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최재식 인이지 대표 "예측 AI 주목받는 시대 온다"비용 절감, 환경 리스크 감소 '일석이조' 솔루션…2025년 'IPO' 도전
이기정 기자공개 2024-02-20 08:16:38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3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I(인공지능)업계에서 LLM(거대언어모델)을 주력 사업으로 삼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다만 대중들에게 AI가 친숙해질수록 LLM보다는 예측 AI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인이지는 예측 AI 분야에서 그 어떤 기업보다 뛰어난 기술력과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지난 9일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인이지 서울사무소에서 더벨과 만난 최재식 대표(사진)는 AI 분야에서 보다 근본적인 기술력을 갖춘 딥테크 업체들이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를 도입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도 필요하지만 원천 기술력이 없다면 결국 성장 한계가 찾아올 수 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설립 5년차를 맞은 인이지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올해부터는 일본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는 목표다. 이후 충분히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고 기업공개(IPO)에 나설 계획이다.
◇20년 '외골수' AI 연구 전문가…설명가능 인공지능 기술력 '주목'
1978년생인 최 대표는 교수 출신 창업가다. 서울대 컴퓨터공학 학사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어버너-섐페인캠퍼스에서 컴퓨터과학 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 로렌스 버클리(Lawrence Berkeley) 국립연구소 겸임교수를 지냈다. 2013년 한국으로 돌아와 카이스트 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 전기전자컴퓨터 조교수 및 부교수를 거쳐 인이지를 설립했다.
최 대표는 "대학 졸업후 한국과학기술원(키스트) 로봇 연구단에서 알고리즘에 대해 배우기 시작하며 AI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당시만 해도 AI가 인기있는 분야는 아니라 주변의 반대가 많았지만 국내에 AI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기업이 세계적으로 많이 증가하고 있지만 오랜시간 살아남는 기업은 결국 기술 경쟁력을 갖춘 곳이 될 수 밖에 없다"며 "핵심이 되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면 유행 트렌드가 바뀌거나 문제에 직면했을때 이를 이겨내고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인이지는 세계적 수준의 설명가능 인공지능(XAI)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여년 동안 AI를 연구한 최 대표는 '최우수 AI 컨퍼런스' 논문 13건, '최우수 저널' 논문 5건 등을 발표하며 인이지의 기술력 고도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설명가능 인공지능이란 AI가 판단한 결과를 사용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AI가 특정 사진을 보고 'A'라고 결론을 냈다면 이같은 판단을 내린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이를 토대로 결과값의 정확성을 진단하고 문제가 있다면 수정·보완할 수 있다.
최 대표는 "산업계에서는 경험이 가치 판단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은데 AI가 도입돼도 이러한 간극을 해소하지 못하면 이용이 적을 수밖에 없다"며 "인이지의 기술은 사용자가 가진 경험을 AI에게 학습시킬 수 있을 뿐더러 사용자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잡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철강·시멘트·에너지' 업계 종횡무진, 국내 레퍼런스 바탕 일본 진출 '정조준'
인이지의 서비스(INFINITE OPTIMAL SERIES™)는 주로 철강, 시멘트, 에너지업계에서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KG스틸과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쌍용C&E, 한국동서발전 등이 주요 고객사다. 산업 현장에 맞춤형 AI 서비스를 제공해 업무 효율성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한다.
최 대표는 '끈질긴 노력' 덕분에 국내 대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간에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고객이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성공적인 사례가 차곡차곡 쌓이면서 이제는 관련 분야에서 가장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라는 평가를 듣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의 성장 전략은 우선적으로 국내에서 가장 큰 고객사를 확보해 기술력을 인정받은 후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아무런 레퍼런스가 없는 상황에서 해외 진출에 도전하면 영향력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국내에서 충분한 실적을 쌓는다면 해외 고객들도 인이지의 기술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실제 국내 철강업계와 유사한 사업 구조를 가진 일본의 철강사와 시험모델 설치 논의를 구체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현지에서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대기업 위주로 레퍼런스를 쌓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인이지 서비스의 강점은 제조업 현장의 생산 효율화과 함께 ESG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AI가 공정의 생산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해 공장 운영에 드는 품을 줄일 수 있다. 추가로 제품의 원가를 고려해 생산 이익 최대화 방법을 제공하기 때문에 제품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 역시 최소화할 수 있다.
최 대표는 "많은 에너지를 절감할수록 인이지가 받을 수 있는 보수도 늘어나기 때문에 자원 효율화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고객사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 효과와 함께 환경 관련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00억 매출, BEP 달성 목표…시장 과도한 관심에 'AI 거품' 우려
지난달 캡스톤파트너스와 KT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81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은 인이지는 이르면 내년 말 상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현재 상장주관사를 선정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나아가 올해 매출 100억원과 BEP(손익분기점)를 달성해 상장을 위한 기초 준비를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최 대표는 "새로운 도전도 중요하지만 그간의 성과를 정리해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장에서 인정받겠다"라며 "기존 서비스의 가격을 낮춰 많은 고객사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장에 나선다고 해서 사업이나 매출 등의 부분에서 무리하고자 하는 생각은 없다"며 "지금까지 충분한 투자를 통해 실탄을 넉넉하게 확보했기 때문에 추가 투자 없이 상장에 나서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 스스로는 욕심을 내려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창업 초기만해도 직접 최전방에서 활동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직원들이 돋보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결국 직원들이 성장해서 주목을 받아야 회사가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는 "교수 출신이라 그런지 사실 승부욕도 강하고 워커홀릭 기질도 있어 주인공이 되려는 욕심이 많았다"며 "다만 어느순간 직원 모두가 주인공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인이지 구성원뿐 아니라 고객사들도 같이 성공해야 함께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AI가 시장의 주목을 받으면서 근심거리도 생겼다. 시장에서 인간이 하는 모든 일을 AI가 할 수 있다는 희망이 과대하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그는 기존 AI에 없던 기능이나 불가능한 기술이 주목을 받아 문제가 될 경우 AI 산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오랜시간 AI를 연구하면서 느낀 점은 AI가 실제 이루기 어려운 일도 많다는 것"이라며 "부풀려진 것은 언제든 터지기 마련인데 문제는 이같은 사례가 다른 AI 기업들에게도 치명적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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