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제이그룹은 지금]심사역 출신 이주영 대표, '철저한 재고관리' 돋보이는 수익성②2022년 영업이익률 18% 육박, 지난해 신규사업 투자로 소폭 꺾여
변세영 기자공개 2024-03-12 07:29:37
[편집자주]
2008년 출범한 에스제이그룹은 캉골 브랜드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모자, 의류, 가방 등을 선보이며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여성용 모자로 유명한 헬렌카민스키, 미국 항공사 팬암의 라이선스를 추가로 획득하며 중견 패션기업으로 거듭났다. 더벨은 제2의 F&F를 노리는 에스제이그룹의 히스토리를 들여다보고 현재 사업 구조와 미래 방향성 등을 폭넓게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4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8년 설립된 에스제이그룹(SJ그룹)은 캉골을 시작으로 헬렌카민스키, 팬암 등 라이선스 브랜드를 추가하며 덩치를 키워왔다. SJ그룹의 창업주는 이주영 대표이사다. 이 대표는 과거 해외명품잡화를 수입·판매하는 ㈜디앤에이치리미티트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2008년 회사를 직접 차렸다. 당시 ㈜디앤에이치리미티트가 수입하던 브랜드 중 하나가 헬렌카민스키다. 훗날 SJ그룹이 헬렌카민스키의 라이선스 계약을 따올 수 있었던 배경이다.물론 이 대표가 처음부터 패션 전문가는 아니었다. 이 대표는 명지대학교 경영학과,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MBA를 마친 후 한동안 인큐벤처창업투자(창투사) 수석 심사역으로 근무했던 이력을 보유한다. 심사역 출신 패션회사 오너라는 타이틀을 갖는 이 대표는 경영 철학에 있어서 무엇보다 ‘재고관리’에 힘쓰며 기업의 활동성을 강조하고 있다.
◇심사역 출신 기업가, '악성재고 경계' 내실경영 강조
이 대표는 재고를 타이트하게 잡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 지난 2019년 SJ그룹이 상장했을 당시 이 대표는 공식석상에서 재고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이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창투사 심사역으로 일할 때 금융은 부실채권에 죽고 패션은 장기재고에 죽는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회사를 이끌면서 재고자산회전율이나 영업이익률 등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재고자산회전율은 매출원가를 재고자산 평균값(기초재고와 기말재고의 평균)으로 나눈 수치로 재고자산 판매 속도를 보여준다. 회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재고자산이 빠르게 매출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SJ그룹의 매출액 기준 재고자산회전율 추이를 살펴보면 2019년 7.9회, 2020년 6.1회, 2021년 7회, 2022년 6.7회에 달했다. 이는 통상 3~4회 안팎에 머무는 패션업계 재고회전율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SJ그룹은 캉골 마스터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모자를 비롯해 책가방 등이 주력 라인이다. 특히 가방 등 잡화의 경우 사이즈에 대한 구애를 받지 않아 재고관리가 수월했던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패션업 특성상 유행이 바르게 변하기 때문에 팔리지 않고 남은 악성재고는 평가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재고자산평가손실은 재고자산의 값, 소위 시가가 장부가액 이하로 하락하면 그 차액분에 대해 평가손실로 적용하는 원리다. 이는 매출원가에 가산돼 영업이익을 잠식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대표의 재고관리는 곧 수익성으로 이어졌다. 2019년 영업이익률은 14.8%, 2021년 19.4%, 2022년에도 18%를 각각 기록했다.
◇무차입 기조, ‘경기 침체 영향’ 지난해 영업이익률 다소 꺾여
SJ그룹은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탄탄한 재무구조를 보유한다. 실제 2019년 상장 이후 순차입금 마이너스(-)의 무차입 기조를 지키고 있다. 단기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도 2020년 450%, 2022년 255%를 각각 기록하는 등 안정적이다. 유동비율은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1년 내 갚아야 하는 부채로 나눈 값이다. 100% 이하일 경우 현금성 자산으로 부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2020년 51%, 2022년 53%에 그쳤다.
에스제이그룹 관계자는 “IPO에 따른 공모 자금 일부가 아직 남아있고, 2021년과 2022년 매출이 증가하면서 현금을 확보해 재무건전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면서 “무차입 기조와 관련해 앞으로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수익성이 다소 꺾이고 재고회전율의 속도도 느려졌다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다. 2023년 연간 매출액은 2036억원, 영업이익은 15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2.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6.9% 하락했다. 고물가·고금리로 의류 소비가 침체됐고 신규 사업을 위한 판매관리비가 증가해 타격을 입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재고자산회전율도 직전연도(2022년) 6.7회에서 4.2회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에스제이그룹 관계자는 “매출 외형이 커지면서 판매를 위해 확보되어야 하는 재고가 증가해 회전율이 다소 낮아졌다”면서 “(재고 관리를 위해) 아울렛 대형행사 계획 수립, 아울렛 이월상품 가격정책 확립 및 상품 구성 확대, 브랜드별 주요 이월상품 운영 계획 등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변세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골프장 힘주는 웅진, 장·차남 승계구도 영향은
- [2024 이사회 평가]F&F, 우수한 경영성과에도 아쉬운 '평가개선프로세스'
- 'FI 임무 완수' 신세계 제이슨황, 넥스트 과제는 'IPO'
- CFO 공백 채운 아워홈, IPO 힘 실렸다
- [신세계 계열분리 점검]얽히고설킨 온라인사업, 교통정리 시나리오는
- [2024 이사회 평가]GS리테일, 경영성과에 발목…육각형 '실패'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아모레퍼시픽, '배당 예측가능성 제공' 주주권익 제고
- [신세계 계열분리 점검]넥스트 오너십, 4세경영에 쏠리는 '눈'
- [신세계 계열분리 점검]㈜신세계 전략본부 급부상, 그룹 전략실 역할은
- [신세계 계열분리 점검]두 지붕 공식화, 문성욱 부사장 역할론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