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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미래에셋증권, 1년만에 '신규 스팩' 선보인다미래에셋비전스팩4호, 상장 예심 청구…청산 막기 위해 신중모드

이정완 기자공개 2024-03-14 07:54:57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2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3월 이후 1년 만에 신규 스팩을 상장시킨다. 연초 IPO(기업공개) 시장 흥행 기조가 이어지는 덕에 스팩에도 투자금이 몰리고 있어 오랜만에 스팩 실적을 추가하기로 했다. 여느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스팩을 중소 규모 예비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영업수단으로 삼으려 한다.

다만 다른 증권사와는 차별화된 전략도 엿보인다. 동시다발적으로 다수의 스팩을 상장시키기보다 향후 합병까지 고려해 신중하게 활용하고 있다. 1년 만에 스팩 상장을 재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합병 실패 인한 평판 리스크 '피하자'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미래에셋비전스팩4호의 코스닥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상장 예정 주식 수는 810만주이고 이 중 공모 예정 주식 수는 665만주다. 스팩 발행가액이 통상 2000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상장 후 시가총액은 162억원, 공모액은 133억원이다. 스팩 최대주주는 TS인베스트먼트이고 지분율은 55%다.

미래에셋증권의 스팩 상장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공모액 90억원인 미래에셋비전스팩3호를 증시에 입성시켰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상장 당일 가격 제한 폭을 400%까지 확대한 뒤 스팩 또한 과열 양상을 띄고 있다. 공모 규모가 수백억원에 달하는 메가스팩을 제외하곤 청약에서 대규모 수요를 확보하는 분위기다.

미래에셋증권도 직상장 외에 IPO 비즈니스에 활용하기 위해 공모액 100억원 수준의 중소형 스팩 상장을 재개하기로 했다. 다른 IPO 시장 상위권 증권사도 꾸준히 스팩을 상장시키고 있다. 지난해 IPO 주관순위 2위였던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NH스팩30호를 선보였고 한국투자증권도 같은 달 한국제13호스팩을 증시에 입성시켰다. 미래에셋증권과 비교하면 최근까지 상장 작업을 이어온 셈이다.

스팩은 상대적으로 중소형 증권사가 적극적인 영역이다. 스팩을 상장시켜 놓으면 주관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요예측에 부담이 있지만 상장은 원하는 알짜 기업의 선호도가 높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스팩에 발기인으로 참여하면 향후 상장시 캐피탈 게인(Capital Gain)까지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스팩 설립 후 3년 내 합병을 마치지 못하면 소멸된다는 리스크가 있다. 청산 과정에서 비용 부담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가 평판 리스크다. 미래에셋증권은 다수의 스팩을 만들기보다 합병 성공률을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실제로 2021년 미래에셋대우에서 사명이 바뀐 후 지금까지 4개의 스팩만 선보였다. 2022년 미래에셋비전스팩1호를 시작으로 지난해 3호까지 상장했다. 메가스팩으로는 공모액 700억원 규모 미래에셋드림스팩1호가 증시에 입성해있다.

◇연초 실적 '공백' 스팩으로 채운다

미래에셋비전스팩4호로 IPO 주관 실적을 추가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IPO 시장 전통의 강자다. 지난해 전반적인 증시 부진으로 인해 대형 상장사가 적었음에도 9535억원의 주관 실적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2·3위와 격차도 컸다.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얼즈 IPO에 모두 대표 주관사로 참여하면서 2위 NH투자증권과 주관액 차이가 3000억원을 넘었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은 6243억원, 한국투자증권은 5600억원의 주관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상황이 사뭇 다르다. 아직 1분기 중이기는 하나 636억원의 주관실적을 나타내며 3위에 자리해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주관액 1089억원보다도 40% 가량 줄어든 수치다. 올해는 신한투자증권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에이피알 대표 주관을 맡아 1위로 앞서가고 있다. 2위는 주관액 637억원인 NH투자증권이다.

미래에셋증권은 1월 현대힘스를 끝으로 실적을 추가하지 못했다. 빠르게 주관 사례를 추가하기도 힘들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심을 청구한 다수의 기업이 여전히 심사 중이다. 단비교육을 시작으로 코스피 시장을 노리는 플랜텍 등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1월 말 코스닥 상장 승인 결과를 획득한 아이엠비디엑스 IPO를 통해 실적 회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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