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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석 일진 부회장의 승부수]홀로서기 발판, 10년 넘은 '독자 지분구조'①일진홀딩스 필두 전기·다이아몬드·하이솔루스 등 지배, 후계 승계 대비 법인 보유

김경태 기자공개 2024-02-19 07:31:28

[편집자주]

일진그룹은 최근 재계에서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은 대기업집단으로 꼽힌다. 허진규 회장의 차남이 보유하던 핵심 계열사가 지분 매각으로 그룹 경영과 멀어지는 격변이 있었다. 반면 허 회장인 장남인 허정석 부회장은 일찌감치 부친, 남매와 동떨어진 독자적 지배구조를 형성하며 홀로서기를 준비해왔다. 허 부회장의 핵심 회사인 일진전기는 최근 해외 전력망 수요를 기반으로 한 호실적과 대규모 유증 추진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수소사업을 하는 일진하이솔루스 등은 경영상 어려움도 엿보인다. 진정한 홀로서기를 위한 시험대에 서 있는 허 부회장과 그의 회사 현황 및 향후 전망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4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허정석 일진홀딩스 부회장이 독자적인 행보에 나설 수 있는 핵심 배경은 '지분구조'다.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뿐 아니라 다른 남매와도 분리된 별개의 지배구조를 형성했다. 이는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추진하는 발판이 됐다.

허 부회장은 일진홀딩스를 필두로 일진전기, 일진다이아몬드, 일진하이솔루스 등을 거느리고 있다. 그가 단순히 자신의 지배 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넘어 이미 후계 승계를 염두에 둔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2013년 허 회장 보유 홀딩스 지분 매집, 사실상 독자구조 형성 시작

일진그룹은 후계 승계를 일찌감치 마무리한 곳이다. 허 회장은 1990년대 말 장남인 허 부회장을 향한 승계 작업을 시작했다. 허 부회장이 일진홀딩스의 1대주주로 올라선 시점은 1998년이다. 당시 허 회장은 일진홀딩스 지분 30% 가량을 허 부회장에 넘겼다. 허 회장이 남겨둔 지분은 9.82% 가량이었다.

이후 2000년대에 일진다이아몬드가 1대 주주로 올라서고 액면분할과 주식매매 등으로 특수관계자 지분에 변동이 있었다. 허 부회장이 독자적인 지분구조를 형성하고 사실상 승계가 마무리된 시점은 2013년이다.

허 회장은 허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일진파트너스에 보유한 일진홀딩스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당시 형성된 지분율은 허 부회장 29.1%, 일진파트너스 24.6%도 현재도 유지되고 있다.

허 부회장은 일진홀딩스를 필두로 다수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연결 종속사로는 일진전기, 일진다이아몬드, 일진디앤코,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 마그나툴, 일진하이솔루스 등이 있다.

일진그룹 지분구조에서 허 회장과 허 부회장의 미약한 연결고리가 남아 있기는 하다. 허 회장 부자는 '아이텍'이라는 그룹사의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다. 아이텍은 일진파트너스의 지분 2.95%를 갖고 있다.


일진그룹 내부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일진홀딩스 계열에 속한 업체들은 철저하게 허 부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허 회장도 경영에 일부 관여하며 보고를 받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완전히 허 부회장 독자 체제가 굳어졌다는 전언이다.

허 회장이 지배하는 주요 계열사로는 일진디스플레이, 일진씨엔에스, 일진제강 등이 남았다. 이 중 일진씨엔에스는 허 회장의 장녀 허세경 일진반도체 대표가 지분 48.33%를 보유해 허 회장(48.32%)에 앞선 1대주주다.

일진그룹 안팎 관계자들은 향후 허 회장이 지배하는 계열사들은 허세경 대표가 승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장남인 허 부회장은 이미 독자 체제를 굳혔고 차남인 허재명 전 사장은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머티리얼즈)를 다른 대기업집단에 넘기면서 사실상 그룹을 떠났다.

◇3세 승계도 내다본다? '일진파트너스'에 쏠리는 눈

허 회장이 허 부회장에 일진홀딩스 지분을 넘기던 1998년 당시 허 부회장은 만 29세였다. 허 부회장은 자신이 경험했던 것처럼 후계 승계에 관해서도 일찌감치 기반을 갖춰놓고 대비하고 있다.

유력한 비히클(vehicle)은 일진홀딩스의 2대 주주인 일진파트너스다. 일진파트너스는 1996년 설립됐다. 허 부회장이 지분 97%를 보유해 확고한 최대주주다. 다만 그의 자제로 알려진 허준혁, 허준호씨가 각각 0.03%씩 보유하고 있다.

일진파트너스는 경영 컨설팅업을 주 목적으로 한다. 2022년 5월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2021년 매출은 0원이다. 영업손실은 1300만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일진홀딩스 지분 보유에 따라 11억원의 이익을 나타냈다.

재계에서는 일진파트너스가 잇달아 자본감소를 하는 점을 주목한다. 일진파트너스는 2018년 11월 유한회사로 전환했는데 당시 자본금은 200억원이다. 2020년 10월에 자본금은 50억원으로 감소했다.

그 후 2021년 6월에는 법인형태를 주식회사로, 2021년 7월 유한책임회사로 변경했다. 유상감자를 통해 자본금은 2022년 4월 41억원, 작년 6월 29억원으로 줄었다. 올 들어서도 감자를 실시했다. 1월 자본금은 480만원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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