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2월 29일 07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가 인터넷은행을 한다고 하면 몰라도 지금의 소형 플레이어들이 만드는 인터넷은행이 과연 경쟁력이 있을까요?”제4인터넷은행 출범에 대한 의견을 묻자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현재까지 세 곳의 컨소시엄이 인터넷은행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견제할 만한 플레이어는 딱히 없다는 의미다.
시중은행 관계자들도 제4인터넷은행에 대한 관심이 그리 크지 않다. 인터넷은행이 더이상 미지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1세대 인터넷은행이 혁신적이었던 건 IT기업의 기술력을 활용한 빠르고 간편한 금융 서비스 덕분이었다.
시중은행이 디지털 전환을 마무리한 지금 둘 사이의 경계는 모호해졌다. 같은 예금과 대출 상품을 두고 금리 경쟁을 하는 경쟁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제4인터넷은행이 출범한다고 해도 그저 또 다른 인터넷은행이 생긴 것일 뿐 새로울 건 없다는 평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기대를 걸어보고 싶은 제4인터넷은행 후보는 한국신용데이터(KCD) 정도다. 소상공인 대상의 경영서비스 핀테크 업체인 한국신용데이터는 올해 상반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목표하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라이선스일 뿐"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네 번째 인터넷은행이 아닌 최초의 소상공인 전문은행"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정 금융 섹터만을 겨냥한 은행은 처음 있는 시도다. 다른 후보와는 다른 차별성을 갖췄다.
기존 은행이 소홀했던 틈새시장을 찾았다. 소상공인 대출은 자금 규모가 큰 중견기업과 대기업 대상의 금융서비스에 비해 비교적 제한적이다. 사업성에 대한 판단도 어려워 대출 심사에 사업자 개인의 신용을 평가하는 등 기업금융이 아닌 일반인 대상 대출에 가깝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해 사업성이 유망한 중소사업자에게 긍휼이 아닌 금융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소상공인 부실에 대한 세간의 우려에도 자신감은 여전하다. 중소사업자 섹터는 규모가 작을 뿐 업권의 다양성은 중견 이상 기업과 비교해도 안정성이 뒤지지 않다는 게 KCD의 설명이다. 창업 후 7년 넘게 200만 개에 달하는 사업장에서 연간 450조원이 넘는 거래 데이터를 분석하며 얻은 확신이다.
KCD의 인터넷은행 도전은 은행의 포장지가 아닌 본질에 접근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존 은행이 놓친 서비스 공백을 파고들어 시장의 잠재력을 데이터로 확인했다. 실체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130만 개 사업장이 사용하는 경영관리 서비스 플랫폼 캐시노트,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모델 등 전문성과 기술도 이미 갖췄다.
남은 숙제는 자본이다. KCD뱅크가 예비인가와 출범을 거쳐 어엿한 은행으로 자리 잡기까지 지난한 시간을 감내해 줄 진정성 있는 자본이 담보되어야 한다. 인터넷은행 원 오브 뎀이 아닌 최초의 특화은행을 꿈꾸는 KCD뱅크의 행보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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