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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발행사 규제, 코인 수탁사 '함박웃음' 코다 수탁고 반년만 3.5배 증가…ETF 통한 국내 기관 시장 진입 기대

노윤주 기자공개 2024-03-13 10:27:06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8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 시장을 규율하는 법이 생기면서 코인 수탁사의 수탁고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가상자산 발행사와 기업들이 올해부터 적용되는 가상자산 주석공시 회계지침과 7월부터 시작되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등에관한법률(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에 발맞춰 보유 중인 코인을 수탁사에 맡기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 환경이 개인투자자 중심이었던 만큼 지금까지 코인 수탁사들은 유의미한 매출을 내지 못했었다. 이런 가운데 수탁사들은 코인 시장이 제도권에 편입되면서 단순 보관에서 종합 관리까지 사업을 확장해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7월 시행 이용자보호법 선제 준수, 수탁사 찾는 코인발행사

한국디지털에셋(코다)은 작년 말 기준 수탁고 8조원을 넘겼다고 최근 밝혔다. 반년 만에 수탁고가 247%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주관부서인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진행한 실태조사에서 코다의 수탁고는 2조3000억원으로 확인됐었다.

국내서 가상자산사업자 인가를 얻은 수탁 사업자는 △한국디지털에셋(코다) △한국디지털자산수탁(케이닥) △카르도 세 곳이다. 모두 블록체인 기업과 은행이 조인트벤처(JV) 형태로 설립했다. 코다는 KB국민은행, 케이닥은 신한은행, 카르도는 NH농협은행이 출자했다.


FIU 실태조사에 따른 지난해 상반기 케이닥과 카르도의 수탁고는 합산 6000억원 가량이었다. 두 기업의 개별 수탁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서는 코다가 급속도로 성장한 것에 미뤄봐 나머지 두 기업의 수탁고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폭 증가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코인 수탁사의 수탁고 증가 배경에는 올해 7월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있다. 법이 마련되면서 발행사의 코인 유통계획 준수가 투자자보호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이에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장 심사 단계에서 코인 발행사들에게 미유통 재단 소유 물량을 수탁사에 맡기라고 권고 중이다. 수탁사가 개입하면서 발행사가 멋대로 코인을 유통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것이다.

수탁사는 발행사가 백서에 적어둔 유통 계획에 따라 코인 출금을 허가한다. 유통 계획 변경 시 사전에 커뮤니티, 쟁글 등 플랫폼을 통해 사전에 투자자들에게 공표하도록 한다. 내용 공지가 완료된 이후 재단의 계획 외 출금을 허가하는 등 관리 책임자의 역할도 동시에 수행 중이다.

수탁사를 찾는 가상자산 발행사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보호법에서 가상자산거래소의 의무만 강화됐을 뿐 아니라 코인 발행사를 관리 감독하는 내용도 추가됐기 때문이다.


◇금융권 편입 기대하는 코인 수탁사…규제 강화 대비한다

앞으로 코인 수탁사에 남은 숙제는 기업 고객 유형 다양화다. 아직은 대다수 고객이 코인발행사다. 국내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사실상 막혀 있어 기관 고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수탁사가 주목하고 있는 건 최근 국회에서 총선 공약으로 논의되고 있는 비트코인 현물 ETF의 국내 거래 중개, 국내 운용사의 상품 출시 허용 등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거래되기 위해서는 전문 코인 수탁사가 필요하다. 미국서는 코인베이스커스터디가 프라임브로커와 수탁사의 역할을 동시 수행 중이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 현물 ETF 문제는 빠르게 해결해야 하는 내용"이라며 "해외서 기관의 비트코인 매집이 계속되면서 가격 상승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기를 놓치면 국내 기업들은 비싼 가격에 비트코인을 매입해야해 국제 투자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넘어야 할 규제 문제는 존재한다. 금융상품을 수탁하려면 신탁업 인가를 받아야 한다. 코인 수탁사들은 신탁업자가 아닌 가상자산사업자 인가를 받아 영업 중이다. 이에 금융사들과 비트코인 현물 ETF 구조를 짜려면 코인 수탁업자 진입규제, 자격요건 등을 다루는 법이 생겨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각서는 주주인 은행이 수탁사를 흡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법조계에서도 수탁, 지갑 등 거래업을 영위하지 않는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영업 규제가 명확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 법조 관계자는 "현재는 1차적으로 거래소 위주 규제 방안이 짜여지고 있다면 향후 2단계 기본법 마련을 통해 각 가상자산사업자 영업 형태별로 규제가 세분화될 것"이라며 "시장이 커짐에 따라 필연적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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