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석 일진 부회장의 승부수]외부 인재 수혈, '제주항공 라인' 급부상②이스타항공 M&A 키맨 김태윤 전무 입지 확대, 이신일·양재찬 CFO 주목
김경태 기자공개 2024-02-20 13:58:59
[편집자주]
일진그룹은 최근 재계에서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은 대기업집단으로 꼽힌다. 허진규 회장의 차남이 보유하던 핵심 계열사가 지분 매각으로 그룹 경영과 멀어지는 격변이 있었다. 반면 허 회장인 장남인 허정석 부회장은 일찌감치 부친, 남매와 동떨어진 독자적 지배구조를 형성하며 홀로서기를 준비해왔다. 허 부회장의 핵심 회사인 일진전기는 최근 해외 전력망 수요를 기반으로 한 호실적과 대규모 유증 추진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수소사업을 하는 일진하이솔루스 등은 경영상 어려움도 엿보인다. 진정한 홀로서기를 위한 시험대에 서 있는 허 부회장과 그의 회사 현황 및 향후 전망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6일 09: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허정석 일진홀딩스 부회장은 '인적 구성'에서도 기존 일진그룹과는 다른 독자적인 체제구축을 강화하고 있다. 실행 방안은 적극적인 외부 인재 영입이다.특히 최근에는 애경그룹의 제주항공 출신 임원들을 잇달아 영입했다. 이들은 조직 내부에서 부회장의 '새 라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화그룹을 비롯한 외부 수혈 임원이 허 부회장 계열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제주항공 출신 잇단 영입…외부 인재 합류 후 이탈 사례도
최근 일진홀딩스 안팎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임원으로는 김태윤 전무(전략기획1팀장)가 꼽힌다. 그는 제주항공을 비롯 애경그룹의 주요 계열사에서 경력을 쌓은 외부 영입 인재다. 2021년 8월 일진홀딩스에 합류한 뒤 사내에서 입지를 키우고 있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허 부회장과 김 전무는 기존에 인연이 있지는 않았다. 허 부회장이 전략기획에 능통한 전문가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김 전무가 추천됐고 영입으로 이어지게 됐다는 후문이다.
김 전무는 전략기획뿐 아니라 재무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쌓았다.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애경그룹에서 오랜 기간 일했다. AK레저와 제주항공을 비롯한 애경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거쳤다. 특히 제주항공에서 전략기획실장, 재무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 추진 실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그는 2020년 7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M&A가 결렬된 뒤 약 4개월간 미래전략TF 팀장을 맡다 퇴직했다. 그 후 2021년 8월 일진홀딩스에 상무 직급으로 합류했다. 전략기획 1팀장을 맡았고 2022년 말 전무로 승진했다.
일진홀딩스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 이사회에도 참여하며 보폭을 넓혔다. 2022년 3월 일진홀딩스의 자회사인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고 작년 3월 중임했다. 이 업체는 진단용 초음파 기기 및 치료용 초음파 기기(HIFU)를 제조하는 곳이다.
그가 일진그룹에 둥지를 튼 뒤에 제주항공 출신 임원이 추가로 합류한 점도 허 부회장의 김 전무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는 부분이다. 작년 초 이철행 전무(대외협력팀장)가 일진홀딩스에 영입됐다. 그는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기업정책팀장 출신으로 제주항공 대외협력본부장을 역임했다.
이 때문에 일진홀딩스 계열 안팎에서는 애경그룹 출신이 추가로 합류할지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실제 이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김 전무는 최근에도 애경그룹 인사들과 소통을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허 부회장 체제에서 외부 인재 영입이 모두 해피엔딩이었던 것은 아니다. 영입해 중책을 맡겼지만 이탈한 사례도 있다.
작년 7월 안홍상 전 일진홀딩스 부사장(전략기획2팀장)이 효성첨단소재로 이직했다. 일진홀딩스 계열에 합류한 지 약 2년 반 만에 떠났다. 그는 올리버와이만을 거쳐 2010년부터 2020년 12월까지 현대모비스에서 일했다. 2021년 1월 일진하이솔루스 대표이사로 선임됐고 작년 초부터 일진홀딩스 전략기획2팀장을 맡았다.
안 부사장이 빈자리를 메운 것도 김 전무였다. 김 전무는 안 부사장이 이직한 뒤 기존에 맡던 전략기획 1팀에 더해 2팀까지 업무를 총괄했다.
◇컨트롤타워·최대 계열사 CFO도 외부 출신
일진홀딩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는 이신일 재무담당 상무도 외부 출신이다. 그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한영회계법인을 거쳤다. 애초 일진디스플레이의 감사를 맡았다. 일진그룹 직속기구 재무팀장을 거쳐 2020년 일진홀딩스 CFO로 합류했다.
그는 허 부회장 계열에서 가장 많은 계열사의 이사회에 참여할 정도로 신임을 받고 있다. 일진홀딩스의 2대 주주인 일진파트너스의 유일한 등기임원(업무집행자)다. 이 외에 아트테크, 아이텍, 일진디앤코 이사회 구성원에 이름을 올렸다.
컨트롤타워뿐 아니라 허 부회장 계열사의 핵심에도 외부 인재가 요직에 있다. 대표적인 임원이 양재찬 일진전기 상무(경영지원실장·CFO)다. 그는 한화그룹 출신이다. 주로 재무, 기획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한화 방산부문 경영기획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옛 한화테크원) 항공·방산부문 경영기획실, 한화 기계부문 글로벌전략담당 등을 역임했다. 2018년에 일진그룹에 합류했고 2020년부터 일진전기의 곳간을 책임지고 있다. 그의 휘하에 있는 경영기획팀에도 최근에 외부 인재 영입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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