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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산업을 움직이는 사람들]'글로벌 선봉장' 이현정 상무, 세일즈 고도화 중책디자인·기획·글로벌 두루 거친 일잘러, '글로벌+국내 영업' 통합 조직 총괄

정유현 기자공개 2024-03-13 11:38:35

[편집자주]

지난해 국내·외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중국의 소비 둔화에 따라 주요 화장품 기업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업계 막내 격인 애경산업은 디지털 채널을 강화하고 글로벌 전략을 펼친 노력이 빛을 발하며 성장 곡선을 그렸다. 애경산업은 올해를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3대 전략(글로벌화·디지털화·프리미엄화)을 적극 펼칠 계획이다. 더벨은 애경산업의 성장을 주도할 리더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이들이 그리는 청사진을 그려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4일 10: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생활용품 정통 강자였던 애경산업은 2018년 코스피 상장을 계기로 '생활·뷰티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했다. 일찍이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고 '포인트(POINT)' 등을 출시해 폼클렌저 대중화에 앞장 섰다는 평가를 받긴 했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해 '생활용품' 기업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2013년 출시해 견미리 팩트로 주목을 받았던 'AGE 20’s(에이지 트웨니스) 에센스 커버팩트'의 대대적인 성공을 통해 화장품 사업의 성장성을 엿봤다. 기업 밸류에이션도 한 층 높아지며 본격적으로 생활용품과 뷰티 사업 투 트랙 전략을 펼치기 위해 증시의 문을 두드렸다. 채널 다각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2019년에는 7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다. 화장품 매출 비중은 49% 수준이었다.

사세를 확장하던 애경산업은 '코로나19' 시기에 위기를 맞았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영향으로 화장품 수요가 급감하며 실적이 꺾였지만 지속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과 채널 다변화 승부수를 띄웠다. 글로벌에 힘을 준 전략이 빛을 발하며 지난해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다. 화장품 사업의 글로벌 무대 확장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인물은 바로 이현정 화장품 커머셜 사업부문장(사진·상무보)이다.

◇글로벌 성과 인정 받아 2023년 임원 승진…'화장품 커머셜 사업부' 총괄 미션

이현정 상무는 충남대학교 산업미술학과 학사 졸업 후 영업과 디자인,기획, 글로벌 등 다방면의 분야를 거치며 역량을 쌓아왔다. 커리어만 살펴봐도 애경산업의 화장품 글로벌 사업부의 미션을 수행하기에 핏(Fit)한 인물로 보인다.

2002년 LG전자에서 베스트샵 운영 법인인 하이프라자에서 판매기획그룹을 거쳐 한국 마케팅 디자인 그룹에서 근무했다. 2008년부터 2019년까지 CJ그룹에서 굵직한 프로젝트를 맡으며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쌓았던 것으로 보인다.

2008년 CJ ENM에 입사해 베트남 법인 SCJ상품 총괄 주재원, 글로벌 이커머스팀, 중국 JV 바오준 CJ 한국 파트장을 거쳤다.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였던 시기로 보인다. 이 외에도 화장품 소싱 MD, 글로벌 화장품 기획 및 개발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2019년 CJ 올리브영 글로벌 사업부 글로벌신성장팀 파트장의 임무를 수행하다 2021년 애경산업의 화장품 글로벌 사업부 W.W영업팀 부장으로서 새로운 시작에 나섰다. 이 상무가 합류한 시기는 애경산업이 실적 악화에 따라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던 때다. 이를 위해 글로벌 시장 공략과 디지털 역량 확보 전략에 집중했다. 이 상무는 그동안 영업과 글로벌 등 각 분야에서 쌓아온 내공을 바탕으로 수출 지역 다변화 등에 앞장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미국, 동남아 등 진출 지역을 넓혔다. 각 국가 및 대륙별 대표 디지털 플랫폼인 티몰, 아마존, 쇼피, 큐텐재팬 등에 공식 진출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갔다. 의존도가 높은 중국에서도 중국 현지 스타들을 모델로 기용하고 현지인을 겨냥한 중국향 제품 라인업을 구축했다. 베트남에서도 현지 모델을 통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실적으로 증명이 되기 시작했다.

이 상무는 애경산업의 해외 사업 성장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2023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장에서 임원으로 승진했다.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로서 면모를 뽐내며 애경산업 세대교체의 주역 중 한명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

지난해의 호실적이 더해지며 올해 3월 1일 자로 새로운 조직을 이끌게 됐다. 기존에 이 상무가 수장이었던 화장품 글로벌 사업부는 화장품의 해외영업, 중국 법인 운영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조직이다. 애경산업은 화장품 사업에 더 고삐를 죄기 위해 글로벌 사업부와 국내 영업을 통합시켜 '화장품 커머셜 사업부'를 신설했다.

화장품 사업부가 제품 기획과 구성, 마케팅 등을 진행한다면 국내외 지역에 제품을 잘 팔기 위한 전략을 짜는 영역을 화장품 커머셜 사업 부문장이 상무가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 상무는 통합 조직을 통해 세일즈 고도화 및 글로벌 사업 시너지를 강화하는 중책을 맡게 된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 매출 비중 회복 '과제', 글로벌 현지 전략 승부수

애경산업이 화장품 글로벌 사업과 영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안정적인 수익 구조 구축과 연결이 되기 때문이다. 화장품의 원재료 가격은 성분마다 차이가 크지 않지만 브랜드별로 최종 가격을 다르게 책정한다. 마케팅과 브랜드 인지도에 따라 높은 마진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쉽게 말해 애경산업은 생활용품보다 화장품 매출 비중이 커질 수록 질적 성장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화장품 매출 비중은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2018년 51%를 기록한 후 팬데믹 기간에 30% 후반대로 내려왔다. 2021년 39%로 반등했다가 2022년 36%로 하락했다. 지난해 글로벌 사업의 성과에 따라 38%로 소폭 상승했다. 이중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8% 수준이다. 화장품 부문 연간 영업이익률은 약 15%에 달했다. 화장품 커머셜 사업부문을 맡게 된 이 상무의 과제는 화장품 매출 비중을 2018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으로 보인다.

어깨는 무거워졌지만 이 상무는 장기를 발휘하며 올해도 글로벌 영토 확장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는 현지 스타 마케팅뿐 아니라 럭셔리 라인을 선보일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AGE 20’s의 고체형 파운데이션 색상을 다양화해 판매하고 있는데 올해 아마존 외에도 타 온라인 채널 확장에 나설 포부를 가지고 있다.

색조 화장품이 대세인 일본 지역에서 메이크업 브랜드 '루나(LUNA)' 인지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 '르세라핌'의 일본 멤버인 사쿠라를 새 모델로 발탁하고 온·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국내외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올해도 애경산업 화장품 브랜드를 사용하는 세대의 확장뿐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한 광폭 행보에 나서며 성과를 쌓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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