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2월 23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 모태펀드 출자사업에서 여성 기업 분야가 이례적으로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최대 격전지로 꼽혔으나, 올해는 3대 1에 그쳤다. 예년대비 출자예산이 100억원으로 줄어든 이유도 있으나, 대부분의 운용사가 청년창업·창업초기 등 지원에 쏠린 탓으로 파악된다.

지원사는 '신 vs 구' 경쟁 구도다. 2016년 출범해 1600억원대 운용자산을 굴리고 있는 넥스트지인베스트먼트와 2022년 출범한 '루키' 블루버스인베스트먼트, LF인베스트먼트가 대결을 펼친다. LF인베스트먼트는 패션그룹 LF를 지원사로 둔 기업형벤처캐피탈(CVC)이란 점에서 흥미진진한 경쟁이 예상된다.

한국벤처투자가 22일 발표한 '모태펀드 2024년 1차 정시출자(중소벤처기업부 소관) 사업 접수 현황'에 따르면 중진 계정 여성 기업 분야에는 총 3곳(넥스트지인베스트먼트, 블루버스인베스트먼트, LF인베스트먼트)의 운용사가 지원했다. 출자 요청액은 300억원, 결성 예정액은 537억원이다.

◇전년대비 경쟁률 3분의 1, 창업초기 흥행 속 '사각지대'

한국벤처투자는 3곳의 운용사 중 1곳의 위탁운용사(GP)를 선발할 계획이다. 올해 중기부는 출자사업 공고 단계에서 분야별 예상 출자 GP의 개수를 명시하지 않았다. 다만 여성 기업 분야의 경우 단 100억원 출자에 그쳐 1곳의 GP를 선발할 게 명확하다. 결성 목표액은 167억원, 최대 출자비율은 60%다.

경쟁률이 3대 1에 그친 점은 이례적이다. 중진 계정 중 여성 기업 분야는 지원사가 몰리는 인기 분야다. 지난해의 경우 1곳 GP를 선정하는 데 10곳의 운용사가 지원하면서 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중기부 정시 출자사업 분야 중 경쟁률이 가장 높은 분야로 선정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올해 예산이 줄어든 게 시들한 인기의 원인으로 파악된다. 올해 중기부가 여성 기업 분야에 배정한 출자예산은 100억원으로 지난해(130억원) 대비 30억원 줄었다. 여성 기업 분야가 1차가 아닌 2차 정시 출자사업에 진행됐던 2022년(120억원)과 비교해도 예산이 줄어든 모습이다.

대부분 운용사들이 예산이 높은 분야에 쏠리면서 소위 '눈치게임'에 성공했단 평도 나온다. 올해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분야는 청년 창업 분야다. 최대 4곳, 최소 2곳의 GP를 뽑을 게 자명한 가운데 30곳이 지원했다. 여성 기업 분야보다 4배 많은 400억원이 배정된 탓이다. 800억원 예산이 배정된 창업 초기 분야의 경우 최대 8곳, 최소 4곳의 GP를 선정하는 가운데 무려 51곳의 운용사가 출사표를 냈다.


◇여성 포트폴리오 높은 하우스 유리, '업력'서 희비 갈릴까

여성 기업 펀드도 투자 난도가 높지 않은 펀드로 분류된다. 주목적 투자분야는 △여성이 최대주주인 기업 △여성이 회사 대표권이 있는 임원으로 투자시점 6개월 전부터 계속하여 등기되어 있는 경우 △전체 임직원 중 여성 비율이 40% 이상인 경우 중 하나의 조건에 해당하는 창업기업, 기술혁신형·경영혁신형 중소기업, 벤처기업이다.

여성 기업 포트폴리오 비중이 높은 하우스들이 해당 분야 GP로 선정됐다. 지난해 선정돼 펀드를 결성한 에이벤처스의 경우 이미 1호 여성 펀드를 만들어 활발한 투자를 단행한 하우스였다. 2022년 선정된 이앤벤처파트너스도 출자 사업 도전 당시 모태펀드가 설정한 여성기업 조건에 부합하는 포트폴리오가 전체 투자 기업 중 67%에 달했다.

올해 지원한 VC는 업력이 있는 하우스 1곳과 신생 하우스 2곳이다. 이력 면에선 넥스트지인베스트먼트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넥스트지인베스트먼트는 2016년 설립돼 공시 기준 누적 1593억원의 운용자산(AUM)을 굴리고 있다. 반면 경쟁사인 블루버스인베스트먼트와 LF인베스트먼트는 모두 2022년 신설된 운용사로 각각 AUM이 30억원, 120억원에 불과하다.

LF인베스트먼트는 든든한 우군을 두고 있다. 해당 하우스는 패션그룹 LF가 만든 VC다. 조동건 전 디티앤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영입해 2022년 7월 출범했다. 신기술금융사 라이선스를 획득하고 지난해 본격적으로 투자에 시동을 건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