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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동맹' 하림, 'JKL 없는 HMM 인수전' 손 뗀 이유는 컨소 해제 수용 안해, 팬오션 등 끈끈한 파트너십 우선

임효정 기자공개 2024-02-08 07:42:13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7일 09: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MM 매각전에서 결국 하림은 JKL파트너스와의 결별을 선택하지 않았다. 매각 측에서 재무적투자자(FI)를 제외하자는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HMM M&A 거래는 최종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하림과 JLK파트너스의 20년간 동맹이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JKL은 2006년 하림의 NS홈쇼핑 매각 자문을 시작으로 팬오션 인수전의 파트너로 호흡을 맞춰왔다. HMM 인수전도 반년 넘게 함께 공들인 만큼 JKL 빼고 인수전을 완주하긴 쉽지 않았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협상 급물살 후 JKL 걸림돌, 매각측의 FI 제외 요청 미수용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림 컨소시엄과 전날 자정까지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국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로써 하림 컨소시엄은 지난해 말 우협대상자가 된 이후 2달여 만에 HMM 인수전에서 발을 빼게 됐다.

그간 하림 측이 요청한 배당 제한, 잔여 영구채 주식 전환 유예, 인수자 측 지분 매각 제한 해제 등을 두고 협의점이 좁혀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난달 23일이었던 1차 협상기한을 2주간 연장하기도 했다.

연장된 기한이 다가옴에도 쉽게 협의점에 다다르지 못했지만 이달 들어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본계약 체결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하림 측이 그간 매각 측과 팽팽하게 맞선 쟁점을 대부분 양보하고 나선 게 주효했다. 잔여 영구채 주식 전환 유예 요구 등을 일찌감치 접으면서 강한 인수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막판 걸림돌로 작용한 건 '5년간 주식 보유 조건' 적용에 있어 JKL은 제외해달라는 요구였다. 이번 인수전에서 JKL이 책임지는 인수자금은 6000억원 규모다. 몇년 후 하림이 JKL의 엑시트를 돕는 방식으로 구조를 짠 것으로 알려진다.

LP로부터 출자를 받아 투자하는 JKL 입장에서 5년간 주식을 보유하는 건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다. GP 입장에서 엑시트 시점이 지연되는 건 수익률에 악영향이기 때문이다.

하림 측은 이번 딜에서 FI를 제외하자는 매각 측의 요구 사항을 듣고 지난주 말께 JKL와 협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결국 매각 측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2006년 하림 측 자문 시작, 팬오션 인수에서 호흡 자랑

시장에서는 그간 하림과 JKL의 끈끈한 파트너십으로 비춰볼 때 이번 컨소시엄을 해제하긴 어려웠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JKL이 하림과 인연을 맺은 건 2006년께 NS홈쇼핑의 매각 자문 역할을 맡으면서다. 당시 매각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그 인연을 시작으로 파트너십을 이어갔다. FI이면서도 재무자문 역할을 하면서 양측의 신뢰 관계는 지속됐다.

2011년 하림이 미국 닭고기 업체인 알렌패밀리푸즈(Allen Family Foods)를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금융자문사로 JKL이 이름을 올렸다. 당시 인수 규모는 1400억원 수준이었다.
이듬해인 2012년에도 하림이 NS홈쇼핑의 NS마트를 이마트에 매각할 때 JKL가 금융자문사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양측이 호흡을 맞추는 딜 사이즈는 한층 커졌다. 8500억원 규모로 진행된 팬오션 인수전에서도 양측은 파트너십을 과시했다. JKL은 FI로 1700억원의 자금을 책임지는 동시에 금융자문사로도 활약했다. JKL이 리그테이블에 이름을 올린 건 모두 하림과 연관된 딜이었다.

김홍국 하림 회장의 장남인 김준영 시니어파트너가 4년째 JKL의 운용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도 양측의 신뢰 관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1992년생인 김 파트너는 2021년 JKL에 입사한 이후 실무 경험을 쌓고 있다. 이번 HMM 인수전에도 주요 인력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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