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디지털헬스케어 승부수]의료전문가 '투톱 체제', 높아지는 완성도④팍혼 상무, 리키최 이사 중심…다양한 경험 기반 전문가 체계 구축
이상원 기자공개 2024-02-21 07:33:53
[편집자주]
삼성이 신수종사업 중 하나로 헬스케어를 선정한지 14년여가 흘렀다. 사업에 대한 의지는 예나 지금이나 동일하나 그 사이 사업모델은 상당히 달라졌다. 단순 의료기기 중심을 벗어나 디지털을 접목시킨 형태로 변화가 이뤄졌다. 스마트폰의 보급 확산으로 디지털화가 가속화된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까지 거친 영향이 컸다. 이제 삼성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토대로 관련 사업 확장에 본격 나서고 있다. 삼성 헬스케어 사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9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이를 주도하는 담당자들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각각 본사 Digital Health 팀장인 팍혼(Pak Hon) 상무와 미국 법인에서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리키최(Ricky Y. Choi) 이사가 그 주인공이다.이들 모두 오랜 시간 미국에서 경력을 쌓은 전문가들이다. 미국 정부와 의료계, 의료단체 등에서 다양한 커리어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모두 각자의 전문성과 현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제품의 완성도를 높여갈 것으로 기대된다.
◇미군 출신의 의료전문가 팍 혼, 원격의료 기술력 높인다
삼성전자 MX사업부내 Digital Health팀은 팍혼(사진) 상무가 2022년부터 이끌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이 크게 주목받는데 반해 팍 상무는 덜 알려져 있다. 미국 국적이기도 하지만 삼성전자에 합류한지 이제 막 4년이 흘렀다. 공식 석상으로 보면 2023년 7월 서울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팍 상무는 25년간 미국 의료계에서 공공과 민간부문을 두루 거치며 전문성을 키워나갔다. 1989년 미국의 육군사관학교격인 웨스트포인트에서 화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곧바로 미군의 의료사관학교(USU)에 진학해 4년간 의학을 배우고 2017년에는 미국 메릴랜드대학에서 MBA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2004년 미군 원격의료신기술연구센터(TATRC)의 기술그룹(AITG) 대표를 맡았다. 당시 미 육군내 계급은 중령이었다. 그곳에서 미군 헬스케어 시스템 통합 프로젝트에 참여해 원격의료를 개발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자체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원격으로 진료하는 방식이다. 팍 상무가 삼성전자에 합류한 가장 큰 이유다.
4년뒤 팍 상무는 미 육군 의무과에서 최고의무정보책임자에 선임되며 승승장구했다. 2010년에는 최고정보책임자로 승진과 함께 미 국방부 의무분야 차관보 선임고문으로 원격의료 전략 등을 수립하는 성과를 남겼다. 2011년말 예편후 커넥티드 헬스 솔루션 기업 다이버시넷에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했다.
이 시기에 팍 상무는 조지타운대학 간호·보건 시스템학부 겸임 교수를 맡아 교편에 섰다. 전문성을 살려 이곳에서 보건 시스템과 보건 IT 등 과목을 담당했다. 이와 함께 조지워싱턴대학에서는 피부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후 메릴랜드 지역을 기반의 다양한 기관을 거쳤다. 2016년부터 약 6년간 메릴랜드 앤 아룬델 지역 피부 전문의로 활동했다.
2020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위치한 삼성아메리카에 최고의료책임자(CMO)로 합류했다. 군, 관, 학계, 의료계에서 쌓은 오랜 경험을 살려 삼성아메리카의 디지털 헬스 전략을 주도했다. 원격의료에 대한 전문성은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완성도 향상에 대한 기여로 이어졌다.
보통 기업들은 3~5년 이후의 제품 계획을 결정하고 선행 연구에 돌입해 제품화를 결정한다. 이를 감안하면 지난해 공개된 갤럭시 워치6는 그가 개발에 참여한 첫 제품이다. 해당 기기는 향상된 수면 관리와 심장 건강 모니터링 기능을 제공한다. 하반기 출시되는 갤럭시 링도 그의 손 끝을 거쳐 탄생을 앞두고 있다.
◇미국에선 리키최가 주도, 파트너와 협력에 집중
본사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의 핵심 축을 팍혼 상무가 총괄한다면 또 다른 축은 미국 삼성아메리카에서 리키최(사진) 이사가 맡고 있다. 현재 삼성아메리카내 디지털 헬스팀에서 미국내 파트너사 발굴과 협력 강화를 통한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합류한 최최의 미국인 이사 중 한명이다.
최 이사는 1994년 시카고대학에 입학해 의학을 전공했다. 2003년 하버드대학에서 공중보건 석사, 2004년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이후 그는 의사로서 본격적인 커리어를 쌓아갔다. UCSF 메디컬센터에서 인턴과 레지던트를 거쳐 2007년 CI(Clinical Instructor) 과정을 마쳤다.
이후 최 이사는 2015년까지 소아과 의사로서 활동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의료 기관과 단체에 몸 담으며 전문성을 강화했다. 풍부한 커리어를 바탕으로 2016년에 글로벌 메디컬 디렉터로 삼성전자 본사에 합류했다. 헬스 서비스와 전략 개발을 담당하면서 최 이사는 스타트업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했다. 잠재적인 파트너사의 기술력을 점검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확보를 주도했다.
특히 미국 내 고등교육기관에서 여전히 교수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 이사의 전문성은 회사 안팎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2020년부터 지금까지 스탠포드대학 의과대학에서 소아과 조교수를 맡고 있다. 학교에서의 연구 성과를 삼성전자 제품 경쟁력 강화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가 예상된다.
2019년에는 한국 본사에서 삼성아메리카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아메리카가 파트너사 발굴과 협력 업무에 집중하면서 이를 담당하기 위해서다. 최 이사는 현재 연구개발(R&D) 전 과정에 참여하며 제품의 방향성과 디자인 결정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디지털 헬스 오픈소스 플랫폼 '삼성 헬스 스팩' 역시 그의 작품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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