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두산로보틱스, CFO 조길성 전무 이사회 합류1년 만에 재무통 이사회 복귀…실적은 악화되고 자금 소요는 증가
조은아 기자공개 2024-03-06 09:15:30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4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로보틱스 이사회에 재무 전문가가 합류한다. 2월부터 두산로보틱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조길성 전무가 사내이사로 새롭게 이름을 올린다. 두산로보틱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4명을 더해 모두 8명으로 늘어난다.재무통의 이사회 합류는 지난해 3월 재무 전문가였던 백승암 ㈜두산 부사장과 김종선 ㈜두산 전무가 모두 이사회에서 빠진 지 1년여 만이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만큼 앞으로 '곳간 관리' 역할이 한층 중요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두산로보틱스에 따르면 3월 28일 두산로보틱스가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길성 전무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조 전무는 1970년생으로 기존 ㈜두산 지주부문에서 근무하다가 올 2월 두산로보틱스로 이동했다.
현재 두산로보틱스 CFO를 맡고 있으며 전통 재무통으로 분류된다. ㈜두산에서 근무하기 전에도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에서 FA팀장(재무팀장)을 지낸 경험이 있다. 2001년 두산그룹에 입사했고 2017년 말 상무로 승진했다. 두산로보틱스로 이동하면서 전무로 승진했다.
두산로보틱스 이사진은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4명으로 재편됐다. 두산로보틱스는 상장사이지만 자산 규모가 2조원을 넘지 않아 사외이사가 사내이사보다 많아야 한다는 제약에서 자유롭다. 이사회 규모가 짝수라는 점도 눈에 띈다. 보통 기업들은 이사회에서 찬반 의견이 반반으로 나뉠 것을 우려해 홀수로 이사회를 구성하는데 두산로보틱스는 다소 이례적이다.
두산로보틱스가 짝수 이사회라는 흔치 않은 구조에도 서둘러 CFO를 이사회에 합류시킨 이유는 그만큼 두산로보틱스에서 재무 관리 역할이 중요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IPO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해 말 기준 두산로보틱스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3820억원으로 1년 전보다 무려 4616%나 급증했다. 부채비율은 4%로 낮아져 업계 최고 수준의 건전성을 자랑한다. 지난해 10월 약 4200억원을 조달한 이후 별다른 투자나 주주환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데 수백억원을 투자한다. 두산로보틱스는 현재 수원공장(2200대)과 외주 주문(1000대)으로 협동로봇 3200대를 생산 중이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해 2026년엔 1만1000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약 310억원을 수원공장 증설과 제2공장 신설 자금으로 책정해 둔 상태다. 장기적으론 미국과 유럽에도 생산거점을 확보할 것으로 전해진다.
현 협동로봇 중심의 사업영역을 자율이동로봇(AMR), 스마트팩토리 등으로 확대하기 위한 투자 역시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로보틱스의 지난해 공모자금 사용 목적 중 '타법인 투자금'이 2850억원으로 전체의 70%에 이른다.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연구개발(R&D)도 게을리할 수 없다. 두산로보틱스는 최근 기업설명회(IR)에서 올해 칵테일, 베이커리, 수화물 핸들링 등 신규 로봇 솔루션 개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매년 매출의 20%가량을 연구개발 비용으로 써온 만큼 올해 역시 100억원 이상의 지출이 전망된다.
돈 들어갈 곳은 많은 상황에서 실적은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직 시장이 활짝 열리지 않은 탓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매출 530억원, 영업손실 192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대비 18%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132억원에서 60억원 늘었다.
두산그룹은 전통적으로 재무통을 중용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주요 계열사에서 모두 CFO가 이사회에 몸담고 있는데 단순 사내이사에 머물지 않고 대표이사로서 최고경영자(CEO)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두산에선 지주부문 파이낸스 총괄을 맡고 있는 김민성 사장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대표이사를 함께 맡고 있으며 두산에너빌리티에서도 박상현 CFO가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과 함께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대유타워 매각' 대유위니아, 새 원매자 찾기 시동
- GA '전성시대' 계속되려면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KB손보, 부채항목 개선…상품 포트폴리오 효과는 못봤다
- [보험 패러다임 시프트]삼성생명의 제3보험 공략, 'CSM 확보'에 방점
- [한화생명 글로벌 은행업 도전기]해외 진출 주역 김동원 사장, '인도네시아' 선택한 이유
- [보험 패러다임 시프트]DB손보, 선제적 대응으로 일궈낸 '이익 체력'
- [외국계 보험사는 지금]ABL생명, 보험료 감소에도 기업가치 제고…올해는 '건강보험'
- 하나저축, 분기 흑자 전환…충당금 여파는 '여전'
- 엠케이전자, '재생 본딩와이어' 공급 스타트
- [제약바이오 맨파워 분석]리가켐의 자체임상 꿈 ACB, 2조 빅딜 숨은주역 '채제욱'
조은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든든한' 한국타이어 곳간, 인수자금 문제없을까
- 한국타이어, '실적악화' 한온시스템 왜 인수할까
- 현대차그룹의 '마이웨이', 모셔널 1.3조 추가투자
- [해외법인 재무분석]포스코 해외법인 실적 악화…갈길 먼 철강 경쟁력 재건
- 세아홀딩스, 오너일가 지분 매각 배경은 굳건한 지배력
- [오너경영인 보수 분석]오너 연봉에도 드러난 두산그룹 굴곡
- [오너경영인 보수 분석]굵직굵직한 오너경영인 많은 LS, 연봉 수준도 ↑
- [이사회 분석]갈 길 바쁜 LS이브이코리아, 사외이사 없이 간다
- [이사회 분석]이사진 절반 새 얼굴 LX MMA, 적자 탈출 시동
- 모트롤 인수 추진하는 두산그룹, 3년 전과 달라진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