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분석/신성통상]지분 늘리는 가나안, 오너2세 염상원 입지 '쑥'이달 들어 6억7000만원 어치 매입, 주가 바닥권 판단한 듯
변세영 기자공개 2024-02-08 07:11:28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6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나안이 자회사 신성통상의 주식을 연이어 대량 매입에 나서고 있다. 신성통상이 매년 최대 실적을 갈아 치우는 만큼 주가 상승 여지가 크다는 기대감이 내포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가나안을 통해 그룹을 간접으로 거느리는 염태순 회장의 장남 염상원 이사도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효과를 누리게 됐다.업계에 따르면 가나안은 이달 들어 총 세 차례에 걸쳐 신성통상 지분 장내매수에 나섰다. 구체적으로 1일 9만5000주, 2일 11만주, 5일 14만주를 각각 매입했다. 종가기준으로 대입하면 액수는 총 6억6700만원 규모다. 이번 장내매수로 가나안이 보유한 신성통상 지분율은 기존 41.80%에서 42.04%로 0.24%포인트(p) 소폭 상승했다.
◇52주 신저가 도달, 탑텐 돌풍 속 주가 바닥권 판단한 듯
신성통상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가방 OEM 사업을 영위하는 가나안이 최대주주로 장기간 위치하고 있다. 이어 폴햄 등을 전개하는 에이션패션(17.66%)이 2대 주주다. 염 회장은 8.21%를 보유해 3대주주다. 이밖에 염 회장의 장녀 혜영 씨, 차녀 혜근 씨, 삼녀 혜민 씨가 각각 3.3%씩 보유한다. 사위인 박희찬 상무도 0.1%를 갖는다. 장남 염상원 가나안 이사는 신성통상 지분율이 '제로'다.
눈여겨 볼 점은 가나안과 에이션패션 모두 오너일가가 소유한 개인회사라는 점이다. 결국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의 지분을 포함하면 오너일가가 직간접적으로 신성통상 주식 수의 77.81%를 갖고 있는 상황이다.
가나안이 신성통상 주식을 연달아 추가 매입하는 배경에는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성통상 주가는 2020년 3월 700원대로 바닥을 찍고 반등해 2021년 주당 4000원선을 터치하며 정점을 찍다가 2022년 4월부터 줄곧 하락세를 탔다. 지난달에는 1700원선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에 도달하기도 했다.
가나안은 신성통상의 대표 브랜드인 탑텐이 1조원대 메가브랜드로 성장하면서 매년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음에도 주가가 이를 반영하지 못한 채 바닥권에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6월 결산법인인 신성통상은 2020년 회계연도 매출액은 1조272억원에서 이듬해 1조1999억원, 2022년 1조4658억원, 지난해에는 1조5425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사실상 지분 승계 완료, '염상원→가나안→신성통상' 고리
가나안이 신성통상 지배력을 키우면서 오너2세인 염상원 이사의 입지도 덩달아 강화되는 효과를 누리게 됐다. 가나안의 최대주주는 염 회장의 장남인 1992년생 염상원 이사다. 현재 가나안에서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08년까지만 해도 가나안의 최대주주는 염 회장(71.08%)이었다. 그러다 이듬해 가나안이 발행주식 수를 20만주가량 늘리면서 3자배정 유상증자 및 증여를 통해 염상원 이사가 최대주주(82.43%)로 등재되기 시작했다. 일찌감치 증여 작업을 끝마친 셈이다.
염상원 이사는 이미 가나안에서 활발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가나안의 경우 지난해 △식품제조 판매 및 수입판매업 △음식점업 △굿즈판매 및 유통업 등 신규 사업을 정관에 대거 추가하며 신사업 통로를 열어뒀는데 염상원 이사가 이를 주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신성통상은 2세 장남으로 승계가 완료된 상황으로 보인다”이라면서 “가나안에서 경영능력을 입증하고 어떻게 입지를 쌓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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