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ELS 현황 리뷰]DLF·라임 비켜간 KB국민은행, 비이자 전략 변화 결과는①2021년부터 비이자상품 판매 확대…개인Biz 독려 맞춰 사후관리도 강화
고설봉 기자공개 2024-02-06 11:56:27
[편집자주]
홍콩H ELS 대규모 손실 여파가 커지고 있다. 정부와 금융 당국이 강경대응을 시사한 가운데 은행별 미묘한 입장차가 엿보인다. 상품을 집중 판매한 2021년 이후 각 은행의 경영전략에 따라 현 상황이 펼쳐졌다. 판매 당시 은행별 경영상황과 영업전략을 되돌아보고 판매 경로를 추적해본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각 은행의 이슈 해소 전략도 전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1일 16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콩H ELS(주가연계증권) 대규모 손실 여파가 커지는 가운데 KB국민은행이 사태의 중심에 선 모습이다.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한만큼 불완전판매 및 소비자피해에 대한 잡음도 크다. 정치권과 금융 당국도 국민은행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지난해 8월말 기준 KB국민은행의 홍콩H지수 연계 ELS 판매 잔액은 8조1972억원이다. 경쟁사인 신한은행(2조3701억원), NH농협은행(2조1310억원), 하나은행(2조1183억원) 등과 최대 4배 가까이 규모가 크다.
부실 사태가 발생하자 판매고가 가장 큰 국민은행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곳에서 소비자피해 및 불완전판매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사태가 시작될 초기부터 국민은행이 이슈의 중심이 돼왔다.
시장에선 2019년 불거진 비이자상품 불완전판매의 나비효과란 평가가 나온다. 당시 불거진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펀드 부실 판매 이슈로 신한·하나·우리 은행 등 시중은행은 모두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위원회 대상에 올랐다. 제재심은 2020년부터 시작돼 2023년까지 이어졌다.
이에 경쟁사들은 2021년 몸을 낮춰 상품 판매 보다는 보상 등 소비자피해 후속조치, 상품 프로세스 재점검, 내부통제 강화 등 사후 처리에 집중했다. 또 주요 CEO들이 모두 제재심 대상에 올랐던 만큼 지배구조 리스크를 해소하는데 만전을 기했다. 반면 국민은행은 해당 이슈에서 자유로웠다.
실제 2020년 이후 경영상황을 보면 신한·하나·우리 은행 등은 기존 발생한 사모펀드 부실 이슈로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자정활동에 나섰다. 본점과 영업점에서 소비자들을 위한 보상도 펼쳤다.
이 기간 신한·하나·우리 은행 등은 비이자상품 판매도 대부분 중단했다. 예적금과 같이 확정형 수익을 담보하는 이자상품 위주로 영업전략을 가져갔다. 여론의 추이를 살피면서 안정성이 보장된 비이자상품 판매를 병행하는 식으로 영업을 펼쳤다.
반면 국민은행은 2019~2020년 발생한 사모펀드 부실 이슈에서 한발 물러서 있었다. 관련 상품 판매 규모가 미미하거나 전혀 판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손실 등 소비자피해 이슈가 없었다. KB금융그룹 전체로 봐도 KB증권 등 일부 계열사에서 문제가 불거졌을 뿐 국민은행이 직접 사모펀드 부실 이슈와 연관되지는 않았다.
국민은행은 사모펀드 리스크가 전혀 없이 자유롭게 영업활동을 펼칠 수 있었다. 다양한 비이자상품을 전국 영업점과 PB센터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팔았다. 이 과정에서 국민은행의 비이자이익도 함께 증대되면서 시장 지배력도 높아졌다.
이러한 전략의 변화는 경영전략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2021년부터 국민은행은 KPI에서 비이자상품 판매를 강화를 주문하기 시작했다. 예대마진 외 비이자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ELS 등 상품의 판매를 늘릴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민은행은 2021년 KPI에서 개인Biz 항목에 배점을 높였다. 핵심고객 가치증대 50점, 고객자산AUM 50점, 개인고객가치증대(상품&결제성) 90점 등 총 190점을 배점했다. 직전인 2020년 KPI에선 주로 예금과 급여이체 등 항목에 가점을 줬지만 2021년엔 상품판매에 가점을 줬다.
다만 주요 경쟁사들의 부실 판매 이슈로 은행권 전체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높았던 만큼 국민은행은 스스로 불완전판매 예방에 신경썼다. 고객중심 평가항목을 만들어 소비자보호(불완전판매방지) 20점, 윤리경영(올바른영업문화) 20점 등 평가항목을 만들었다.
또 고객의 비이자상품 가입 증가에 따른 각 영업조직의 사후 관리 등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KPI 평가항목 설계도 있었다. 고객중심 지표 가운데 고객자산관리(고객수익률관리) 평가항목을 만들어 60점을 배점했다. 비이자상품 가입한 고객의 수익률을 직접 영업조직에서 챙기란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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