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Paper]배터리 투자 급한 SK온의 '미국법인' 활용법전기차 수요 우려 속 5억달러 조달…포드와 합작한 블루오벌SK 투자 견인
이정완 기자공개 2024-01-26 13:57:57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7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 배터리 투자에 한창인 SK온이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 5억달러(6700억원)를 확보했다. SK온은 지난해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으나 이번엔 조달 주체를 다시 자회사로 바꿨다.SK온은 전부터 미국법인을 한국물 발행 주축으로 활용해왔다. 미국 이차전지 투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조달 전면에 내세웠다. 국내 은행을 비롯한 외국계 증권사의 신용 보강 덕에 대규모 투자 수요를 확인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국내 은행부터 MUFG까지' 전방위 지원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배터리아메리카는 지난 16일부터 유로본드(RegS)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돌입했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이 배터리 투자에 쓰이기에 ESG채권 중 녹색채권을 택했다. SK배터리아메리카는 SK온이 지분 100%를 들고 있는 자회사다.
SK배터리아메리카는 3년 단일물로 조달에 나섰다. 최초제시금리(IPG·이니셜가이던스)는 3년물 미국 국채(T)에 140bp를 더한 수치였는데 수요예측에서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37억달러 규모 주문이 들어온 끝에 T+100bp로 금리가 정해졌다. 조달 규모는 5억달러로 확정했다.
이번 발행에는 다수의 글로벌 IB가 참여했다. 미국계와 유럽계는 물론 일본계 증권사까지 고르게 배치했다. BNP파리바, 크레디아그리콜, HSBC, JP모간, MUFG증권, 스탠다드차타드,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주관사를 맡았다.
SK배터리아메리카는 여러 금융기관으로부터 신용도를 보강 받아 발행에 나섰다. 자체 신용등급만으로는 발행이 어려워 우군을 확보했다. KB국민은행이 대표 보증기관을 담당했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보증에 나섰다. 특히 일본계인 MUFG도 보증기관으로 참여해 외국계 중 유일하게 신용 보강 서비스를 제공했다.
전방위 지원 덕에 발행 전부터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무디스는 이번 유로본드에 대해 ‘Aa3’ 신용등급을 매겼다. 국민은행의 글로벌 신용등급과 동일하다. 투자에 한창인 SK배터리아메리카의 재무 상태로는 투자적격 등급(IG)을 얻기 힘들어 이 같은 방식을 택했다.
◇자회사서 SK온으로 조달 축 이동 전망
눈에 띄는 건 조달 주체다. SK온은 지난해 한국물 시장에서 처음으로 9억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 달러채 발행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 5월 수요예측에서 50억달러 넘는 주문이 몰려 흥행도 성공했다. 하지만 다시 SK배터리아메리카가 발행을 택했다.
사실 SK온이 2021년 10월 SK이노베이션에서 분할되기 전까지만 해도 배터리 사업 관련 발행 주체는 SK배터리아메리카였다. 2021년 초 SK이노베이션의 보증을 받아 3억달러 규모 외화채를 찍었다. 이번 발행도 이를 차환하는 목적이 크다.
미국법인인 만큼 국내 기업보다 외화 조달이 용이한 측면이 있다. 다른 기업도 미국 현지법인을 활용해 한국물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빅이슈어로 완전히 자리매김한 현대캐피탈아메리카를 비롯 미국 태양광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한국물 시장에 데뷔한 한화큐셀아메리카홀딩스 같은 사례가 있다. 순수 국내 기업이 외화채를 찍을 때 적용 받는 룰(Rule)에서 자유로운 게 장점이다.
SK배터리아메리카는 이차전지 사업 측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직접 조달해 투자를 집행하는 게 효율적이란 평가도 나온다. SK온은 완성차 업체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2022년 포드(Ford)와 손잡고 블루오벌SK를 출범시켰다. 포드와 SK배터리아메리카가 지분을 50%씩 나눠 갖고 있다. 블루오벌SK는 10조2000억원을 들여 미국 테네시와 켄터키에 3개의 생산기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 수요가 있는 만큼 현지법인도 적극 움직이는 모습이다.
다만 점진적으로 조달 축이 SK배터리아메리카에서 SK온으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초도 발행에 성공한 SK온이 한국물 발행 규모를 키울 것이란 분석이다. SK온의 설비 투자는 미국을 비롯 중국, 헝가리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로 인해 2022년 5조원에 육박하던 CAPEX도 지난해 3분기까지 7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었다. SK온이 지속 글로벌 시장에서 조달해 다수의 해외 법인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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