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1월 16일 08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CI홀딩스와 한미그룹, 그리고 오리온과 레고켐바이오의 빅딜까지. 국내 제약바이오 섹터에 유례없는 대사건이 단 며칠 새 몰아쳤다. 일련의 빅딜로 국내 최상위권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최대주주가 비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바뀐다는 점은 물론 '과정' 자체도 흥미롭다. 장맛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며느리도 몰라. 아무도 몰라!"라며 손사래를 치는 CF로 유명세를 탄 한 떡볶이 명인을 떠올릴만큼 이번 빅딜은 그야말로 철통보안 속에 이뤄졌다.일례로 OCI홀딩스와 한미그룹의 통합법인 설립 소식을 오너 2세이자 일가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은 기사를 통해 알았단다. 집안의 내밀한 사정은 차치하고 최대주주 변경 사실을 공시 직후 미등기 임원, 그리고 '가족'에게도 함구한 셈이다.
임 사장은 한미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주요주주다. 그러나 경영권 분쟁 상황이 아닐 땐 주요주주에 최대주주 변경 사실을 미리 알릴 의무가 없다. 상장사 이해관계자로서 책무를 다했다. 계약이 위법하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임 사장의 심정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규정과 절차에 따랐다는 논리의 대척점에 서는지라 명분이 약하다.
레고켐바이오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15일 장마감을 즈음해 오리온의 투자를 공시한 뒤 주가는 몇 주 전 얀센 바이오테크와 선급금 1300억원, 계약총액 2조4000억원의 라이선스아웃(L/O)을 체결한 시점과 비교하면 오히려 내렸다.
오리온은 작년 알테오젠 인수 막바지 작업 중 '누군가'의 유출로 계약 성사도 전에 주가 슈팅이 났고 분루를 삼켰다. 기술은 제쳐두고 이 단적인 사례만 놓고 봐도 기업의 미래를 책임질 목돈을 더 적합한 데 투자했다는 판단이 설 테다.
미흡한 내부통제를 이용해 미공개정보를 유출하고 삿된 이득을 보려는 반동분자 색출에도 힘을 뺄 필요가 없다. 인수 발표와 함께 단 한 명의 C레벨과 임직원 변동 없이 '함께 간다'는 선언이 가능했던 배경이다.
그간 미공개 정보로 반사이익을 보려던 갖은 행위, 미흡한 내부통제는 제약바이오업계의 수 많은 강점을 좀먹는 원흉이었다. 국내 구석구석을 돌며 어느 바이오벤처가 십수년 전 개발하던 파이프라인을 틀림없이 팔로업하는 빅파마 관계자들이 제약바이오를 놓고 입 모아 하는 말은 "기술은 좋지만 기업은 글쎄"다.
일단은 자국 기업을 변호하듯 국내 대기업들이 먼저 움직였다. 국내 제약바이오 모든 관계자들이 엄중하게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OCI홀딩스와 오리온이 시작한 '소문나지 않은 잔치'. 잔치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할 또 다른 축포를 터뜨릴 준비가 됐는지 각자가 돌아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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