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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Story]아야코 록카쿠 그림 가치, 어떻게 6년만에 100배가 됐을까예술의전당 전시 135점 시장가치 약 1000억…무명 작가 키워낸 갤러리스트 숨은 역할

서은내 기자공개 2024-01-24 09:19:21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2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는 23일 열릴 케이옥션의 올해 첫 미술품 메이저 경매에서 앞 표지를 장식 중인 일본 작가가 있다. 1982년생의 젊은 일본인 아야코 록카쿠(Ayako Rokkaku)다. 아야코 록카쿠의 그림에는 불만이 가득한 표정의 사춘기 소녀가 자주 등장한다. 동화적이고 꽃밭같은 이미지의 화려한 배경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아크릴 물감을 손가락으로 직접 묻혀 그린 그림이다.
아야코 록카쿠

아야코 록카쿠의 그림은 최근 6년간 100배 정도 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 현재 예술의전당에서 아야코 록카쿠의 전시가 진행 중인데 이곳에 전시된 작품 135점의 시장가치가 1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케이옥션에 출품된 그의 작품 중 판지 그림은 5700만원에서 2억원 수준, 캔버스 작품은 3억9000만~8억원 수준으로 표시됐다.

아야쿠 록카쿠는 활동 초기 제대로 된 작업 공간 없이 공원에 나가서 그림을 그렸는데 그때마다 구하기 쉽고 가지고 다니기 용이한 판지 상자들을 그림에 활용했다고 한다. 그렇게 그려진 판지 상자의 그림들은 2000년대 초반 당시 약 10만원대에서 거래되다가 현재는 약 1억원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 아야코 그림 전부를 사준 네덜란드 갤러리스트 니코 델레이브

아야코 록카쿠는 40대 초반의 나이에 어떻게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핫'한 작가로 떠오르게 됐을까. 그 배경은 아야코의 작품에 수식어처럼 따라붙는 두 사람, 세계적인 현대미술작가 무라카미 다카시와 네덜란드 갤러리스트 니코 델레이브의 역할로 상당 부분 설명된다.

아야코는 정규 미술 대학 과정을 졸업한 작가가 아니다. 아야코는 2003년 무라카미 다카시가 설립한 자회사 카이카이 키키에서 진행된 아트페어에서 스카우트상을 수상했다. 카이카이 키키는 예술 제작을 겸하는 매니지먼트 회사로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투자자의 역할을 했다. 그 당시 무라카미 다카시의 눈에 들어온 게 아야코의 그림이었다.

아야코의 그림을 처음 발굴한 것이 다카시였다면 이후 전 세계 미술인들에게 이를 소개해 준 것은 니코 델레이브다. 2006년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볼타 아트페어에서 니코는 아야코 그림을 접했고 도쿄에서 열린 게이사이 아트페어에서 또 한번 아야코를 만난 후 "앞으로 그의 모든 작품을 사겠다"며 전폭 지지를 약속했다고 한다.

이후 16년간 니코는 자신의 갤러리 델레이브를 통해 아야코의 개인전을 열어줬으며 그의 작품을 알리기 위해 10개 국가의 40여개 아트페어에서 아야코의 작품을 내거는 등 전세계 대중들에게 다가갈 발판을 마련해줬다. 아야코는 니코의 가족의 아이들을 그려주거나 가족 행사에 함께 참여하는 등 인간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형성했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 전시된 아야코 록카쿠의 원형 작품.


◇ 아야코 작품의 특징 '소녀와 해골'

아야코의 작품에는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뚱해 보이는 어린 소녀가 등장한다. 누군가에게는 마냥 귀여운 캐릭터로 여겨질 수 있으나 좀더 그림을 들여다보면 옷 속이나 그림 속에 그려진 해골을 발견할 수 있다.

수백년 전부터 미술사적으로 해골과 꽃은 죽음과 삶을 형상해왔으며 이 둘을 한 공간에 그려놓고 두 개념이 공존한다는 진리를 표현해왔다. 그런 점에서 전문가들은 아야코 그림 속 소녀와 해골 역시 대조적인 소재로서 깊은 성찰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아야코의 그림은 작품 활동 초기 주인공인 소녀가 중심을 이루던 데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배경 중심으로 옮겨가는 특징을 보여준다. 2011년, 2012년에 그려진 작품에서는 소녀가 거의 등장하지 않기도 한다. 또 점차 대형 캔버스를 작품 공간으로 활용하는 횟수가 늘어가는 것도 특징이다.

아야코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면서 최근 니코와의 비즈니스 관계를 끝내고 규모가 훨씬 더 큰 글로벌 갤러리로 소속을 옮겼다. 소속을 옮기면서 10미터짜리의 대형 작품을 그려냈는데 이 작품에는 자신을 끝까지 신뢰해준 갤러리스트 니코와의 꿈결같았던 추억이 담긴 것으로 평가받는다. 니코와 아야코의 관계는 작가와 갤러리가 신뢰를 기반으로 함께 성장을 이뤄낸 스토리로 회자되고 있다.

대형 캔버스에 그려진 아야코 록카쿠의 작품.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소녀의 모습이 사라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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