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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산업을 움직이는 사람들]소비자 심리 분석가, 안정태 생활용품 사업부문장심리학 전공 후 마케터로 2008년 입사, 프리미엄 전략 통한 수익성 개선 주역

정유현 기자공개 2024-03-12 07:22:44

[편집자주]

지난해 국내·외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중국의 소비 둔화에 따라 주요 화장품 기업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업계 막내 격인 애경산업은 디지털 채널을 강화하고 글로벌 전략을 펼친 노력이 빛을 발하며 성장 곡선을 그렸다. 애경산업은 올해를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3대 전략(글로벌화·디지털화·프리미엄화)을 적극 펼칠 계획이다. 더벨은 애경산업의 성장을 주도할 리더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이들이 그리는 청사진을 그려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9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그룹의 뿌리는 생활용품 사업이다. 1954년 창업자인 고(故) 채몽인 사장이 비누 생산을 목적으로 애경유지공업을 설립하면서 그룹의 성장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1956년 국내 독자 기술로 만든 최초의 화장비누인 '미향(美香)'을 출시하며 존재감을 알렸다면 오늘날의 애경산업을 만든 것은 국내 최초의 주방 세제인 '트리오'라고 볼 수 있다.

애경산업이 화장품 사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은 생활용품 사업에서 벌어들인다. 생활용품 사업의 안정적 성과가 있었기 때문에 화장품 사업에도 도전할 수 있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애경산업의 근간인 생활용품 사업부문을 이끌고 있는 리더는 안정태 상무(사진)다. 단순히 제품을 잘 파는 것에 주력하는 것이 아닌 시장의 트렌드와 소비자의 생활 패턴 등을 분석해 신제품을 개발하는 역할도 맡는다. 심리학도 출신 마케터로서 장점을 살려 타깃 고객을 분석해 애경산업의 제품이 일상에 파고들 수 있도록 전략을 짜는데 집중하고 있다. 개발부터 브랜딩까지 생활용품 사업부문의 'A to Z' 를 책임지는 임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리학 전공 마케터, 2008년 애경산업 입사 후 주요 브랜드 론칭

안 상무는 브랜드 매니저로서 마케팅 분야에서 활약했지만 전공은 심리학이다. 중앙대 심리학과 학사 졸업 후 동 대학 박사 과정까지 밟았다.

현대리서치와 코마스인터렉티브를 거치며 마케팅 분야에서 역량을 쌓았다. 이같은 경력을 토대로 2008년 애경산업 마케팅팀에 입사해 2018년부터 생활용품사업부 마케팅을 총괄하다가 2022년 말 실시한 '2023년 정기인사'를 통해 상무보로 승진하며 부문장으로 올라섰다.

생활용품 산업은 인간의 '의·식·주'와 관련된 소비재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요가 안정적이다. 다만 시장이 성숙해 경쟁이 치열해 가격과 판촉 등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생활용품 기업들이 변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을 추진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마케팅에 힘을 싣는 이유다.

안 상무는 마케팅팀으로 입사해 세탁세제, 덴탈케어 CMU(Category Management Unit) 등을 거쳤다. 세탁세제 스파크, 울샴푸, 덴탈케어 브랜드 2080 등의 브랜드를 맡았다. 특히 2010년 세탁 세제 브랜드 리큐 개발에도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고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세탁 세제를 계량하지 않지만 세제를 많이 사용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것을 포착했다. 올바른 행동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쉽게 바뀌지 않는 소비자들의 행태를 심리학도로서 이해하고 분석해 제품에 반영했다.


세제를 더 쓰고 싶어도 대충 부어서 쓸 수 없게 제품을 설계 한 것이다. 겔 타임의 세제인 리큐가 등장한 배경이다. 계량의 정밀도를 높였고 고농축 겔 타입의 제형으로 세척력에 대한 믿음도 심었다. 소비자의 태도를 바꾸려 하지 않고 제품이 소비자의 행태를 바꾸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출시 후 스타 마케팅 등이 더해지며 10개월 만에 액체 세제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브랜드와 제품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의 사고와 행동 측면에 집중해 파고드는 전술을 통해 생활용품 브랜드를 한층 업그레이드 한 것이 애경산업 세대교체의 주역 중 한명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생활용품 사업 수익성 개선, 제품 프리미엄화 추진 예상

생활용품 사업부문은 외형 대비 수익성은 낮은 편이지만 애경산업은 지난해 생활용품 사업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생활용품 사업부문의 영업이익률은 6.1%다. 출고가 인상, 프리미엄 상품군 확대, 온라인 판매 비중 증가 등으로 이익을 회복했다. 생활용품 중에서도 퍼스널 케어 부문의 성장세가 가팔랐다.

지난해 헤어케어 브랜드 '알피스트'를 비건 브랜드로 리뉴얼하고, 뷰티 덴탈 브랜드 '바이컬러' 등을 론칭했다. 생활용품 사업부문장으로 올라선 안 상무는 지난해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전술을 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경기 불황이 지속되며 적은 비용으로 사치를 누리는 '스몰 럭셔리' 소비에 나서는 고객들의 심리에 초점을 맞춘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채널을 확장하는 전략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기업의 근간인 생활용품 사업부문의 존재감을 키워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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