올해 첫 상업용 발사를 시작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업종 가운데 헬스케어 및 제약·바이오 섹터는 비중이 가장 컸다. 4분기 예심청구신청서 제출 기업(20곳) 중 5곳(엑셀세라퓨틱스·넥스트바이오메디컬·티디에스팜·지피씨알·에이치이엠파마)이 이 섹터에 해당됐다. 의료기기 업종(라메디텍·피앤에스미캐닉스·하스)까지 포함하면 8곳에 이른다.

IPO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 기조가 점차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전통적인 국내 증시 메인 섹터들을 비롯해 침체기로 돌아섰던 일부 업종에서도 다시 상장 타이밍을 잡아보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면서 "지난해 청구서를 제출한 업체들의 올해 상반기 공모 실적이 뒤이어 상장을 노리는 후보군들에게 참고 지표가 될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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