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매각 초록뱀, 셀링포인트는 '세상의모든아침' 최대주주 지분전량 공개매각, 1년 기한…매출 비중 최대 '외식사업'
고진영 기자공개 2024-02-08 09:51:04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6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록뱀미디어가 증시 입성 20여년 만에 퇴출 위기에 놓였다. 최대주주 지분을 팔아 지배구조를 개선한다는 조건으로 일단 상장폐지 유예엔 성공했지만, 주어진 매각 기한은 1년도 남지 않았다. 새 주인을 찾을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세상의모든아침’을 비롯한 외식사업 호조가 원매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유인 요소로 꼽힌다.◇'기둥' 외식사업, 매출 38% 지탱
초록뱀미디어는 사업부문이 방송프로그램, 방송채널, 매니지먼트, 화학, 외식, 부동산 등 6개로 나뉘어 있다. 이중에서 본업은 콘텐츠 제작(방송프로그램)이다. 주로 드라마 콘텐츠를 만들어 OTT나 지상파 3사, 종편 등 미디어플랫폼에 판매한다. 매출 구성의 경우 방영수입이 대부분이고 협찬수입, 판권수입, 부가사업수입 등으로 나머지를 채우고 있다.
최근 라인업을 보면 2022년 <결혼작사 이혼작곡 3>, <나의 해방일지>, <비밀의 집>, <태풍의 신부>, <빨간 풍선> 등을, 지난해엔 <7인의 탈출>,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등을 공개했다. 2023년 9월 말 기준 방송프로그램부문에서 낸 매출은 424억원, 전체 연결 매출의 25.4% 수준이다.
문제는 콘텐츠제작은 비용지출이 큰 편이라는 데 있다. 작년 9월 말 기준 매출의 92% 이상인 391억원이 매출원가로 나갔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다 보니 전체 영업이익에서 방송프로그램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보다 훨씬 낮은 15.4%에 그친다. 또 K-STAR 채널을 운영하는 방송채널사업부문과 화학, 기타사업부문의 경우 지난해 9월 기준 영업손익이 마이너스(-)를 보였다.
실적 기여가 큰 부문은 의외로 외식사업이다. 연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3년 9월 말 기준 38.6%(642억원)를 기록했다. 6개 사업부문 중에서 가장 높다. 영업이익의 경우 비중 111%(64억원)로 100%를 넘겼다. 다른 사업부문에서 난 적자를 외식사업이 커버했다는 뜻이다.
초록뱀미디어는 종속회사 '티엔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이탈리안 레스토랑 직영사업 브랜드인 ‘세상의모든아침’을 운영하고 있다. 여의도 1호점을 시작으로 2019년 광교 엘리웨이에 2호점을 냈고, 2020년엔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세상의모든아침 forME’를 론칭했다. 이밖에도 ‘후라이드참잘하는집’으로 배달 치킨전문점 가맹사업을 하고 있지만, 세상의모든아침에서 나오는 수입이 외식사업 매출의 76%를 넘는다.
애초 초록뱀미디어는 2006년에도 외식사업부문인 카후나빌을 운영하다 적자를 이유로 분할했었다. 하지만 2015년 당시 최대주주가 홍콩 종합미디어기업인 DMG그룹으로 바뀌면서 외식사업을 재개했다. 이후 최대주주가 씨티프라퍼티(옛 더블유홀딩컴퍼니, 초록뱀컴퍼니)로 바뀐 상태다. 초록뱀미디어 지분 39.3%를 가지고 있으며 씨티프라퍼티는 오너 가족회사인 오션인더블유가 최대주주로 있다.
◇매각기한 내년 1월, 후크엔터 잡음 '부담'
다만 초록뱀미디어는 현재 ‘최대주주 변경 추진’ 결정을 공시로 내고 씨티프라퍼티 보유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상황이다. 매각주관사는 삼일회계법인으로 선정했으며 올해 12월까지 매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한경쟁입찰 방식으로 공개매각한다.
초록뱀미디어가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은 원영식 전 초록뱀그룹 회장의 배임 혐의로 씨와 얽혀 주가조작 혐의로 작년 7월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또 원 전 회장이 미공개정보를 이용, 자녀 소유 법인에 초록뱀미디어 전환사채(CB) 콜옵션을 무상으로 부여하고 회사에 손해를 입히는 등 배임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닥시장위윈회는 지난해 11월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그대로 상장이 폐지될 수도 있었지만 초록뱀미디어는 상장폐지 실질심사에 대한 이의신청서와 경영 개선계획서를 제출했다. 또 씨티프라퍼티가 가진 초록뱀미디어 지분 전량과 경영권을 매각하겠다는 초강수를 함께 뒀다. 덕분에 내년 1월 10일까지 개선기간을 얻어낼 수 있었다.
매각 성사를 장담할 수 없지만 외식부문은 든든한 버팀목이다. 콘텐츠사업은 제작 작품의 흥행 여부에 따라 수익이 크게 요동치는데 외식사업이 리스크를 일부 보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매니지먼트부문이 외식사업과 함께 전사 영업이익을 떠받치고 있지만 최근엔 잡음이 많았다.
초록뱀미디어는 자회사 후크엔터테인먼트와 티엔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매니지먼트업을 영위한다. 티엔엔터테인먼트는 가수 장윤정 씨와 코미디언 이영자씨, 김숙씨, 유세윤씨, 장도연 씨 등이 소속돼 있다. 또 후크엔터테인먼트는 배우 윤여정 씨와 박민영 씨 이서진 씨 등이 소속돼 있던 곳이다. 다만 2022년 이승기 씨와의 정산 논란이 불거진 것을 시작으로 윤여정 씨, 이서진 씨까지 계약을 끝내고 나가면서 간판 배우가 부족한 상황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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