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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VC 로드맵]SV인베 대표 “쏠림의 시대, 투자 리듬 이어갈 것”‘프로페셔널’ 강조, 키워드 ‘E·S·G’ 집중…글로벌 확장 로드맵 ‘착착’

최윤신 기자공개 2024-01-23 08:34:44

[편집자주]

금리 인상 여파가 계속되면서 지난해 벤처캐피탈은 혹한기를 보냈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펀딩, 투자, 회수 등 모든 지표가 최근 몇 년 새 크게 하락했다. 올해 전망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서바이벌에 성공한 곳과 실패한 하우스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더벨은 주요 VC 수장들의 올해 목표와 비전을 조명하고 각 하우스 별 펀딩, 투자, 회수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8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길게 돌이켜보면 어려운 시기에 단행한 투자에서 좋은 결과가 많이 나왔습니다.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투자와 펀딩의 리듬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홍원호 SV인베스트먼트 각자대표(사진)는 최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VC업계의 업황이 우호적이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올해의 전망 역시 밝지만은 않다. 확실한 모멘텀이 나타날 때까진 시장 분위기의 급격한 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마주한 대외적 환경이 녹록지 않음에도 말투와 표정엔 자신감이 넘쳤다. 올해도 확고한 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리듬’을 잃지 않겠다는 게 그의 다짐이다. 특히 SV인베스트먼트 최고의 강점으로 꼽히는 ‘글로벌’ 역량 강화에 있어선 끝없는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지난해 혹한 속에서도 꾸준한 투자 ‘성과’

지난해 VC업계의 혹한이 지속된 가운데 독립계 SV인베스트먼트는 흔들림이 없었다. VC 계정으로 국내외에 27개 기업에 1000억원가량의 투자를 집행했고, 대형 펀드 결성도 성공시켰다.

홍 대표는 지난해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꾸준한 투자를 이어간 걸 성과로 꼽았다. 단순히 투자금액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시장의 어려움과 관계없이 ‘2대주주 전략’으로 대표되는 투자를 이어갔다는 점을 강조했다. SV인베스트먼트는 초기 스타트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적극적인 팔로우온과 밸류업 지원을 하는 걸로 정평 나 있다.

그는 “투자 이후 기업과 적극적인 관계를 가지고 지원하자는 목표로 펀딩이 어려웠던 회사들에 팔로우온 투자를 많이 했다”며 “독립계 VC로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보니 어려운 시기에 꾸준히 투자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장의 어려움과 관계없이 전문인력을 확충한 것도 독립계 VC여서 가능했던 일이다. 다수의 VC가 시장의 어려움에 인력을 감축한 것과 달리 SV인베스트먼트는 심사역을 충원했다. SK하이닉스 출신의 조하림 선임심사역과 현대차 연구원 출신인 박태홍 선임심사역이 지난해 합류했다. 반도체·소부장 분야의 사이언스 백그라운드가 강한 젊은 심사역들을 영입해 기존의 시니어들과 시너지를 도모했으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으로 그는 평가했다.

성공적인 펀딩 역시 지난해 기록한 주요 성과다. 펀딩 혹한이었던 지난해 1752억원 규모의 대형 펀드 'SV Gap-Coverage펀드 4호' 결성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VC AUM만 1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그는 “시리즈 펀드가 4호까지 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규모있는 펀드를 결성할 수 있었던 건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드라이파우더 2500억 달해…AI·친환경 주목

홍 대표는 올해 환경도 녹록지 않다고 봤다. 단기적으론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작년 한 해는 스타트업이 ‘생존력’을 증명해야 하는 시기였고, 이런 시기에 잘 생존한 회사는 곧 업턴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결국 시간의 문제인데, 뚜렷한 투자 모멘텀이 나오는 시기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장기적으론 벤처씬이 커 나갈 것이란 확신에는 변함이 없다.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기술 스타트업들의 역할을 고려할 때 스타트업과 VC의 역할이 계속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쏠림현상’은 경계했다. 그는 “펀드레이징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대형 VC는 대규모 펀드 결성에 성공하고 있다”며 “투자 역시 좋은 스타트업에만 집중되는 경향이 더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SV인베스트먼트는 고유의 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투자 리듬을 이어갈 방침이다. ‘쏠림의 시대’를 정공법으로 헤쳐나가겠단 의지다. 올해는 펀드레이징보단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창사 후 최대규모 펀드인 SV스케일업 펀드를 결성했고, 지난해 시리즈 펀드도 성공리에 결성해 투자 실탄이 넉넉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VC계정의 드라이파우더만 2500억원에 달한다.

주목하는 분야로는 인공지능(AI)과 친환경 등을 꼽았다. 홍 대표는 AI는 한때 활발히 투자가 이뤄졌으며, 이들 업체 중 시간을 가지고 성과를 내는 업체들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조금 시간이 걸린다는 생각을 가지고 AI 투자를 진행해왔는데, 다시 한 번 주목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친환경은 새롭게 주목하는 분야다. 그는 “탄소배출 저감이나 2차전지 재활용, 신재생에너지 등의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며 “특히 글로벌로 나갈 수 있는 회사를 중심으로 많이 보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올해의 투자 키워드를 E·S·G로 요약했다. Early Initiative(빠른 주도권), Super Gap(초격차), Global(세계적인)의 앞 글자를 각각 따 온 말이다. 홍 대표는 “초기 기업에 확실한 투자를 하고, 초격차 기술과 사업모델로 글로벌 경쟁력&확장성을 가진 회사를 찾을 방침”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경쟁력과 확장성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그간 SV인베스트먼트가 추구해 온 방향성과 일치한다. 기존의 투자 철학을 더 확고하고 명료하게 표현한 것이다. SV파트너스는 이른바 ‘2대 주주 전략’을 구사하며 시리즈별 리딩 투자자 역할을 추구하고 적극적으로 밸류업을 지원하는 하우스로 알려져있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구성원들에게 작년에 이어 ‘프로페셔널’을 강조하여 주문했다. 회사가 추가하는 프로페셔널의 4가지 모토를 잡아 더 구체화했다. △빠른 의사결정(Move Fast)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업무(Work Smart) △비전에 대한 집중(Impact on Vision) △목표에 대한 책임(Leading Responsibility) 등이다.

그는 “SV 안에서 구성원들이 더욱 프로페셔널로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며 “네가지 키워드를 인사 평가에서도 기준으로 삼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성호·홍원호 SV인베스트먼트 각자대표이사(오른쪽에서 세 번째, 두 번째)가 지난해 10월 5일 서울 여의도 IFC몰에서 열린 SV인베스트먼트-이스트벤처스 공동 펀드 MOU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스트벤처스

◇이스트벤처스와 역외펀드, 상반기 1차 클로징

홍 대표는 중장기적 목표로 ‘글로벌 확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SV인베스트먼트는 국내 VC 중 글로벌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하우스 중 한 곳이다. 지난해에는 특히 동남아시아에서 압도적인 1위 지위를 가진 VC 이스트벤처스와 공동으로 역외펀드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조성 중인 역외펀드에 대해 “현재 MOU를 기반으로 펀드레이징을 진행하고 있고, 올해 상반기 중 1차 클로징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한국과 동남아 기업들에 커밋을 확보한 상태이며, 정책금융 쪽 앵커가 확정되면 본격적인 출자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펀드 레이징은 국내 VC의 글로벌 영역 확장에 한 획을 그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SV인베스트먼트의 글로벌 확대의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라 과정일 뿐이다. 홍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주요 LP들로부터 자금을 받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선 트랙레코드를 쌓아야 하고 이를 커버할 인력도 더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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