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우리 편' 큐텐, 11번가 인수 장기전 끌고 가나 후보군 부족 탓 '유찰 가능성 높다' 판단, 현금 거래 인수구조도 부담
감병근 기자공개 2024-01-31 08:10:54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6일 11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무적투자자(FI) 주도로 11번가 매각이 재개된 가운데 유력 인수후보로 꼽히는 큐텐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큐텐은 현재 11번가 인수를 장기전으로 끌고 가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후보군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개매각이 유찰되면 가격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2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H&Q코리아와 국민연금 등으로 구성된 FI 컨소시엄은 11번가 매각 재개를 위한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매각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를 선정하고 조만간 마케팅 활동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큐텐은 11번가를 인수할 가능성이 여전히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작년 연말에도 SK스퀘어 측과 11번가 경영권 인수 협상을 상당히 진전시켰지만 막판 SK스퀘어 주주 반대 및 투자조건 등에서 이견이 발생하며 거래는 무산됐다.
다만 큐텐은 현재 재개된 11번가 인수전에 성급히 뛰어들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현 상황이라면 향후 진행될 공개입찰 절차 등이 유찰될 가능성도 상당히 높게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11번가는 영업손익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아마존, 알리바바 등 한 때 인수후보군으로 거론됐던 해외 전략적투자자(SI)도 11번가에 관심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큐텐 입장에서는 FI가 설정한 6000억원 몸값을 인정해 줄 곳이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가능한 상황이다.
큐텐이 신중한 행보를 보이는 또 다른 이유로는 FI 주도의 이번 매각으로 실질 인수 난이도가 더 높아졌다는 점이 거론된다. 큐텐은 작년 말 기업가치를 1조원 정도로 책정하고 현금 지급과 지분 교환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11번가 경영권 지분 인수를 추진했다.
단순히 기업가치 측면만 보면 이번 재매각이 큐텐에게 더 유리한 상황이기는 하다. FI들이 11번가 몸값으로 6000억원 수준을 원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가치가 불과 2~3개월여 만에 40% 가까이 낮아진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투자금 회수를 목표로 하는 FI에게 큐텐이 지분 교환을 제안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이는 현금이 부족해 앞서 티몬, 위메프 등을 지분 교환으로 인수한 큐텐에게는 상당히 큰 11번가 인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FI가 매각 주체가 되면서 큐텐 입장에서는 현금 조달을 위한 외부 투자자 영입도 이전보다 어려운 상황이 됐다. 작년 말 추진됐던 인수 방안은 큐텐 측 외부 투자자들이 매각 주체인 SK스퀘어를 상대로 투자의 하방 리스크를 막아줄 것을 요청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FI를 상대로 그런 요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쟁자가 없다고 가정하면 시간은 큐텐 편이라고 볼 수 있다”며 “현금이 부족한 큐텐은 외부 투자자 눈높이에 맞는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져야만 11번가 인수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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