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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현장 in]엠비디, 항암제 예측 서비스 개시 눈앞…'수익화' 시동②구보성 대표 "사업성 입증해 연내 코스닥 입성 도전, 글로벌 기업 목표"

차지현 기자공개 2024-01-22 09:54:20

[편집자주]

신약 그리고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는 '현장'이 있다. 연구소이기도 하고 생산기지이기도 하다.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앞다퉈 '기지 건립'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인프라 확보가 핵심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미래가 달린 '현장'을 찾아가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8일 11: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최적 항암제를 선별하고 치료 효과를 예측해 주는 서비스를 이르면 이달 말 개시한다."

구보성 엠비디 대표(사진)는 최근 경기 수원시 광교 엠비디 본사에서 만나 이 같이 말했다. 2015년 창업 이후 10년 가까이 플랫폼 및 제품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제품 상용화를 앞둔 올해부턴 본격적으로 외형 확장에 나서겠단 포부다.

◇첫 상용화 제품 '폐암 예측 서비스' 성큼, 적응증 확대 속도

이달 말 출시 예정인 폐암 치료 예측 서비스는 엠비디의 첫 상용화 제품이다. 서비스명은 '온코 센시 테스트'. 폐암 환자로부터 채취한 암세포를 3차원(3D) 튜머로이드로 배양한 뒤 여기에 여러 가지 항암제 조합을 투여해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구 대표는 "폐암 제품은 병원 내 수가위원회와 환자 개인정보 동의 등 법무 검토 절차를 마치면 모든 계약이 끝난다"면서 "처음엔 비급여 항목으로 시작해 차츰 보험 적용이 될 수 있도록 보험사와 조율할 예정"이라고 했다.


해당 서비스 공급 및 상용화를 위해 국내 검체 검사 수탁기관 녹십자의료재단과 손을 잡았다. 엠비디와 녹십자의료재단은 앞서 2022년 항암제 감수성 진단 사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녹십자의료재단에 별도의 랩(Lab)을 설치한 이후 2년 동안 테스트를 거친 서비스가 세상에 나오는 셈이다.

난소암, 위암, 유방암 등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출시도 대기 중이다. 이 가운데 난소암도 이른 시일 내 계약을 마무리하고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게 구 대표의 설명이다. 향후엔 치명적인 암으로 꼽히는 췌장암, 남성이 가장 많이 걸리는 전립선암 등으로 적응증을 확장할 예정이다.

또 다른 한 축인 방사선 치료 예측의 경우 두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방사선 감수성 진단키트가 상용화에 가장 근접해 있다. 두경부암 환자의 방사선요법 효과를 예측하는 서비스로 2026년께 상용화가 목표다.

품목허가와 혁신의료기기 신청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겠단 계획이다. 혁신의료기기 지정을 받으면 최대 3년까지 건강보험 임시코드를 획득, 한시적으로 보험수가를 받고 환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그는 "두경부암 환자 대상 방사선 치료는 아직 수가가 없기 때문에 품목허가와 별개로 보험권 진입을 위한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며 "출시한 뒤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품목허가와 혁신의료기기 지정을 함께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약개발 꼭 필요한 플랫폼 목표, 연내 상장도 추진

궁극적인 꿈은 '신약개발 플랫폼' 도약이다. 기업들이 신약개발 기간을 단축하면서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엠비디 플랫폼을 꼭 사용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겠단 아이디어다. 실제 암과 비슷한 튜머로이드를 활용해 약물 효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 대표는 "신약개발 기업 입장에선 셀라인(Cell-Line)으로 실험하기보다 실제 환자 세포로 실험하는 게 조금이라도 임상 성공률을 더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라며 "우리는 이미 제품을 개발하고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환자 샘플이나 항암제 조합 등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분야서 이미 국내외 기업과 활발히 협업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부터 대형 병원, 해외 연구소까지 협업 대상 범위도 넓다. 현재 제품 납품을 넘어 개발 약물이 얼마나 효능이 있는지 평가하는 임상수탁(CRO)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 중엔 중외제약 C&C신약연구소가 신규 타깃 항암제 개발 및 기존 표적항암제 적응증 확장 등을 위해 엠비디 플랫폼을 도입했다. 작년엔 혈중종양세포(CTC) 기반 액체생검 바이오텍 싸이토젠과 CTC를 통한 항암제 감수성 검사 사업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는 "싸이토젠과 협업의 경우 혈류 속 존재하는 암세포인 CTC를 싸이토젠이 보유한 기술로 분리한 후 이를 자사의 튜머로이드 기술로 키워 최종적으로 약물 검사까지 진행하는 패러다임"이라면서 "싸이토젠이 인수한 미국실험실표준인증 연구실(클리아랩)을 활용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 없이 미국 시장에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해외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 프랑스 사노피 산하 연구소 실링(Ksilink) 등과는 일찍이 협업을 맺었고 룩셈부르크보건연구소엔 총 5대 제품을 수출했다. 독일 샤리테 병원에도 곧 제품이 설치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샌프란시스코) 메디컬센터엔 연구원을 직접 파견한 상태다.

지난해 기준 엠비디 매출은 8억5000억원 수준. 구 대표는 환자 대상 서비스를 시작하는 올해 전년보다 5배 이상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코스닥 입성도 추진한다. 이달 말 또는 내달 초 기술성평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제품 개발과 상용화에 힘을 쏟아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겠단 포부다.

구 대표는 "본격적으로 환자 대상 서비스를 개시한 뒤 탄탄한 사업성을 바탕으로 기평을 통과해 연말 상장 문턱을 두드리는 게 올해의 가장 큰 목표"라며 "맞춤형 항암제 및 방사선 예측 플랫폼으로 환자 삶의 질을 개선하는 글로벌 기업이 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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