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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League Table]고유계정 투자도 '허리띠', 에이티넘인베만 '반대행보'400억 미만 형성, 4년래 최저…투자 집행 보수화·신규 펀드 출자 기회 축소 영향

구혜린 기자공개 2024-01-18 14:33:27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7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국내 벤처캐피탈(VC)의 고유계정 투자 규모가 400억원 선 밑으로 축소됐다. 출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으면서 전방위적으로 투자가 위축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신규 펀드 결성이 줄어들면서 하우스 자체 출자 기회가 줄어든 탓도 있다. 8550억원 규모 초대형 펀드 결성에 성공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만 고유계정 투자가 늘었다.

더벨이 국내 62개 VC을 대상으로 집계한 '2023년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국내 VC가 지난해 고유계정을 통해 투자 집행한 총액은 399억원으로 나타났다. 1년간 국내 기업에 293억원, 해외 기업에 106억원의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4년 중 최저 규모다. 한때 VC의 고유계정 투자는 1000억원 이상으로 형성된 시장이었다. 벤처투자 활황기인 지난 2020년 897억원, 2021년 1049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2022년 627억원으로 조정된 이후 지난해 400억원 선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모험자본 투자 시장이 축소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출자자(LP) 모집이 어려워지면서 지난해 국내 VC들은 투자 정책을 보수화했다. 벤처펀드를 통한 투자 규모가 2021년 5조8865억원, 2022년 4조7106억원으로 축소된 가운데 지난해에는 3조6922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신규 결성된 펀드 자체가 줄기도 했다. 고유계정 투자는 VC의 자기자본 투자다. 자체 수익을 늘리기 위해 이를 꾸준히 활용하는 하우스들이 있다. 정책펀드의 경우 위탁운용사(GP)의 출자비율을 1% 이상으로 의무화한다. 투자금을 늘리려면 펀드 설정시 VC의 자체 출자비율을 높여야 하나, 지난해에는 아예 신규 결성된 펀드 규모가 줄었다.

고유계정을 활용해 운용의 묘를 살린 VC의 수는 12곳으로 줄었다. 2020년엔 20곳, 2021년엔 17곳, 2022년엔 19곳이 고유계정 투자에 나선 바 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포스코기술투자, 아주IB투자,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우리벤처파트너스, TS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대성창업투자, 스톤브릿지벤처스, 데일리파트너스, 이크럭스벤처파트너스가 고유계정 투자를 단행했다.

투자금액 규모 2년 연속 1위와 2위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포스코기술투자다. 양사는 고유계정 투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하우스로 유명하다. 아주IB투자와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2020년 이후 3년 만에 고유계정 투자를 진행해 각각 3위, 4위에 올랐다. 전년대비 금액은 축소됐으나, 우리벤처파트너스와 TS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는 꾸준히 투자를 이어갔다.

특히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전년대비 투자금을 늘렸다. 2022년엔 216억원을 집행했으나, 지난해에는 12억원을 더 썼다. 고유계정 투자금을 늘린 건 VC 중에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유일하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228억원 중 국내 4곳의 포트폴리오사에 192억원을, 해외 11곳 기업에 36억원을 투입했다.

초대형 펀드를 결성한 영향으로 파악된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9월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3'을 7942억원 규모에 최초 결성하고 12월 말 세컨클로징을 통해 8550억원까지 키웠다. 앵커 LP는 산업은행, 국민연금으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도 적잖은 출자금을 태웠다. 해당 펀드는 지난해 말 기준 534억원의 투자 집행이 완료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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