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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티켓 파워]OD컴퍼니, <지킬앤하이드> 흥행? KOPIS 기록 '괴리''12월 매진' 발표, 통합전산망 객석점유율은 '76.1%'…전관·단체판매 누락 탓

이지혜 기자공개 2024-12-26 08:05:15

[편집자주]

공연예술산업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익도, 티켓 판매량도 드러나지 않는다. 정보는 알음알음 한정된 인맥 사이에서만 돌고 정보의 신뢰도나 객관성을 담보할 수도 없다. 정부가 나서서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을 만들고 법을 개정했지만 시장에 만연한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정보의 투명성과 비대칭성 개선은 투자자의 저변을 확대해 산업 성장의 토대를 다지기 위한 제반 조건이다. 이에 더벨은 파편처럼 흩어진 공연예술산업의 데이터를 퍼즐처럼 맞춰 공연의 실제 티켓 파워를 가늠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4일 09: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킬앤하이드>는 정말 흥행 중인 것일까. 제작사 OD컴퍼니는 관람석의 '만석' 이야기를 지속하고 있지만 정작 티켓 판매량을 집계하는 KOPIS의 데이터는 전혀 달라 의구심이 나온다.

제작사인 OD컴퍼니가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전관·단체판매 티켓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비롯된 문제다. 주요 제작사들이 KOPIS의 데이터 신뢰도를 개선하고자 전관·단체판매 정보를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추세와 대비되는 행보여서 눈에 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OD컴퍼니가 제작한 <지킬앤하이드>의 실제 티켓 판매량과 KOPIS의 데이터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OD컴퍼니의 공연홍보를 맡은 오픈리뷰는 <지킬앤하이드>의 12월 공연이 전석 매진됐다고 밝혔다.


KOPIS API를 자체 분석한 결과 <지킬앤하이드>의 티켓판매량은 4만1644장 정도다. <지킬앤하이드>가 공연 중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11월 29일부터 12월 23일까지 판매된 티켓을 집계한 수치다.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총 객석 수는 1766석, 개막 이래 지금까지 총 31회 공연된 점을 반영하면 객석점유율은 76.1%에 그친다. '만석'과는 거리가 멀다.

다만 실제 공연 객석수 정보는 OD컴퍼니 측 이야기가 맞는 것으로 전해진다. KOPIS 데이터 간 객석점유율 격차가 크게 벌어진 건 전관·단체판매 데이터가 누락된 영향이다.

공연업계 관계자는 "OD컴퍼니가 상당량의 티켓을 전관·단체판매 방식으로 소화하고 있지만 이 정보를 KOPIS에 전송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관판매는 특정 공연의 한 회차, 전 좌석을 일괄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기업들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한다. 기업이 공연을 전관구매한 뒤 자사 고객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티켓을 제공하는 식이다. 실제로 인터파크티켓은 20일과 22일 공연이 전관판매로 마감됐다고 밝혔다.

단체·전관판매는 공연제작사와 직접 거래로 이뤄져 전산예매시스템을 거치지 않는다. 공연법상 KOPIS는 전산예매시스템을 통한 데이터만 수집할 수 있다. 대극장 공연의 단체·전관판매 티켓 정보가 집계되지 않아 공연시장 데이터의 정확성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주요 제작사들은 KOPIS 데이터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신시컴퍼니는 <시카고> 공연 종료 후 단체·전관판매 티켓 2만여장을 KOPIS에 추가 반영했다. 에스앤코도 이를 따르는 분위기다. 에스앤코는 뮤지컬 <알라딘> 공연제작사다. 12월 전석 매진을 기록 중인 공연인데 KOPIS API로 파악한 객석점유율과 실제 수치 간 차이는 약 5%에 불과하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단체·전관판매가 법적 예외사항으로 인정받은 이유는 과거 공연법 제정 당시 시장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상황이 달라진 만큼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제작사들이 자발적으로 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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