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외삼미2구역, 대주단 이견에 투자금 회수 안갯속 브릿지론 2350억 규모…근저당권 설정 뒤늦게 발견, 공매 잠정 중단
이재빈 기자공개 2024-02-14 07:52:39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8일 11: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한 경기도 오산 외삼미동 개발사업 투자금 회수가 지연되고 있다. 당초 공매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예정이었으나 현재는 계획이 잠정 중단됐다. 대주단마다 셈법이 상이해 공매 추진에 필요한 동의율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8일 업계에 따르면 오산 외삼미2구역 공동주택 개발 사업은 지난해 10월 대주단 협의회를 개최하고 공매 진행을 결정했으나 현재는 잠정 중단됐다. 지난해 12월 공매 조건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토지에 대한 다수의 근저당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외삼미2구역 공동주택 개발사업은 경기도 오산 외삼미동 67-9번지 일원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지하 2층~지상 29층, 12개동, 1090가구 규모 공동주택을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초이스엔소이연건설이 시행을, DL건설이 시공을 맡을 예정이었다.
시행사는 2022년 3월 대출약정서를 체결하고 2350억원 규모 브릿지론을 일으켰다. 총 3개 트렌치로 구성됐으며 만기는 1년으로 설정됐다.
1280억원 규모로 조성된 1순위 대주단 중 가장 많은 대출을 제공한 기관은 파인만자산운용이다. '파인만스텔라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호'를 통해 330억원의 대출을 제공했다. 이밖에도 △우리금융캐피탈 300억원 △하나캐피탈 100억원 △IBK캐피탈 100억원 △DGB캐피탈 100억원 등이 1순위 대주단으로 참여했다. 흥국화재는 하나증권 신용보강으로 발행된 특수목적법인(SPC)의 대출채권 300억원을 인수하면서 1순위 대주단에 합류했다.
2순위는 550억원 규모다. 한국투자캐피탈이 200억원을 제공했고 하나캐피탈(150억원)과 JB자산운용(100억원), DB캐피탈(50억원) 등이 합류했다. 3순위는 하나증권 신용보강 SPC(300억원)와 라파엘리브(70억원), DL건설(50억원) 등 총 520억원이다.
사업이 표류하기 시작한 시점은 2022년 9월이다. 대출 약정 당시 시행사가 6개월 내에 사업지 내 미취득 토지를 확보하기로 약정했었는데 이에 실패하면서 EOD 사유가 발생했다. 결국 대주단은 브릿지론 만기가 도래한 2023년 3월 시행사에 EOD를 통지했다.
대주단은 경매 및 공매 등을 통한 투자금 회수를 시도했다. 2023년 8월에는 선순위 대주단 협의회를 개최했고 9월에는 1순위를 보유하고 있는 파인만자산운용이 공매를 신청하는 공문을 발송하는 등 투자금 회수에 박차를 가했다. 같은해 10월에는 대주단 협의회를 열고 본격적인 공매 절차에 돌입했고 지난해말 공매 조건 협의를 완료했다.
하지만 공매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변수에 직면했다. 토지에 대한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어 공매 추진이 어렵다는 점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근저당권은 신탁원부보다 우선하기 때문에 변제 순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1순위는 물론 2, 3순위 대주단들도 토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있다.
대주단 관계자는 "근저당권이 설정된 상태에서 공매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경우 당초 전액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던 1순위 투자자도 일부 손실을 볼 수 있다"며 "이로 인해 파인만자산운용 등 선순위 투자자 일부가 공매 진행에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파인만자산운용은 근저당권 말소 후 공매 개시를 추진하는 중이다. 토지의 채무관계가 확인된 후에는 주관사에 근저당권 말소 협조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또 주관사에 대출채권 인수 의사를 확인하는 등 투자금 회수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특정 대주만 투자금을 회수하기는 어려운 형국이다. 다수의 안건을 두고 대주단의 의사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브릿지론에 참여한 A 기관 관계자는 "선순위 투자자 전체가 공매 추진에 반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공매에 필요한 동의율만 달성하면 현재 상태에서도 공매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반면 B 기관 관계자는 "시행사가 최근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는 등 사업이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본PF를 일으키거나 리파이낸싱을 통해 대주단을 교체하고 사업을 재추진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기관마다 다른 해법을 구상하고 있는 '동상이몽' 상태인 만큼 투자금 회수가 장기간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2022년 11월 EOD 선언 여부를 검토할 때도 유예 32.8%, 선언 22.5%, 보류 44.7%로 나타나는 등 대주단의 의견이 통합되지 않았던 전례가 다수 있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업계 관계자는 "기관마다 셈법이 모두 다른 상황이기 때문에 근시일 내에 투자금을 회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한차례 EOD가 발생했던 사업지인 만큼 리파이낸싱을 해줄 다른 기관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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