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에이팩트,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시장 확대 '동반성장'외국인 매수세 유입, 적자 불구 주가 '우상향'
서하나 기자공개 2024-01-24 11:14:49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4일 11: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ock Price & Trading Trends에이팩트 주가가 이틀 연속 강세다.
주가는 이날 오전 9시 50분 기준 4955원으로 전일보다 약 7%(325원)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엔 4630원으로 거래를 마쳤는데 이틀 전 거래일 4410원과 비교해 이미 약 5%(220원) 오르며 이틀 연속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거래량도 눈에 띄게 늘었다. 이날 장이 열린지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거래량은 367만주를 넘어섰다. 상승 랠리가 시작된 전일에도 거래량이 1099만2674주를 많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지난 12일부터 최근 7일간 평균 거래량인 287만주보다 4배 가량 많은 규모다.
오전 10시 50분 기준 주가는 4940원으로 여전히 전일보다 약 6.7% 오른 채 거래 중이다. 거래량은 대략 452만주로 불어났다. 최근 일주일 거래량의 두 배가량이 개장 두 시간여만에 이뤄졌다.
주가를 움직인 건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이들은 최근 5거래일 동안 총 6만4868주를 매수해 기존 0.55%였던 보유율을 0.67%로 끌어올렸다. 투자 기간을 한 달로 넓혀 보면 외국인의 보유율은 0.4%에서 0.27%포인트(P) 증가했다. 이 기간 기관투자가들이 매수와 매도를 반복한 것과는 확연하게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음에도 최근 1년간 주가가 우상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과 대비하면 주가가 두 배 이상 상승해 눈길을 끈다. 지난해 12월 7일 2450원이었던 주가는 직전 거래일 5490원까지 상승해 52주 최고가를 찍었다. 이날 주가를 기준으로 한 에이팩트 시가총액은 2000억원 수준이다.
◇Public Announcement
에이팩트는 SK하이닉스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반도체 후공정 서비스 기업이다. 2007년부터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후공정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해 협력업체 총 32곳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하이셈을 모태로 한다. 2020년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에이팩트는 모태 사업으로 영위하던 반도체 후공정 서비스의 종류를 다변화하면서 성장했다. 초기엔 반도체 기능 검사(Function Test) 중심이던 사업 구조를 온도 환경 검사(Burn-in Test) 등으로 넓혔다. 특히 온도 환경 검사 서비스는 국내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유일한 후공정 업체로 굳건한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에이팩트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매출 734억원을 냈는데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서 약 63.1%(약 463억원), 반도체 테스트 분야에서 약 36.9%(271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반도체 패키징은 반도체 칩을 서브스트레이트(Substrate)에 탑재하고 전기적으로 연결해 반도체 기능을 부여하는 사업이다. 테스트 사업은 패키지 상태의 반도체를 검사하는 내용의 사업이다.
에이팩트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를 포함한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이후 특별한 공시를 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해 8월에는 단기차입금 증가와 관련한 공시를 지연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유예 처분을 받았다. 코스닥시장 공시규정 제27조와 제32조 위반에 해당한다.
에이팩트는 최근 3년간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주춤했다. 2020년 별도기준으로 약 496억원이던 매출은 2022년 약 736억원으로 148% 가량 증가했지만 이 기간 영업이익은 약 65억원에서 약 46억원으로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약 67억원에서 약 31억원으로 감소했다.
에이팩트는 지난해에도 적자를 낸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1~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약 734억원을 거뒀지만 영업이익 -167억원, 당기순이익 -135억원 등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에이팩트가 최근 부진한 이유에 대해 주요 고객사의 테스트 물량 감소에 기인한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그러면서 지난해 2분기를 저점으로 서서히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부터 더블데이터 레이트(DDR)5의 시장점유율이 DDR4의 시장 점유율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Peer Group
에이팩트는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기업으로 분류된다. 비슷한 사업을 하는 기업으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스퀘어, 한미반도체 등이 꼽힌다. 이밖에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한 총 159곳의 기업이 동종 업체로 분류되고 있다. 이날 시장에선 에이팩트를 포함해 총 39곳이 상승세를 보였다. 나머지 107곳은 하락세, 13곳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반도체 업종의 주가는 전일대비 1.74%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업종 중에서도 팹리스, 디자인하우스, 인공지능(AI) 칩 관련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는 반면 그 외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시장에서 수많은 반도체 수요와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생겨나면서 패권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쪽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뚜렷한 상승세를 보인 종목으론 코세스, 오로스테크놀로지, 티엘엔지니어링, 제너셈, SFA반도체 등이었다. 반면 매커스, 가온칩스, 퀄리타스반도체, 오픈엣지테크놀로지, 에이직랜드 등은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Shareholder Status
에이팩트는 표면상으로는 특수목적법인(SPC) 뮤츄얼그로우쓰가 최대주주다. 하지만 주요 임원진들은 SK하이닉스 측 인사들로 꾸려져 있고, 뮤츄얼그로우쓰에 출자한 유니드가 OCI그룹 계열사라는 점에서 양측의 입김이 작용하는 구조일 것으로 파악된다.
에이팩트 최대주주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지분율 약 55.33%(2344만780주)를 보유한 뮤츄얼그로우쓰다. 2007년부터 동진쎄미켐 외 3인으로 구성됐던 최대주주는 2017년 3월 말 팬아시아세미컨덕터서비스로 넘어갔다가 2021년 3월 뮤츄얼그로우쓰로 변동됐다.
뮤츄얼그로우쓰는 사모투자펀드(PEF) 오로라파트너스가 에이팩트 인수 목적으로 설립한 SPC다. 이들이 조성한 펀드엔 반도체용 가성칼륨 생산 유니드와 재무적투자자(FI)가 공동 출자자로 참여했다.
총 460억원 출자금 중 400억원을 출자한 유니드는 OCI 계열사로 유니드글로벌상사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다. 유니드글로벌상사의 최대주주는 OCI 오너2세인 이화영 유니드 회장이다. 이를 종합하면 OCI→유니드글로벌상사→유니드→뮤추얼그로우쓰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완성된다.
에이팩트 경영진엔 SK하이닉스 출신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이성동 대표이사를 비롯해 윤병진 사외이사, 김명기 연구소장 전무, 정석문 테스트사업 본부장 전무, 강명수 테스트 제조담당 상무 등이 대표적이다. 설립 당시부터 SK하이닉스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었고 협력사들이 공동출자해 설립했다는 배경을 보면 납득할 만한 인사다.
◇IR Comment
더벨이 오전 중 공시상 기재된 에이팩트 공시 책임자의 번호로 연결을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 대표번호를 통해 연결이 닿은 직원은 현재 담당자가 부재중이라 연결해줄 수 없다고 대답했다. 불가피하게 공시 책임자(최시영 재무기획 담당 상무)의 유선상 번호를 구해 취재를 시도했지만 끝내 담당자와 통화를 할 수 없었다.
시장의 상황을 종합해보면 최근 주가가 강세를 보인 배경엔 에이팩트가 지난해부터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인 DDR5 패키징 양산에 돌입하면서 올해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DDR5의 시장점유율이 DDR4의 시장점유율을 넘어서면서 관련 제품과 테스트 시장 등의 규모도 함께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팩트는 지난해 에이티세미콘의 패키징(PKG)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기존 시스템 반도체 후공정 사업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꾀했다. 에이팩트는 관련해 반도체 후공정의 웨이퍼 테스트, 패키지 및 테스트 서비스를 통합한 후공정 턴키(Turn-Key) 솔루션을 제공해 고객 유치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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