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배당 돋보기]배당 재개한 동양생명, 방점은 '시가배당률'잠정 배당성향 23%로 역대 최저치…시가배당률 8%로 생보업계 10년 내 2위
강용규 기자공개 2024-02-08 08:03:23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7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생명이 2021년 이후 2년만에 결산배당을 실시한다. 과거 사례와 비교하면 배당성향은 낮지만 시가배당률은 높은 수준으로 배당액이 책정됐다.보험사들은 지난해 배당과 관련해 회계 불확실성과 당국 지침 등으로 부담을 안고 있다. 이를 고려해 배당성향보다는 시가배당률에 방점을 찍고 다수 주주의 이익을 고려하는 배당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파악된다.
◇2년만의 배당, 조심스러운 성향 책정
동양생명은 2023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400원을 현금배당하는 안건을 다가오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승인받을 계획이다. 배당총액은 624억원, 배당기준일은 4월3일이다. 특별관계자 지분율이 75.39%에 이르기 때문에 동양생명의 배당계획안은 주총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없다. 사실상 확정 사안이다.
동양생명은 2022년에는 결산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 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73.1% 급감하면서 배당여력이 크게 줄어든 데다 2023년부터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새 회계제도(IFRS17)의 도입이 예정돼 있었던 만큼 혹시 모를 회계 충격에 대비할 필요가 있었다.
지난해 동양생명은 연결기준 2706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2022년 대비 265.5% 급증하며 가용 배당재원에 여유가 생겼다. 이를 근거로 2년 만에 다시 결산배당에 나섰다.
다만 잠정 순이익을 바탕으로 산출한 동양생명의 2023년 배당성향은 23%다. 동양생명이 배당성향을 명시하는 배당정책을 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23%는 동양생명이 상장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전까지는 2012년의 23.4%가 최저치였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회계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배당액은 상법상 배당가능이익과 향후 재무구조에 미칠 영향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며 "배당성향이 크게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주주들, 특히 소액주주들에게 더욱 실효성 있는 배당을 실시할 수 있도록 시가배당률은 높게 책정했다"고 말했다.
◇시가배당률 중시 이유 '재무건전성·소액주주'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라 지난해 보험사들은 기존에 준비한 해약환급금에 대한 준비금을 별도로 적립하고 있다. 동양생명의 경우는 1~3분기 누적 기준으로 6063억원을 쌓았다. 가용 배당재원이 생각보다는 적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당국의 지침도 배당액을 급격히 늘릴 수 없는 사유로 파악된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보험사 CFO들을 대상으로 새 회계기준이 아직 완전히 안착했다고 볼 수 없는 만큼 과도한 성과급이나 배당은 자제하고 재무건전성 강화를 우선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소액주주와 시가배당률을 강조한 이유는 주주 구성에 있다. 동양생명은 특별관계자 지분율 75.39% 중 42.01%가 최대주주인 중국 다자생명보험, 33.33%가 다자보험그룹 산하 회사인 안방그룹홀딩스의 소유다. 때문에 동양생명은 높은 성향의 배당을 실시할 때마다 '국부 유출' 논란에 휩싸였다.
가까운 사례로 2016년 결산배당이 있다. 이 해 동양생명은 연결기준 순이익 120억원을 거두고 204억원을 배당해 170.2%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당시 배당재원으로 활용 가능한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6997억원이나 쌓여 있었으나 최대주주가 지분율 63%의 중국 안방보험이었던 탓에 논란을 피해갈 수 없었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소액주주가 지분 19.45%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체 주주 수 가운데 소액주주의 비율은 99.97%에 이른다. 이들은 보유 지분율보다 투자수익을 중시한다. 배당성향보다는 시가배당률이 더 직관적인 지표라는 말이다.
2023년 결산배당의 시가배당률 8%는 동양생명의 과거 배당 사례들 중 2021년 9%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최근 10년 동안 상장 생보사 4곳(삼성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중 8%보다 높은 시가배당률의 결산배당을 실시한 곳 역시 2021년의 동양생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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