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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넥스트 오너십]3세 지분승계에도 분명한 견제시스템 '미완의 승계'[한독]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 통한 승계 10년 전 마무리, 영향력 없는 '최대주주'

정새임 기자공개 2024-03-11 07:52:38

[편집자주]

국내 제약사들은 창업세대를 넘어 2세, 3세로 전환되는 전환점에 진입했다. 공교롭게도 '제네릭'으로 몸집을 불린 업계가 공통적으로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다. 새로운 오너십을 구심점으로 신약개발·투자·M&A·오픈이노베이션 등에 나서고 있다. 이들 후계자들이 어떤 전략을 펼치느냐에 따라 제약사 더 나아가 국내 제약업계의 명운이 갈린다. 더벨은 제약사들의 오너십과 전략 등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7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드러나지 않지만 존재한다. 한독의 오너 3세는 명실공히 분명한 후계자로 정평이 나 있지만 입사 10년간 전면에 나선 바가 없다. 2014년 입사해 초고속 승진을 이뤘다는 사실만 전해질 뿐이다. 제약업계 후계자들이 경영 전면에서 경영시험을 받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은둔에 가깝다.

공개적인 활동이 거의 없지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는 이미 완성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다른 오너3세들의 경우 회사 지분율이 높지 않아 경영권 불완전함을 숙제로 안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한독의 사실상 최대주주이지만 분명한 견제시스템으로 영향력은 제한된다는 점이 주목된다.

◇베일에 싸인 김동한 전무, 초고속 승진 후 핵심부서 관장

한독을 이끄는 김영진 회장에겐 2남이 있다. 장남은 1984년생 김동한 전무, 차남은 김종한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 사내이사다. 차남은 한독의 최대주주인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의 사내이사로만 등재돼 있고 한독에는 적이 없다. 따라서 명실공히 한독의 후계자는 단연 장남 김 전무가 꼽힌다.

김 전무는 흔한 학력이나 사진조차 공개된 바가 없다. 부친인 김 회장을 따라 인디애나대학교 블루밍턴캠퍼스를 졸업한 후 2014년 한독에 입사한 정도만 알려져 있다.

입사 초기 컨슈머헬스케어와 신사업추진실의 이커머스 부서에 소속됐던 이후 쭉 경영조정실에 몸 담았다. 업무를 익힌 후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밟기 시작한 때가 2018년 즈음이다. 2019년 입사 5년 만에 임원을 달았다. 올해 전무에 오르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5년이다.

상무 시절인 2022년 이사회에 입성하면서 후계자의 입지를 드러냈다. 한독에서 상무가 등기이사에 오른 사례는 그가 유일하다. 그는 부사장과 전무들을 제치고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주요 결정권한을 가졌다. 올해는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해 영향력을 더욱 높였다.

한독 기획조정실 조직도

김 전무가 속한 기획조정실은 회장 직속 부서로 전반적인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인사와 재무, 법무 등을 총괄하는 핵심 부서다. 회사 내외부의 디지털 전환도 주도한다. 주요 투자계획도 이곳에서 논의한다. 사실상 한독의 전체적인 전략을 그리는 일종의 최고전략책임자(CSO) 역할이다.

하지만 그는 흔한 사진 한 장 남기지 않을 정도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여타 제약업계 오너 3·4세들이 사업부를 맡아 경영 시험대에 오른 것과 다르다. 주주나 직원 등에 사업가로서의 자질을 검증받기 위해 이렇다 할 성과를 뽐낼만도 한데 김 전무는 그렇지 않았다. 부친인 김 회장이 왕성하게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합작법인 카드 활용해 3세 지배구조 완성…안정적인 경영입지

김 전무는 은둔형 후계자이지만 경영권 만큼은 안정적으로 쥐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김 회장은 장남이 입사하기 훨씬 이전부터 승계 작업을 시작했다.

2001년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을 세우고 최대주주로 김 전무를 세웠다. 2002년 김 전무가 지닌 한독 지분 1만5000주를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에 현물출자하는 방식을 썼다. 김 전무가 성인이 되기도 전인 18세에 이뤄진 일이다.


이후 김 전무가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1대주주로 올랐다. 현재 그의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 지분율은 31.7%로 집계된다. 김 회장은 5%만 갖고 있다. 나머지는 김 회장의 차남과 조카가 나눠갖는 구조다.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은 한독이 사노피와의 합작관계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사노피 지분을 사들이면서 한독의 1대주주로 올라섰다. 한독 지분 17.7%를 지니고 있는데 이는 김 회장이 보유한 13.7%보다 높은 수치다. 장남 입사 전 이미 '김동한→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한독'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많은 제약사 오너 3·4세들이 경영 승계는 이뤄도 지분승계 숙제는 해결하지 못한 것과 따르게 김 전무는 이미 안정적으로 지분 승계를 이뤘다. 합작법인이라는 특수성을 활용한 묘수가 핵심이다.

다만 김 전무가 한독을 지배하는 정점에 있지만 그렇다고 완전한 지배력을 가진건 아니다. 한독 최대주주인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을 움직이는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의 대표이사는 김 회장이고 사내이사로는 장남이 아닌 차남과 김 회장의 조차가 등재돼 있다. 김 전무를 후계자로 밀고는 있지만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한독 관계자는 "경영조정실에서 기획조정실로 확대됨에 따라 김 전무는 경영 전반과 신사업 추진, 디지털전환 전략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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