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SK엔무브, 배당부담 가중…차입금 증가세현금 창출에도 차입금 증가 추세…SK이노 투자부담·PEF 배당압력
이민호 기자공개 2024-02-14 08:24:48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2일 07:5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엔무브는 글로벌 거래처와의 장기 공급계약을 바탕으로 막강한 현금창출력을 자랑한다. 그럼에도 최근 차입금이 늘어나면서 부채비율이 140%를, 차입금의존도가 30%를 각각 넘어섰다.SK온 출자 등 투자 부담에 직면하고 있는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 재원 마련을 위한 주요 창구로 SK엔무브를 이용하고 있는 데다 기관전용사모펀드(PEF) 주주의 진입으로 배당 압력이 거세진 탓이다.
◇우수한 현금창출력 기반…최근 차입금 증가 추세
SK엔무브(옛 SK루브리컨츠)는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제조 자회사다. 주요 제품은 윤활제 물질인 윤활기유(Base Oil)와 기유에 첨가제를 혼합한 윤활유(Lubricant)다. 2009년 10월 SK에너지(현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이 때문에 SK엔무브는 2021년 7월까지 SK이노베이션의 완전자회사로 존재했다.
SK엔무브가 SK이노베이션의 알짜 자회사인 이유는 우수한 현금창출력 덕분이다. 윤활기유 ‘YUBASE’와 윤활유 ‘ZIC’의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글로벌 정유사와 윤활유 제조사와 장기적인 고정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중국 톈진, 인도네시아 두마이, 스페인 카르타헤나에 해외법인을 두고 장기물량을 공급하는 형태다.
2009년 출범 이후 현금흐름의 근간이 되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매년 흑자를 달성해 왔다. 영업이익은 최근 5년(2018~2022년) 평균으로는 6068억원이었고 특히 2022년은 1조712억원으로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도 7821억원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여기에 운전자본도 매년 무난하게 통제하면서 출범 이후 영업활동현금흐름(NCF)도 2012년만 제외하고 매년 흑자를 달성해왔다.
다만 SK엔무브는 최근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이 전반적인 증가 기조를 보이고 있다. 2021년말 9698억원, 2022년말 1조4537억원, 지난해 3분기말 1조4133억원이었다. 순차입금으로 따지더라도 2021년말 3302억원, 2022년말 5762억원, 지난해 3분기말 4142억원이었다.
늘어난 차입금은 재무건전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부채비율은 140.2%, 차입금의존도는 34.1%로 여전히 과도한 수준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예년에 비해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는 재고자산을 감소시키는 등 운전자본을 줄이는 데도 노력을 기울였지만 총차입금에서 유의미한 감소폭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 투자재원 공급…PEF 주주 진입에 배당 압력
SK엔무브의 차입 부담이 늘어난 주요 요인은 배당금 지급 때문이다. SK엔무브는 2022년 4413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2021년 당기순이익이 7067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배당성향은 62.4%였다. 지난해는 6374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으며 배당성향은 84.9%(2022년 당기순이익 7510억원)였다. 이마저도 2021년 배당성향 226.1%(배당금 5500억원)에서 낮아진 것이다.
SK엔무브의 배당 부담에는 두 가지 요인이 존재한다. 먼저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투자 부담에 따른 재원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탓이다. 투자 부담의 중심에는 SK온에 대한 출자가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10월 배터리 사업부문을 SK온으로 물적분할했으며 2022년 12월 유상증자로 1조원을, 지난해 1월 유상증자로 1조원을 잇따라 출자했다.
또 다른 요인은 PEF 주주의 진입으로 배당 압력이 높아진 탓이다. SK이노베이션은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2021년 7월 보유하고 있던 SK엔무브 지분 100% 중 40%를 IMM크레딧앤솔루션에 1조1195억원에 팔았다. IMM크레딧앤솔루션은 국내 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퀴티(IMM PE)를 산하에 둔 IMM홀딩스가 2020년 9월 완전자회사로 설립한 사모크레딧펀드(PCF) 운용사다. SK엔무브 소수지분 투자는 IMM크레딧앤솔루션의 출범 이후 첫 투자 사례였다.
IMM크레딧앤솔루션은 SK엔무브 소수지분 투자를 위한 프로젝트펀드 에코솔루션(Eco Solutions) 펀드를 조성해 4억9300만달러를 조달했다. 지분매입금액에서 이를 제외한 나머지는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이 때문에 IMM크레딧앤솔루션으로서는 인수금융으로 발생하는 이자 지급을 위해서라도 배당금을 수취해 현금흐름을 만들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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