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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오너일가 자금줄' LIG, 두둑해진 배당 곳간②구본상 형제 9년간 300억 수령…자금원천 '넥스원', 배당성향 25% 전망

고진영 기자공개 2025-01-08 08:10:30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3일 10:0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IG그룹은 범 LG가(家)로 분류된다. 구인회 LG그룹 창업주가 구자원 LIG 명예회장의 삼촌이고 구본상 LIG 회장, 구본엽 부회장은 구자원 명예회장의 첫째와 둘째 아들이다.

최근 LIG넥스원의 승승장구는 이 두 형제의 금고사정에 꽤 직접적인 호재다. LIG넥스원이 LIG에 배당을 주면 LIG가 다시 이 돈을 다시 형제에게 밀어주는 방식으로 그룹 현금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LIG가 오너일가를 향한 자금통로인 셈인데 올해도 배당여력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LIG는 구본상 회장이 지분 41.2%, 동생 구본엽 부회장이 26.2%를 가지고 있다. 총 67.4%다. 두 형제의 합산 지분이 한 때 90%를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보유주식이 상당히 줄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지분율이다.

지분율에 따라 구 회장 형제는 LIG가 지급하는 배당금의 절반 이상을 가져간다. 배당 여력의 원천은 간판 계열사인 LIG넥스원이다. LIG는 계열사에서 받는 배당금이 현금유입의 핵심 창구인데 그 중에서도 LIG넥스원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LIG는 LIG넥스원에서 지급일 기준으로 180억원을 배당받았으며 다시 64억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했다. 이 가운데 구본상 회장, 구본엽 부회장이 지급받은 배당금을 셈하면 각각 26억원, 17억원씩 총 43억원이다. 지난 9년간 두 형제가 배당으로 가져간 규모는 300억원에 이른다.


이 기간 LIG의 오너 지분율은 적잖은 변화가 있었다. 2014년까진 구본상 회장과 구본엽 부회장이 각각 20.9%, 21%의 지분을 가졌으며 나머지는 구자훈 LIG문화재단 이사장(11.6%)과 구본욱 LK투자파트너스 대표(8.0%), 구자준 전 LIG손해보험 회장(6.8)%이 나눠 보유했었다.

그러다 2015년 두 형제의 지분율은 크게 늘어난다. 구자훈 이사장 등 다른 주주들이 들고 있던 LIG 주식을 형제가 대거 양도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구본상 회장이 56.2%, 구본엽 부회장 36.2% 등 총 92.4%로 지분율이 뛰었다.

눈여겨 볼 점은 두 형제의 지분 확대와 맞물려 LIG가 배당을 시작했다는 데 있다. 애초 배당이 없다가 2016년(지급일 기준) 처음으로 29억원을 배당했다. 2015년에 대한 결산배당이다. 지분율에 따라 구본상 회장은 약 16억4600만원, 구본엽 부회장이 10억6000만원 등 합산 27억원가량을 가져갔다.

이후로도 구 회장 형제는 2019년까지 4년간 동일한 금액을 수령했다. 배당은 LIG의 현금사정과 크게 관계없이 유지됐다. 2018년과 2019년의 경우 자본적지출(CAPEX)와 배당금을 뺀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찍었지만 배당을 축소하진 않았다. 또 2020년엔 49억원, 2021년 73억원으로 배당을 늘리면서 구 회장 형제가 받은 배당금도 45억원, 68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2022년에는 배당이 없었는데 지배구조가 크게 바뀌었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그 해 초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가 구본상 회장과 구본엽 부회장으로부터 LIG 지분 25%를 1000억원에 사들였다. 합산지분이 90%를 넘어 지배력이 충분했던 만큼 투자 활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두 형제의 LIG 지분율은 현재 수준으로 조정됐다.


지분구조가 바뀌기 전인 2021년까지 6년간 LIG에서 구 회장 형제에게 배당을 통해 흘러간 돈은 모두 221억1100만원 남짓이다. 또 같은 기간 LIG넥스원은 LIG에 배당으로 약 447억원을 풀었다. LIG넥스원이 지급한 배당금의 절반을 LIG가 다시 구 회장 형제에게 밀어준 셈이다.

잠시 멈췄던 배당은 2023년부터 다시 재개됐다. LIG넥스원이 방산업 호황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 중인 만큼 앞으로도 꾸준한 배당이 예상된다. 앞서 LIG넥스원은 60억원대였던 배당 규모를 2016년 96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구 회장 등을 상대로 LIG가 배당을 시작한 시기다.

2018~2019년 실적 부진 탓에 LIG넥스원이 안정배당정책을 택하면서 배당지급액이 51억원 다시 줄기도 했다. 하지만 사정이 나아지기 시작하면서 25% 내외의 배당성향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LIG넥스원의 9월 말 누적 순이익이 1500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 수준을 찍었다는 점에서 올해 지급될 배당액도 증가세가 예상된다. LIG의 배당여력이 한층 확대되는 셈이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투자계획 등에 따라 일부 수치가 조정될 수는 있지만 대략 순이익의 25% 수준에서 배당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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