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헤드 릴레이 인터뷰]NH증권 "자금조달 조력자 넘어 '기업 밸류업' 파트너로"윤병운 IB1사업부 총괄 부사장, 패키지딜 포부…"IB레버리지 확장의 원년 목표"
손현지 기자공개 2024-01-31 12:37:33
[편집자주]
최근 몇 년새 글로벌 고금리 기조로 인해 증권업계의 주수입원이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와 브로커리지 등의 실적 부침이 커졌다. 이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IB 부문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결국 2024년 IB 수익이 증권사 실적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더벨은 각 증권사의 IB 조직을 이끄는 수장(head)을 만나 올해의 전략을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9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은 명실상부 기업금융 전통 강자다. 지난 15~20년간의 내공을 갖춘 슈퍼 RM(Relation Manager)들의 압도적인 자문 역량을 바탕으로 오랜기간 기업들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작년에는 회사채(SB)·여전채(FB) 주관순위 1위, 주식자본시장(ECM) 주관순위 2위에 오르면서 IB명가로서 다져온 평판을 여실히 증명해냈다.탄탄한 맨파워를 지닌 NH증권 IB조직의 중심에는 윤병운 NH투자증권 IB1사업부 대표(사진)가 서 있다. 윤 대표는 단순히 자금조달을 돕는 중개자 역할을 넘어, 기업의 성장을 이끌 믿을 만한 파트너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위해 달려왔다. 오롯이 '실력'으로 증명해내겠다는 그를 만나 올 한해 포부를 들어봤다.
◇업계최초 '패키지 딜' 오스템임플란트 성공사례…올해 시도 늘린다
윤 대표는 NH증권 IB조직의 양대산맥 중 하나인 IB1사업부(기업금융)의 수장이다. 옛 우리투자증권시절 커버리지본부장, NH증권 커버리지본부장 등을 거친 RM 출신이다. 지금은 기업들의 생각을 캐치해내고 사업부간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전담하는 NH증권 RM들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올초부턴 다른 한 축인 IB2사업부(부동산금융) 대표직까지 겸임하고 있다.
그가 올해 가장 중시하는 건 '패키지 딜'들을 시도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패키지 딜이란 한 기업의 자금조달 1부터 10까지 전 프로세스에 관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기존의 기업금융 비즈니스의 자문업무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한 형태다.
대표적인 예시가 작년 NH증권이 진행한 오스템임플란트와 루트로닉이다. NH증권은 공개매수 주선인으로 참여해 자금마련 단계에서 부터 도움을 줬다. 인수금융으로 전환된 뒤에는 주관사, M&A 매수 자문까지 맡았다. 혁신적이란 호평을 받았던 만큼 올해도 패키지 딜 형태를 많이 시도하겠다는 목표다.
윤 대표는 "오스템임플란트나 루트로닉 같은 경우 업계에선 NH증권이 최초로 시도한 패키지 딜"이었다며 "수수료 수익도 컸고 시장의 평판도 개선된 계기가 됐다, 실제로 PE나 기업들로부터 관련해 문의도 많이 왔다"고 설명했다.
올해 부채자본시장(DCM) 전망에 대해선 비교적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달했다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발행량은 작년 대비 10~20%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시장 규모가 60조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6조원 정도 확대될 거란 얘기다.
NH증권도 기업들의 발행 수요에 맞춰 회사채 주관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윤 대표는 "벌써 1월까지 100건 정도 발행을 마무리 지었다"며 "회사채는 다른 딜로 관계를 확장하기 위한 첫 단추"라며 "수익성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기업 고객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이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자본시장(ECM)의 경우 작년처럼 중소형 딜이 많을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작년에는 빅딜이 드물었는데도 NH증권은 총 30개의 예심을 청구했을 정도로 열심이었다"며 "IPO리그테이블은 매년 2위권 내에 들기 위해 관리를 하고 있는 만큼 올해도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탄탄한 맨파워 자신감 '슈퍼RM' 경쟁력
윤 대표가 생각하는 NH IB의 최대 경쟁력은 시니어 RM들의 '맨파워'다. 내부적으론 '슈퍼 RM'이라고 부르는 이들이다. 기업금융 업무를 15년 이상 해온 이들로 압도적인 자문역량을 갖춘 것으로 정평나 있다. 각 부서별로 2~3명로 RA들에게도 본보기가 되고 있다.
슈퍼 RM들은 기업 재무관리총책임자(CFO) 등 핵심 의사결정권자들과 십수년간 유대관계를 쌓아온 이들이다.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신뢰도 많이 쌓여 있기에 탄탄한 네트워크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윤 대표는 슈퍼RM들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을 보였다. 단순히 업력에서 오는 것이 아닌, NH증권만의 특별한 체계에서 비롯된 이유있는 자신감이었다. NH증권은 지주회사 전환 작업부터 분할 합병 등의 자문 마켓셰어만 90% 가량을 차지한다.
그는 "RM들은 3년전부터 매주 모여 전략회의를 진행한다"며 "각자가 보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난관과 허들을 어떻게 넘었는지에 대한 해법을 서로 공유하는데 그게 NH증권만의 맨파워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이 간접 경험을 통해 각종 솔루션 도출이 더 빨라질 수 있다. 얼마 만큼의 리스크 테이킹에 대한 부담을 질 지에 대한 세부 전략 수립 등도 더 효과적이다. 작년 헬리오스PE-SKC M&A 사례를 소개했다. 작년 헬리오스PE가 ISC 경영권을 매각하려는 니즈를 가진 것을 파악하고 SKC에 매각할 수 있도록 주선자 역할을 소화했다.
윤 대표는 'IB 비즈니스 레버리지' 확장에 대한 고민을 거듭해왔다고 강조했다. 비상장사에겐 상장 주관이 필요할 것이고, 그 전에 투자자를 유치해야 한다면 프리IPO를, 이외에도 직접 투자자로 참여하는 등 증권사가 기업과 할 수 있는 거래 유형은 다양하다.
그는 "NH증권은 한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에서 그치는게 아닌, 확장 연계 가능 딜에 대한 고민을 하는 연습을 해왔다"며 "결국은 회사채나 유상증자 등 작은 딜의 인연으로 인해 IB 비즈니스 레버리지를 늘릴 수 있기에 매사의 딜에 최선을 다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기술특례상장…'전문가 의견' 통한 밸류에이션 검증
작년 한해 파두사태로 인해 뭇매를 맞았던 만큼 관련 소회도 밝혔다.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과정에서 보다 신중한 스탠스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미래 이익추정치 등 향후 매출을 산출하는 과정을 더 면밀하게 검토해나갈 것"이라며 "여러 산업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자체 매출 전망치에 대한 겹겹의 검증 작업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콩 데스크 역량 집중, 중국 마켓 공략 '시동'
윤 대표의 시선은 국내에만 머물러있지 않다. NH증권은 홍콩과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중국 등 해외법인 6곳과 중국 상해, 영국 런던 등 사무소 2곳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비즈니스로 주목하는 분야는 인수금융이다. 작년 NH증권이 해외 인수금융으로 참여한 금액만 2조원이 넘는다. 홍콩을 주축으로 런던과 뉴욕까지 딜 규모를 확장하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기존 프라이머리 마켓에 집중해왔던 것과 달리 올해부턴 '세컨더리 마켓'에 진출해 수익을 내는게 목표다.
중국 시장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NH증권 중국 현지법인은 중국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의 여러 자금조달 니즈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조인트벤처 설립이나 일부 기술 이전, 설비 매각 등 국내 기술력 있는 기업과의 비즈니스도 지원한다. 철수를 원한다면 건물 매각 등을 위한 자문 역할까지 수행한다.
윤 대표는 "중국 시장은 내년부터 개선될 것으로 보고 전략적으로 진출하려고 하고 있다"며 "현지에서 QFLP 라이센스를 받으려고 신청 준비 중인데 추후 비즈니스 확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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