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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 품은 '인바이츠 생태계' 분석]HPMC 잭팟으로 본 가능성 '의료·헬스케어 그리고 AI'③2조→40조 시장, AI 기반 디지털 대전환…SKT·서울대병원 등 파트너십으로 구체화

최은수 기자공개 2024-02-01 10:33:33

[편집자주]

1세대 바이오텍 크리스탈지노믹스(CG인바이츠)를 품으며 제약바이오 시장에 존재감을 알린 '인바이츠 생태계'. 유전체 분석을 기반으로 한 신약개발 전 주기를 담당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게 핵심 목표인 일종의 그룹사 개념이다. 재계선 생소한 '생태계'라는 개념을 내세우며 수평적인 관계 속 시너지를 만들겠다는 꿈을 꾼다. 인바이츠 생태계가 그리는 비전과 목표 그리고 그 안에서의 CG인바이츠의 역할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31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바이츠 생태계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아직 가보지 않은 길'에서 나아갈 방향과 비전을 찾고 있다. 해외 영리병원 투자에서 성공한 경험을 토대로 치료의 영역인 '의료' 시장에서 가능성을 찾았다. 이에 더해 관리의 영역인 '헬스케어'까지 융합하게 되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해외에선 이미 2010년대 말부터 시작된 '디지털 대전환'에서 세부 전략을 찾았다. 굴지의 글로벌 기업이 이종산업 담을 허물고 인공지능(AI)을 접목하며 '헬스케어' 사업을 꾸리는 과정을 목도했다. 뉴레이크얼라이언스가 대기업 계열사와 손잡고 'AI로 생애 전주기를 아우르는 헬스케어' 모델을 국내에 처음 꺼낸 배경이다.

◇블랙스톤 국내 파트너로 시작, 수천억 매출 'HPMC' 대표적 트랙레코드

'인바이츠 생태계'를 구축한 일종의 모기업격인 뉴레이크얼라이언스는 2012년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국내 자산투자 관리에서부터 시작됐다. 뉴레이크얼라이언스는 약 10년이 지나 독립경영 체제를 확립했고 2023년 기준 누적운용자산규모(AUM) 1조원, 15명 인원의 중견 PE로 성장했다.


뉴레이크얼라이언스의 C레벨 인력 대부분은 블랙스톤 출신이 주축이다. 당시 블랙스톤 한국헤드였던 지금의 인바이츠 생태계를 조성한 신용규 의장을 비롯해 CVC아시아 대표 출신 이승희 대표, 블랙스톤 홍콩법인 대표 출신인 벤 젠킨스 파트너 등이 대표적이다.

뉴레이크얼라이언스의 헬스케어 사업에 대한 비전도 블랙스톤과의 맞손에서부터 만들어졌다. 블랙스톤과 글로벌헬스케어1호펀드를 설립했고 미국 LA 소재 최대 규모의 민간영리병원인 'CHA HPMC 병원'에 투자한 게 시작이었다. 차바이오텍이 52%로 최대주주, 뉴레이크와 블랙스톤의 CO-GP가 48%로 2대주주가 되는 딜이었다.

뉴레이크얼라이언스가 HPMC에 투자할 당시만 해도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업계선 영리병원을 금기처럼 여겼다. 그러나 HPMC 병원은 우려를 딛고 미국 보건정책의 수혜에 코로나19 여파로 경쟁 병원이 문을 닫는 상황에서 반사이익을 얻으며 빠르게 성장했다.

차바이오텍의 2022년 연결기 매출액 8500억원 가운데 HPMC가 차지하는 매출은 6400억원으로 압도적이었다. 차바이오텍의 작년 매출은 1조원으로 추산하는데 역시 HPMC의 성장이 전체를 주도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레이크얼라이언스의 '의료투자' 성공사례엔 HPMC 말고도 LA 난임 치료 센터(CRMG), 도쿄 TCC 센터 등도 있다. 뉴레이크얼라이언스가 설립 후 투자를 집행한 '의료' 포트폴리오는 18건, 규모는 약 4000억원(2023년 3월 기준) 정도로 추산된다.

◇'대기업 계열' SKT와 손잡고 '디지털 대전환' 생태계 조성 첫발

신 의장은 이 같은 성공경험으로 '의료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봤지만 '헬스케어 생태계'라는 더 큰 그림을 그렸다. 이는 HPMC 실적이 턴어라운드 되기 시작한 2018년이었다. HPMC로 의료 영역에서 벌크업에 성공했지만 이 것만으로 만족하긴 어려웠다. 이미 글로벌에선 '치료'와 '예방과 관리'를 결합한 시장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희귀·유전질환이 발병한 뒤의 조치 및 치료가 아닌 '관리'가 필요한 영역을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AI를 접목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했다. '디지털 대전환'이 막 시작되던 2018년경 글로벌 기업들도 연이어 참전을 선언하기도 했다.

시장 규모는 2017년만해도 14억 달러(한화 약 2조원)에 불과했지만 약 8년 뒤인 2025년엔 20배(280억 달러, 한화 40조원)가까이 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의료·헬스케어 분야를 가장 먼저 개척한 IBM, 구글·메타(구 페이스북)·아마존·IBM·마이크로소프트(MS)·엔비디아 등이 경쟁적으로 진출한 결과이다. 진출 기업 면면을 보면 이미 의료와 접점이 있다거나 '적통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했다.

뉴레이크얼라이언스는 이미 글로벌 단위에서 시작된 디지털 대전환 트렌드에 착안해 SK텔레콤과 서울대병원의 합작사인 헬스커넥트를 파트너로 맞았다. 개별 기업이 난립한 국내와 달리 해외 글로벌 헬스케어 사업 트렌드는 빅파마나 글로벌기업이 막대한 자금력을 토대로 비전을 그리면서 밸류체인을 형성해 나간다는 점을 벤치마킹했다.

신 의장은 이와 관련해 "수 많은 기업이 각자의 사업 편린 하나를 붙잡고 가면서 '코끼리 다리 만지는' 형태로 헬스케어 사업을 하는 건 한계가 있다"며 "국내에 분할돼 있는 관련 사업을 연결해야 진정한 가치사슬과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비로소 헬스케어 시너지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구심점은 5개 핵심 자회사, 매트릭스 체제로 변화에 기민한 대응 목표

'AI로 세상의 모든 의료와 헬스케어 역량'을 생태계에 집결시키려는 신 의장 작업의 첫발은 가장 먼저 생태계 구심점을 만드는 일이었다. 앞서 CG인바이츠를 포함해 인바이츠헬스케어, 헬스커넥트, 인바이츠바이오코아, 프로카젠 등 5개의 헬스케어 전문기업을 인수한 게 기본 뼈대가 됐다.

외부에서 인바이츠 생태계 기업을 개별적으로 들여다봤을 때 신 의장 그리고 뉴레이크얼라이언스가 그리는 '스마트 헬스케어 조감도'가 잘 보이지 않는다. 다만 이는 이미 한껏 거대해진 헬스케어 생태계를 아우르기 위한 그룹 통합 경영체를 가동한 결과다.

각 기업의 구조 변화는 넓고 다양한 분야를 받아들이려면 고압적이고 불투명한 수직계열화를 타파해야 한다는 신 의장의 지론에 따른다. 인바이츠생태계 각 기업은 후선조직(백오피스)은 물론 CSO, CFO, CHRO, CTO 역시 통합 C레벨 형태로 운영 중이다. 심지어 연구개발조직에도 매트릭스 체제를 도입했다.

인바이츠 생태계 관계자는 "인바이츠가 그리는 생태계 비전에 동의하는 많은 파트너들이 합류나 사업 제휴 제안을 하고 있다"며 "지금은 생태계에 합류한 각 기업으로 구축한 저변을 발판 삼아 본격적인 사업 시너지를 확충하는데 집중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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