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약품, 감기약 호황에도 수익 악화…발목잡은 CSO 작년 매출 14% 증가에도 영업이익 48% 감소, 영업 외주화로 수수료 급증
정새임 기자공개 2024-02-23 08:49:56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1일 14:4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국약품이 국내 의약품 판매를 외주화한 뒤 수익성이 다시 악화했다. 지난해 매출이 늘어난 비율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비율이 더 컸다는 점이 주목된다.2년 전부터 영업 인력을 줄이고 외주 비중을 높였다. 덕분에 적자 구조를 탈피했지만 지난해 매출 확대에 따른 수수료 급증으로 적자 탈피는 반짝 효과에 그쳤던 것으로 보인다.
◇적자 구조 개선 위해 CSO 활용…2022년 흑자전환
안국약품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337억원, 영업이익 5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1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8% 감소했다.
아직 세부 내역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매출원가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판매대행(CSO) 수수료가 늘어나 판관비가 확대된 것이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안국약품 관계자는 "원가율이 상승하고 장기체화재고를 폐기하며 매출원가가 증가했다"며 "또 매출 증가로 판매대행수수료가 늘었다"고 말했다.
안국약품은 적자를 내기 시작한 2020년부터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실제로 2020년과 2021년에는 버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았다. 2020년은 매출이 하락함과 동시에 영업이익도 적자 전환했다. 2021년엔 매출 확대를 이뤘지만 손실 폭은 더 커졌다.
구조조정 타깃이 된 곳은 영업부였다. 영업 인력을 외주화해 CSO 비중을 크게 높였다. 고정 인력비를 줄이기 위한 대안이었다.
CSO 비중을 늘린 뒤 적자였던 수익 지표가 좋아지는 듯했다. 2022년 매출은 2054억원으로 2000억원대를 돌파했다. 매출 확대와 연구개발비 축소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11억원 적자에서 97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감기약 대란 수혜 입은 '시네츄라', 발목 잡은 CSO
하지만 최근에는 CSO 전환이 오히려 안국약품의 발목을 잡는 원인이 되는 분위기다. 감기약 수혜를 톡톡히 누릴 시기에 수익성 악화하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CSO는 개인사업자로 제약사로부터 판매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다. CSO의 판매 실적이 높아지면 자연스레 수수료가 높아지는 구조다. 의약품에 따라 경쟁이 심한 경우 수수료 비율이 더 높아지기도 한다.
업계에서 CSO 수수료는 평균 30~40%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하거나 회사가 적극적으로 미는 품목에 따라 많게는 60%까지도 지급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도매업체에 주는 수수료가 10%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영업 인건비 절약을 고려해도 매우 높은 수치다.
안국약품은 2022년부터 감기약 품절 대란 수혜를 누렸다. 감기 환자가 폭증한 반면 감기약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해 시네츄라 판매가 급증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시네츄라 처방액은 2021년 181억원에서 이듬해 35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시네츄라는 전년보다 21% 증가한 446억원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매출 확대에 따른 CSO 판매 수수료가 함께 높아지며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2022년 기준 안국약품의 판관비는 1000억원을 돌파했다. 매출에 절반가량이 판관비로 나갔다. 이 중 CSO에 지급하는 판매 수수료가 포함된 지급수수료가 726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매출이 확대한 만큼 지급수수료는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점쳐진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정새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빅바이오텍의 꿈' 프레스티지는 지금]글로벌 체급 맞춘 과감한 투자 "도약의 시점, 두려움 없다"
- [오름테라퓨틱 IPO In-depth]상장 앞두고 바뀐 이사회, 그래도 막강한 전임 CSO 영향력
- [한미 오너가 분쟁]침묵 깬 임종윤, 모녀 겨냥한 '5대 개혁안' 제시
- ['빅바이오텍의 꿈' 프레스티지는 지금]항체서 ADC·APC까지, 흔들림 없는 무한 확장 신약 비전
- [클리니컬 리포트]에스티큐브, '넬마스토바트' 개발 당위성 입증 데이터 'ORR'
- [한미 오너가 분쟁]모녀 지원하는 라데팡스 '4자연합' 변모, 달라진 '무게중심'
- 동구바이오, 원료 부담에도 외형확대로 끌어올린 '수익성'
- ['빅바이오텍의 꿈' 프레스티지는 지금]9년 결실 시밀러, '돈 버는 바이오'의 선순환 구조 기반
- [한미 오너가 분쟁]872억 투입한 라데팡스, 자금·우군 확보한 모녀
- 시밀러 경쟁 '승부수 직판' 셀트리온, 유럽 유통사 인수 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