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2월 02일 09: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YG플러스가 올해를 이끌 신사업으로 ‘미술’을 바라보고 있다. 2013년 YG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로 편입된 이래 음악 관련 인프라와 IP(지식재산권)사업을 주력으로 삼았던 YG플러스지만 설립 10년차를 맞아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YG플러스가 사상 처음으로 미술전을 개최하는 배경이다. YG플러스는 2월 말 그룹 전시회를 개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번 미술전에 참여하는 작가 일부는 YG플러스와 계약을 맺고 ‘아트레이블’의 전속 작가가 된다. 아트레이블은 국내 갤러리-작가 계약 시스템과 K팝 시스템을 복합적으로 적용한 첫 사례다.

YG플러스는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K-pop(K팝)의 글로벌 수출 시스템을 마련한 만큼 이를 미술 시장에 적용, K아트의 대중화와 한류를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아트레이블 출범, 2월 중순 브랜드 출시

2일 YG플러스에 따르면 이달 아트레이블을 출시하고 공식 브랜드를 내놓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YG플러스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 사회의 소수만 즐겼던 미술 소비의 저변을 대중, 더 나아가 전세계로 넓힐 것”이라며 “아트레이블은 ‘K아트의 대중화’를 목표로 하는 YG플러스의 올해 신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레이블은 가수 등 음악 관련 아티스트에 한정된 용어로 쓰인다. 그러나 YG플러스는 이 레이블 개념을 미술에도 적용, 그동안 갤러리가 작가와 전속계약을 맺어 전시회를 여는 구조를 차용해 아트레이블을 만들었다.


다만 아직까지 단독 법인을 출범하는 단계는 아니다. 일단 YG플러스 내부 조직으로 아트레이블을 두고 별도의 브랜드만 신설할 예정이다.

아트레이블 사업의 첫 단계는 전시회다. YG플러스는 이달 23일부터 3월 5일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45길 22, 뉴스프링프로젝트에서 ‘하우스 오브 테이스트(House of Taste)’라는 이름으로 그룹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

이 전시회는 김미영, 문승지, 보킴, 백하나, 오재훈, 이악크래프트, 정수영, 채지민 등 최근 예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 8인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해당 작가 중 일부는 YG플러스 아트레이블과 전속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하우스 오브 테이스트 전시의 테마는 ‘삶 속에 스며드는 예술’이다. 이밖에 '회화·도예·조명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협업도 선보일 예정이다.

YG플러스 관계자는 “‘삶 속에 스며드는 예술’을 지향하는 기획전시를 통해 각기 다른 재료와 주제로 작가의 독창적 작품세계를 선보일 것”이라며 “취향과 이야기가 담긴 집인 하우스 오브 테이스트에서 아트, 리빙, 공예 등 장르를 넘나들며 편안하면서도 특별한 공간을 그려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출범 10년 만에 미술계 진출, K팝 수출 시스템 적용

YG플러스가 미술계로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엔터테인먼트 인프라와 IP사업 전문 기업을 표방하긴 했지만 주요 분야는 음악에 한정됐다. 음반과 음원 투자와 유통, 음악플랫폼 유통 대행, 뮤지션 관련 MD(굿즈) 제조, IP(지식재산권)라이선싱, 광고대행업 등이다. 주요 고객사는 모회사인 YG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 등이다.

이는 YG플러스의 태생에서 비롯된 특징이다. YG플러스가 설립된 건 1996년이지만 YG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가 된 건 2013년 12월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YG플러스 지분은 YG엔터테인먼트가 30.22%, 양민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가 3.4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YG플러스가 미술사업에 초점을 맞춘 건 시장에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유동성이 증가하자 미술 등 예술품 시장도 성장하며 20대와 30대 등으로 예술품 소비의 저변이 넓어졌다. 최근에는 경기 둔화 등으로 성장세가 더뎌졌지만 미술시장의 주기성을 고려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YG플러스 관계자는 “K팝을 전세계적으로 확산시킨 저력이 있다”며 “이를 미술품 시장에 적용한다면 미술 등 예술 시장에서도 한류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