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 '미용 기기' 자회사 실탄부터 쏜다 작년 7월 설립후 이영진 상무 파견, 사업 방향성 고민에도 20억 증자
정유현 기자공개 2024-02-08 07:04:04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2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난해 설립한 자회사 퍼시픽테크에 출자를 단행한다. 미용 기기 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해 7월 법인을 신설하고 주요 임원을 파견해 조직을 꾸렸지만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없는 상황이다. 주요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이 이미 미용 기기를 출시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룹의 실탄 지원을 통해 어떤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아모레퍼시픽그룹 20억 출자 결정, 이영진 넥스트뷰티 디비전장 사업 고민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퍼시픽테크가 추진하는 2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1주당 5000원에 40만주가 발행된다. 신주는 납입이 진행되는 2월 19일 배정된다. 퍼시픽테크는 지난해 7월 설립된 신설 법인으로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일 기업집단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소속회사로 정식 편입됐다.
퍼시픽테크의 사업 목적을 살펴보면 화장품 매매뿐 아니라 '미용기계기구', 전자전기계기구','의료기기'의 제작 및 판매업이 포함된다. 사업 목적을 통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성장하는 뷰티 기기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포착하고자 하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첫 수장으로 아모레퍼시픽에서 신사업 발굴을 책임지는 이영진 넥스트뷰티 디비전장(상무)을 특파했다. 이 상무는 넥스트뷰티 디비전장과 퍼시픽테크 대표를 겸직한다. 넥스트뷰티는 아모레퍼시픽의 '미래'를 책임지는 싱크탱크 조직으로 보인다. 이 상무는 아모레퍼시픽 핵심 사업과 퍼시픽테크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 것이다.
이 상무를 보좌하는 인물은 문종수 넥스트뷰티 디비전 전략팀장, 이진표 아모레퍼시픽그룹 전략 실장이다. 문 팀장은 피부케어 솔루션 스타트업 웨이웨어러블을 창업하고 뷰티 디바이스 '웨이스킨'을 출시한 경험이 있는 인물로 2015년 아모레퍼시픽과 연을 맺었다.
법인까지 설립하며 화려한 데뷔식을 치렀지만 퍼시픽테크의 사업 방향은 아직까지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로 보인다. '코로나19' 기간에 홈 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미 국내외 미용 기기 시장에 다양한 상품이 출시된 상태다. 이미 그룹 내부에서도 미용 기기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4년 뷰티 디바이스 전문 브랜드 '메이크온'을 론칭한 이력이 있다. 또 아모레퍼시픽 R&I 센터에서 개발을 통해 '립케어빔'이라는 제품을 출시해 5년 연속 세계최대가전쇼(CES)에 출품했다. 메이크온 브랜드와 립케어빔 제품이 큰 틀에서는 미용 기기 카테고리에 포함되지만 아모레퍼시픽 내부에서 담당 부서가 다르다. 이 상황에서 미용 기기 사업을 하는 신설 법인이 출범된 상황이다.
◇운영 자금 마련했지만 방향성 여전히 '고민'
퍼시픽테크는 그룹 내부의 미용 기기 사업 전략을 뛰어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아직 뚜렷한 성과도 없다. 지난해 9월 '동일인등 출자 계열 회사와의 상품·용역' 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자회사인 아모스프로페셔널과 2023년 10월~12월 말까지 미용기기 관련 매출 1억2000만원 규모 계약을 맺은게 전부다.
이번에 모회사가 지원에 나서며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이영진 대표가 소속된 아모레퍼시픽의 넥스트뷰티 디비전이 피부진단부터 스킨케어, 그리고 메이크업 단계까지 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뷰티 브랜드 육성'을 하고 있다. 양사의 시너지를 통해 맞춤형 화장품과 시너지를 낼 미용 기기 개발에 나서는 것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홈 의료기기 분야까지 아우를 가능성도 있다.
아모레퍼시픽 넥스트뷰티 디비전에서 맞춤형 화장품 사업을 준비하고 있고 퍼시픽테크가 미용 기기를 내세운만큼 일단 맞춤형 홈 미용 기기 사업으로 방향성을 잡은 것으로 해석이 가능한 상황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측은 "립큐어빔은 아모레퍼시픽 R&I센터에서 연구한 제품이고, 메이크온 브랜드는 아모레퍼시픽 내 담당이 별도로 있는 조직이기 때문에 퍼시픽테크와는 무관하다"며 "이번 증자는 퍼시픽테크의 사업 추진을 위한 운영자금 확보가 목적이지만 아직 자세한 방향에 대해서는 구체화된 것은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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