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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 부실채권 가격 상승, 국내 기업 손실 일부 복구 액면가 80% 수준까지 오른 채권가…가상자산 상승장에 원금 회수 기대

노윤주 기자공개 2024-03-07 07:29:19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6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 상승장이 도래하며 파산한 FTX의 부실채권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FTX가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의 가치가 함께 올라가면서 자산 청산 시 액면가 그대로 돌려받을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순까지 액면가의 30~40% 선에서 거래되던 FTX 채권은 최근 70~80% 수준까지 가격이 올랐다. FTX 청산 방안도 윤곽이 잡히면서 해외 부실채권 전문투자사들이 공격적으로 FTX 채권을 매입 중이다. 2022년 말 FTX 파산으로 자금이 묶여 있던 국내 기업과 투자자들도 조금씩 숨통이 트이고 있다.

◇FTX 부실채권 가격상승…매입 수요 증가

6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보유하고 있는 FTX 부실채권을 매각해 현금화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채권 가격이 액면가의 80%선까지 상승했기 때문이다. 100억원 상당 FTX 채권을 가진 기업이라면 적어도 80억원은 받을 수 있게 됐다. 대금은 대부분 달러 또는 달러와 가치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으로 지급받는다.

FTX는 2022년 11월 파산해 미국서 기업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가상자산거래소다. 한때 글로벌 거래량 2위에 오르면서 급격하게 사업을 확장했지만 계열사 간 자금 돌려막기, 부실했던 재무구조 등으로 뱅크런을 견디지 못하고 하루아침에 지급불능 상태가 됐다.

FTX에 코인을 예치하고 거래소 서비스를 운영하던 기업도 자산이 묶여 채권단이 됐다. 채권단에는 자산이 동결된 기업에 더해 용역을 제공했지만 FTX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한 기업 등도 포함됐다. 개인고객도 지난해 중순 신원과 예치 자산을 인증해 FTX 채권을 받았다.


이 사태로 국내 기업들도 큰 피해를 입었다. 고팍스가 대표 사례다. 고팍스는 미국 제네시스캐피탈과 협업해 가상자산 예치운용 서비스 고파이를 운영했었다. 고팍스가 플랫폼을, 운용은 제네시스가 맡는 형태였다. 그러나 제네시스가 FTX에 1억7500만달러(약 2336억원) 상당 자산이 묶이면서 연쇄 지급불능을 선언했고 고파이 투자자들의 자금도 상환이 어려워졌다.

FTX에서 자사 가상자산 엑스플라를 거래소공개(IEO)했던 컴투스홀딩스도 피해 기업이다. IEO는 거래소가 유망한 가상자산 프로젝트를 선별해 유저들에게 판매하는 일종의 ICO다. IEO를 거치며 엑스플라 투자자 대부분이 FTX를 이용했고 그대로 자산이 동결됐다. 엑스플라는 자체적으로 기금을 조성해 지난해 FTX 파산 관련 개인 투자자들 보상책을 마련했다.

◇국내 기업 일부, 부실 채권 매각해 유동성 채워

FTX 파산 이후 해외 투자사은 부실채권을 지속 매입해 왔다. 일례로 미국 부실채권 전문투자사 아테스토의 FTX 채권 보유규모는 4억달러(약 534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중순까지 시장에 형성된 가격은 액면가의 30% 수준이었다.

최근에는 가상자산 상승장과 함께 채권 가치가 높아져 액면가의 70~80%선에 거래되고 있다. FTX는 자산 대부분을 가상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가치가 오르면서 반환 자금을 전액 돌려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시장 기대감이 작용했다.


구체적인 청산 방안이 공개된 것도 FTX 부실채권 매입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FTX 청산 작업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최근 'FTX디지털마켓리미티드'와 'FTX인터내셔널 플랫폼'이 가진 자산을 합치겠다고 밝혔다. 거래소 운영주체인 'FTX트레이딩' 법인 외에도 FTX 계열사들이 보유한 자산을 찾아 채권자들에게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FTX 부실채권 거래가 활발해지고 가격도 상승하면서 국내 기업 중 일부는 묶였던 자금을 회수하면서 유동성을 채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액면가 그대로 돌려 받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여 일부라도 회수하기로 했다"며 "가상자산 상승장이 오면서 우선 채권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고 이를 재투자해서 손실분을 메꾸는 게 낫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초·중순 FTX 부실채권을 저렴한 가격에 넘긴 기업들은 적기 처분 실패의 아쉬움을 안게 됐다. 당시 일부 기업들은 FTX 회생과 자금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싼 값에 부실채권을 처분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시 액면가의 40%도 안되는 가격에 채권을 처분한 곳들이 꽤 있다"며 "이렇게 빠르게 가상자산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누가 예측할 수 있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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