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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니컬 리포트]한미약품, 릴리 겨냥 차세대 '비만약' 글로벌 임상 시동HM15275, GLP-1/GIP/GCG 동시 타깃…새 플랫폼 기술 적용

정새임 기자공개 2024-03-11 11:14:14

[편집자주]

혁신신약을 노리는 기대주, 즉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 평가는 어렵다. 품목허가를 너머 성공적인 상업화에 도달하기까진 임상 평가 지표 외에도 시장 상황, 경쟁사 현황, 인허가 과정이 얽혀 있다. 각사가 내놓는 임상(Clinical) 자체 결과는 물론 비정형화한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주력 파이프라인을 해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8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사질환에 독보적 기술력을 갖춘 한미약품이 비만 치료 신약 임상에 시동을 건다. 차세대 삼중작용제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노보노디스크와 릴리를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비만약 트렌드 발맞춘 '차세대 삼중작용제', 글로벌 임상 추진

한미약품은 최근 신약 물질 HM15275의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 이달 중 미국에도 IND를 신청해 글로벌 임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HM15275는 한미약품이 야심차게 준비 중인 비만 신약이다. 최근 비만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GLP-1을 포함해 GIP 호르몬, 글루카곤(GCG)을 동시 활성화하는 차세대 삼중작용제다.

최근 허가된 약 중 강력한 체중감소 효과를 입증한 약이 릴리의 '젭바운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다. 젭바운드는 GLP-1과 GIP 호르몬을 동시 타깃한다. 이 시장에서 처음 등장한 이중작용제다. GIP 호르몬은 혈당조절과 체중감소 효과를 높인다고 알려져있다. 메스꺼움과 구토, 설사 등 GLP-1 계열의 일반적인 위장관 부작용도 완화한다.

젭바운드는 비만 3상 임상시험에서 최대 용량 복용 시 18.4%의 체중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5% 이상 체중감소를 달성한 환자 비율은 87.5%에 달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끈 노보노디스크의 GLP-1 단일계열 치료제 '위고비'의 체중감소 효과는 16%였다.


이제 글로벌 개발 트렌드는 삼중작용제로 향하고 있다. 글루카곤은 에너지 대사량을 높이는 방식으로 체중 감량 효과를 내 GLP-1 계열 약물의 주 부작용인 근감소증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포만감을 증가시켜 체중을 줄이는 GLP-1, GLP-1 효과를 향상시키고 부작용을 줄이는 GIP, 에너지 대사량을 높이고 부작용을 낮추는 글루카곤을 모두 활성화해 체중 감소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나아가 GLP-1 계열은 최근 심혈관·신질환에서도 잠재력을 보이고 있어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비만 특화한 새 플랫폼 기술 적용…릴리 추격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R&D 조직을 대폭 개편하고 비만 영역을 신약 개발의 주 타깃으로 잡았다. 일명 'H.O.P(Hanmi Obesity Pipeline'로 명명된 비만 프로젝트다.

3상을 진행 중인 주요 파이프라인인 에페글레나타이드와 달리 HM15275는 한미의 새로운 기술이 적용됐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의 기존 바이오신약 플랫폼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약물지속기간을 하루에서 일주일로 늘린 것이 특징이다. 이미 주1회 GLP-1 치료제들이 나온 상황에서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했다.

한미약품이 새롭게 개발한 '아실레이션(Acylation)' 기술이다. 이는 GLP-1과 GIP, 글루카곤 등 각각의 수용체 작용을 최적화하도록 설계됐다. 비만 치료에 특화해 다양한 대사성 질환으로 넓힐 수 있도록 한다.

글로벌에서도 GLP-1/GIP/글루카곤 삼중작용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가장 앞서있는 신약 물질은 릴리가 개발 중인 '레타트루타이드'다. 같은 수용체를 겨냥하며 현재 3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공개된 레타트루타이드 2상에 따르면 최대 용량 복용 시 24주차 시점에서 17.5%의 체중감소를 보였고 48주차에는 24.2%까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경쟁에서 릴리가 앞서있지만 한미약품도 빠르게 임상에 진입해 경쟁력을 쌓는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가 이 분야에서 20년 이상 연구를 지속하며 축적한 노하우가 집약된 신약 물질"이라며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효과를 혁신적으로 높이는 차세대 비만 치료제 개발을 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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