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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회장 후보군 분석]'현대제철' 출신 우유철, 새 역사 쓸까제1고로 초기 안정화 주도…경쟁 업체 출신은 선임 압박 요인

이호준 기자공개 2024-02-02 07:27:23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1일 10: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군이 6명으로 압축되면서 주목받는 인사 중 한 명은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이다. 최정우 회장이 이달 초 후보자 심사 명단에서 제외된 이후 사내외에서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나왔지만 우 전 부회장은 그간 하마평에 오르지 못한 의외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일단 철강 업계 관계자들은 우 전 부회장에 대해 '철강 전문가'란 평가를 주로 내놓는다. 국내 2위 철강 업체 현대제철을 9년간 이끈 인물로, 2010년 제1고로가 가동을 시작했을 때 3개월 만에 하루 평균 1만1650톤(t)의 쇳물을 쏟아낼 수 있도록 초기 안정화를 이루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시절 'MK(정몽구) 사단'으로 불리며 승승장구하기도 했다. 그는 1983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이후 현대우주항공, 현대모비스, 현대로템 등을 두루 거쳤다. 2004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현대모비스 연구소를 방문했을 때 현대로템 소속이던 우 전 부회장이 항공우주 사업 관련 기술을 브리핑해 신임을 얻었다는 이야기도 유명하다.


2005년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겨서도 기술개발본부장, 기술연구소장, 구매담당 부사장, 당진제철소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엔 현대제철 제철사업담당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이후 2014년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2018년까지 현대제철을 이끌었다. 그만큼 업무 능력에선 두말할 필요 없이 인정받았다.

이러한 행적으로 볼 때 그가 포스코그룹 회장에 오르면 철강 시장 환경 대응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 전 부회장은 현역 시절 비상 경영체제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편이기도 하다. 실제 2010년대 중반까지 열연 합리화와 저원가 조업체계 구축해 연간 수천억원 안팎의 원가를 절감하기도 했다.

우 전 부회장은 특히 전열 재정비에도 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5년 계열사 현대하이스코를 합병해 자동차 강판 거래 과정을 혁신한 작업도 그의 아이디어로 평가된다. 당시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 합병과 동시에 수익성이 대폭 개선돼 포스코와의 영업이익률 격차가 1%포인트까지 좁혀지기도 했다.

이에 철강 불황이 장기화하는 현 상황은 시기적 이점으로 꼽힌다. 포스코그룹은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사내 후보들이 대거 빠지고 철강 비전문가들이 그 자리를 채운 상황이다. 우 전 부회장이 철강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만큼 전방산업 부진 등의 악조건이 오히려 향후 평가에 유리하게 작용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약점으로 거론되는 부분은 명확하다.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게 비(非) 포스코 출신이라는 점이다. 그간 포스코그룹 역대 회장 중 4대 김만제 회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포스코맨' 출신이었다.

무엇보다 우 전 부회장은 경쟁 관계이자 업계 2위인 현대제철 출신이다. 포스코그룹 창사 이래 현대제철 출신이 최고위급 임원으로 영입된 사례는 아직 없다. 그가 철강 전문가라는 평가엔 이견이 없으나 경쟁 업체 고위 임원이었다는 점은 선임 압박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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