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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식품사업 리빌딩]'신세계L&B·프라퍼티' 와인 키우기 '맞손'③소주사업 매각 와인 집중, 마케팅 강화 역성장 돌파구 마련

변세영 기자공개 2024-10-24 07:54:47

[편집자주]

신세계푸드를 필두로 스타벅스, 신세계L&B 등 다양한 식·음료 사업을 전개하는 신세계그룹이 사업 재편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제주소주를 매각하고 와인에 집중하는가 하면 스무디킹 영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하는 등 선택과 집중에 나서며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더벨은 신세계그룹의 푸드사업 현황과 리빌딩 과정, 향후 남은 과제 등을 폭넓게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7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엘앤비(L&B)를 통해 2009년 가성비가 우수한 'G7' 라인을 론칭하며 국내 와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가 들이닥친 2020년부터 '홈술' 열풍이 불면서 가파른 외형성장을 이뤘다.

그러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수익성이 큰 폭으로 꺾였다. 이에 내부적으로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던 제주소주를 매각하는가 하면, 본업인 와인사업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며 반등을 시도하는 분위기다.

와인사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있어서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와의 연결고리도 중요 요소다. 신세계프라퍼티는 미국 와이너리 인수를 통해 확보한 와인 물량을 신세계L&B에 독점 공급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송현석 대표 체제 아래 선택과 집중, 마케팅 활동 강화해 접점 확대

최근 신세계L&B는 소주업체 ‘제주소주’를 오비맥주에 매각하며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 이마트는 지난 2016년 제주소주 지분 100%를 인수하며 소주사업에 진출했다. 이마트라는 대형 채널을 든든한 우군으로 삼고 활발한 영업활동을 펼쳤지만 소주시장 벽은 높았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누적 매출액은 150억원이지만 영업손실은 430억원을 상회했다. 적자가 이어지자 2020년 3월 국내 소주사업을 철수하고 수출용 소주 ODM 사업에만 집중했다. 이듬해인 2021년 신세계L&B는 제주소주를 합병하며 더 이상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아픈 손가락 소주사업을 떼어낸 신세계L&B는 와인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브랜드 마케팅 강화를 통해 외형 확대를 노린다. 지난해 신세계L&B 매출액은 1806억원, 영업이익은 7억원으로 각각 12%, 93% 급감하며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마케팅 역량 제고를 위해 브랜드 큐레이션팀을 신설하고 외부에서 정동혁 상무를 영입했다. 정 상무는 과거 MBK파트너스의 네파, 오비맥주 등을 거친 마케팅 전문가다. 브랜드 담당 자격으로 마케팅과 브랜딩 작업을 총괄하고 있다. 신세계L&B가 전개하는 와인 종류는 1600여개에 달한다. 정 상무는 이중 주력 브랜드를 선별해 와인 마케팅을 강화하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연장선상에서 새롭게 시도한 것 중 하나가 큐레이팅형 앱이다. 국내 최초 큐레이팅 주류쇼핑 서비스를 표방한다. 유명 항공사의 비즈니스 클래스 와인', '프랑스 루아르 vs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등 다양한 테마를 선정하고 제품을 엄선해 고객들에게 선보인다. 멤버십 기능을 바탕으로 충성고객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수익성을 높이는 작업도 주력한다. 주력 비즈니스인 와인전문매장 ‘와인앤모어’ 매장을 선택과 집중에 나서고 있다. 와인앤모어는 가맹점 없이 전부 임차형태(직영)로 운영되는 구조다. 2022년에는 매장 수가 50개가 넘었다.

그러다 지난해 이뤄진 정기인사를 기점으로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가 신세계L&B 수장을 겸직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매장은 과감히 접는 방식으로 효율화를 꾀했다. 올 상반기 3곳을 폐점했고 연말까지 2~3개 매장을 추가로 정리한다. 올해 들어 출점은 한 곳도 없다.

신세계L&B 관계자는 “‘몇 년 내 몇 개를 줄인다’ 이런 방식은 아니고, 매달 협의체를 통해 수익이 안 좋은 매장에 대해 회의하고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면서 “유동적으로 시장 상황을 살피고 가능성을 보면서 출점과 폐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프라퍼티, 와이너리 영업권 420억 계상 ‘손상차손 제로’

신세계L&B와 신세계프라퍼티와의 시너지도 관전 포인트다. 신세계프라퍼티 소유 미국 와이너리 와인을 신세계L&B가 독점수입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어서다. 신세계프라퍼티는 2022년 미국 자회사 스타필드프라퍼티(Starfield Properties, lnc)를 통해 미국 나파밸리의 프리미엄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SHAFER VINEYARDS)를 3077억원에 인수했다.

출처=쉐이퍼 빈야드 홈페이지

글로벌적으로 와인 문화가 자리 잡힌 가운데 프리미엄 와이너리 매물은 희소성이 매우 높다고 한다. 특히 미국 나파밸리 지역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부동산 가격이 9%나 올라 투자 매력도가 높아 인수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신세계프라퍼티는 영업권으로 419억원을 계상했다. 이는 M&A시 웃돈 같은 개념으로 그만큼 와이너리를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다. 신세계프라퍼티는 향후 13년간 현금흐름을 예측치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쉐이퍼 빈야드 매출성장률은 5.9%~13.7%, 영업이익률은 36.6%~50.8%에 달할 것으로 평가했다. 만약 기대치보다 실적이 하회하면 영업권 손상처리를 해야 한다.

쉐이퍼 빈야드는 2022년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이후 아직 한 차례도 영업권 손상이 발생하지 않은 상황이다. 와인 유통 측면에서는 신세계프라퍼티는 주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고, 신세계L&B 입장에서는 와인 라인업을 강화할 수 있어 양사에 윈윈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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