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VC 로드맵]김도연 코메스인베 대표 "소부장 방점, 동행 가치 실현"투자기업 팔로우온·글로벌 지원 주력…2025년 AUM '2500억원' 달성 포부
이기정 기자공개 2024-02-13 08:07:29
[편집자주]
금리 인상 여파가 계속되면서 지난해 벤처캐피탈은 혹한기를 보냈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펀딩, 투자, 회수 등 모든 지표가 최근 몇 년 새 크게 하락했다. 올해 전망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서바이벌에 성공한 곳과 실패한 하우스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더벨은 주요 VC 수장들의 올해 목표와 비전을 조명하고 각 하우스 별 펀딩, 투자, 회수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6일 14: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 섹터의 인기는 사이클이 있지만 '소재·부품·장비' 기반의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는 코메스인베스트먼트의 전략은 변함이 없다. 팔로우온 투자와 투자 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에도 적극 나서 회사의 핵심 가치인 '동행'을 실현하겠다. 올해 500억원 이상의 펀드레이징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2500억원까지 AUM(운용자산)을 늘리겠다."지난 5일 더벨과 만난 김도연 코메스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는 반도체를 포함해 바이오, ICT 등 모든 업종에 소부장 기업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부장 투자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에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김 대표는 회사 설립 당시 라틴어로 '동반자'라는 뜻을 가진 코메스를 사명으로 정했다. 투자 기업 및 LP(출자자)와 상생하는 VC가 되겠다는 포부였다. 이같은 김 대표의 철학은 지난해 '엠투아이코퍼레이션(이하 엠투아이) 1300억원 회수'라는 달콤한 과실을 만들어냈다.
◇엠투아이 1300억 엑시트 '괄목', M&A 투자 경쟁력 입증
2017년 설립된 코메스인베스트먼트는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 AUM 1570억원의 중소형 하우스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VC업계에서 오랜시간 몸 담은 김 대표와 밸류업 전문가 최백용 대표 등 베테랑들이 회사를 이끌며 내실이 튼튼한 하우스라는 평가를 받는다.
코메스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리그테이블 회수 부문에서 처음으로 '톱 20'에 이름을 올렸다. 순위권 내 대부분 하우스들이 대형 하우스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의미 있는 성과다. 회사는 엠투아이 매각으로만 1318억원을 회수하며 M&A(인수합병) 투자 경쟁력을 입증했다.
코메스인베스트먼트의 엠투아이 매각 히스토리는 회사의 투자 철학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2018년 첫 투자 후 엑시트까지 무려 5년 이상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엠투아이의 피봇팅을 적극 지원했다. 엠투아이는 끝내 산업용 제어기기에서 스마트팩토리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데 성공하며 밸류에이션이 크게 증가했다.
김 대표는 "대형 M&A딜은 PE 하우스들이 강점을 갖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에서는 VC들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VC가 가진 네트워크와 클럽딜 등의 강점이 오히려 중소형 기업의 M&A를 지원하는데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태펀드 1차정시 중진계정 도전장…'넥스트바이오·넥셀' 회수 성과 기대
김 대표는 올해에도 적극적으로 소부장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벤처투자에서 진행하는 모태펀드 1차정시 중기부 소관 출자사업에 지원할 예정이다. 아직 지원 분야는 확정하지 않았지만 소부장과 관련된 분야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목표 펀드레이징 규모는 500억원이다.
그는 "소부장 분야가 아니더라도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단독으로 출자사업에 지원하는 것도 고려 중이지만 다른 VC와의 컨소시엄(Co-GP)도 후보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GP(위탁운용사) 선정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방법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로젝트펀드와 M&A 관련 분야도 선택지에 있다. 이미 엠투아이 사례로 충분히 경쟁력을 입증했기에 적당한 매물이 나오면 지원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업력이 오래된 기업 중에서 경쟁력을 갖춘 곳들이 생각보다 많다"며 "투자 기업을 찾기가 쉬운 상황은 아니지만 여러 관점에서 많은 회사들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회수 부문에서도 기대되는 포트폴리오가 여럿 포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내시경용 지혈재 등 의료용 기기 제조기업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이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미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청구소 제출을 마쳤고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간유도만능줄기세포(hiPSC) 유래 다양한 소재를 개발하는 넥셀도 지난해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고 상장 준비 절차에 들어갔다. 두 기업은 바이오 섹터 기업이지만 신약이 아닌 소부장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김 대표는 "섹터만 다를뿐 포트폴리오 대부분이 소부장 기업들이고 앞으로도 이같은 투자 기조를 이어가려고 한다"며 "소부장 대표격인 반도체와 이차전지를 필두로 바이오·헬스케어, ICT, AI(인공지능), 기후테크 등 기업들을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회수 시장 어려움 지속, 세컨더리 빈티지 '최고점'
김 대표는 경영 철학인 '동행'을 실현하기 위해 투자 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도 다각도에서 실천에 옮길 생각이다. 대표적인 방법이 팔로우온 투자다. 코메스인베스트먼트는 주로 시리즈A 기업에 투자한 후 후속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 넥셀과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회사로부터 각각 3회, 2회 투자를 받았다.
올해에는 투자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데도 주력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소부장 기업들이 국내에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투자 기업의 글로벌 영토 확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회수 시장 어려움이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경기가 나아지면서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체감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시장 전반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반도체나 2차전지가 좋아져야 하는데 대내외 환경이 만만하지 않다"며 "특히 회수 시장은 기술특례상장과 관련한 이슈가 지속되는 만큼 단기간에 좋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같은 맥락에서 세컨더리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펀드 만기가 다가오는 하우스들이 늘어나면서 팔겠다는 물량은 많은데 받아줄 세컨더리펀드가 현재 턱없이 부족하다"며 "현재 물량을 보유한 VC는 보다 나은 가격에 엑시트를 할 수 있고 세컨더리펀드 운용사는 2, 3년 후 시장이 회복되면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윈-윈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내년 2500억원까지 코메스인베스트먼트의 AUM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설립 초기 결성했던 펀드들이 회수 구간에 진입하면서 또 한번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할 적기가 왔다는 판단이다.
그는 "청산 펀드의 실적이 뒷받침돼야 코메스인베스트먼트뿐만 아니라 VC업계가 성장할 수 있다"며 "올해 펀드레이징과 신규 채용 등을 진행해 지속가능한 VC업계를 만들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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