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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석 일진 부회장의 승부수]'신성장동력' 일진하이솔루스, 반전은 언제쯤⑤수소용기 현대차에 독점 공급, 시장 침체에 적자…일진다이아, 덩달아 실적 악화

김경태 기자공개 2024-02-23 07:17:22

[편집자주]

일진그룹은 최근 재계에서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은 대기업집단으로 꼽힌다. 허진규 회장의 차남이 보유하던 핵심 계열사가 지분 매각으로 그룹 경영과 멀어지는 격변이 있었다. 반면 허 회장인 장남인 허정석 부회장은 일찌감치 부친, 남매와 동떨어진 독자적 지배구조를 형성하며 홀로서기를 준비해왔다. 허 부회장의 핵심 회사인 일진전기는 최근 해외 전력망 수요를 기반으로 한 호실적과 대규모 유증 추진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수소사업을 하는 일진하이솔루스 등은 경영상 어려움도 엿보인다. 진정한 홀로서기를 위한 시험대에 서 있는 허 부회장과 그의 회사 현황 및 향후 전망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1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허정석 일진홀딩스 부회장 계열에서 신성장동력으로는 일진하이솔루스가 꼽힌다. 일진하이솔루스는 현대자동차가 만드는 수소연료전지차(이하 수소차)에 수소저장용기를 독점 공급할 정도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수소차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일진하이솔루스도 타격을 받았다.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100억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냈다. 일진하이솔루스의 모회사인 일진다이아몬드는 본업에서는 견실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일진하이솔루스의 실적 악화에 덩달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소차 시장 위축 타격, 2017년 후 첫 영업손실

일진하이솔루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수소차를 양산하는 현대차의 핵심 파트너다. 협력의 역사는 2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2년 현대차와 수소저장용기에 관한 연구개발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차는 2013년 첫 수소차인 투싼ix를, 2018년에는 1세대 넥쏘를 출시했다. 일진하이솔루스는 수소차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수소저장용기 개발 역할을 맡았다. 현대차와 긴밀하게 협업하면서 2018년부터 지금까지 넥쏘에 들어간 수소저장용기를 사실상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넥쏘와 같은 승용차 관련 납품은 현대차의 1차 협력사인 동희산업을 거친다. 일진하이솔루스가 동희산업과 물품기본구매계약을 체결한 뒤 수소저장용기를 공급한다. 다만 상용차의 경우 현대차와 직접 계약을 체결해 공급하는 구조다.

글로벌 수소차 시장이 2010년대 후반부터 성장하면서 일진하이솔루스는 과실을 맛봤다. 2018년 286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2021년 1177억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일진하이솔루스는 2021년 시설투자액, 운영자금 마련 등을 위해 코스피에 상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2년 동안 상황이 급변했다. 친환경차 시장에서 전기차로 대세가 넘어갔다. 충전 인프라의 극심한 부족 등은 수소차 시장 확대의 한계로 작용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각국에 판매된 수소차는 1만4451대로 전년보다 30.2% 감소했다.

일진하이솔루스의 최대 고객인 현대차의 경우 넥쏘, 수소버스 '일렉시티'를 합쳐 5012대를 팔았다. 2022년 판매량(1만1354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현대차에 의존하는 일진하이솔루스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작년 매출은 787억원으로 전년보다 27.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마이너스(-)9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2017년 이후 첫 적자다. 당기순이익은 13억원으로 81.5% 줄었다.


일진하이솔루스 입장에서는 현대차 외에 다른 글로벌 거래처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있는 셈이다. 다만 수소차 시장이 전기차만큼 확대되고 완성차 업체가 현재보다 다양해지지 않는 한 거래처 확대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 'Type 4' 등급의 수소저장용기를 유일하게 양산하고 상용화에 성공한 곳은 일진하이솔루스가 유일하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다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수소차 시장에서 경쟁하는 일본 토요타(Toyota)의 경우 일진하이솔루스가 만드는 제품과 동급의 수소용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과 양산 경험이 있다.

승용차보다 상용차 관련 매출 확대가 일진하이솔루스의 반전을 견인하는 키포인트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수소차는 승용보다 버스, 트럭 등 상용 시장에서 더 강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된다.

일진홀딩스 관계자는 "위기 타개를 위해서 상용차 확대, 글로벌 고객 다변화,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한 기술개발 활동을 지속 중"이라며 "전사적인 노력으로 가시적 성과가 나오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일진다이아, 일진하이솔루스 탓 영업손실

일진하이솔루스의 부진은 모회사의 실적과 재무에도 직결되는 문제다. 일진하이솔루스의 최대주주는 일진다이아몬드로 지분 59.6%를 보유하고 있다.

일진다이아몬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공업용 합성다이아몬드와 그 연관제품을 제조하는 업체다. 건설용과 광산용, 산업용 공구 등의 소재로 활용되는 제품을 만든다. 본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작년 3분기 별도 기준으로는 흑자를 거뒀다.

하지만 일진하이솔루스의 성과가 포함되는 연결 기준으로는 적자다. 이달 2일 공시한 연결 잠정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1545억원으로 17.33%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4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에 대해 일진홀딩스 관계자는 "현재 일진다이아 자체적으로 원가절감, 품질개선, 신제품 개발 등을 통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진다이아몬드의 작년 연결 당기순이익은 95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했다. 다만 이는 지난해 현금창출단위(CGU) 손상평가로 인한 기저효과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일진홀딩스 관계자는 "일진다이아몬드의 2022년 당기순이익 적자의 주된 원인은 CGU 손상평가 약 100억원 때문"이라며 "지난해에는 CGU 손상평가 금액이 미미해 당기순이익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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