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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약품, 첫 'CFO 사내이사' 등용…투자 더 빨라진다 유정훈 상무보 추천, 작년 말 승진 이어 권한 확대…투자확충 흐름 속 재무 기틀 마련

한태희 기자공개 2024-03-14 09:02:06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07:2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화약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처음으로 등기임원으로 선임한다. 연말 임원인사에서 승진시킨 인물이다. 승진에 이어 사내이사로까지 추대하는 것으로 보아 상당히 중역으로 등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늘어난 투자 흐름 속에서 CFO의 의사결정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호 동화지앤피 대표 퇴임 따른 연쇄 이동

동화약품은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유정훈 상무보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안건을 의결한다. 이사회 수는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4인과 사외이사 3인의 기존 구성을 유지한다.

동화약품 이사회 진용에서 CFO가 사내이사로 합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경영인 유준하 대표와 오너 4세 윤인호 부사장을 제외하면 조상휘 생산본부 상무와 김대현 마케팅실 상무가 이사회를 이끌어왔다.

이 가운데 조 상무는 3월 임기 만료를 끝으로 사내이사에서 내려온다. 이 자리를 유 상무보가 채운 셈이다.

재무통인 유 상무보는 경희대 경제통상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동화약품에 입사해 23년간 줄곧 재무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동화약품에서 재경IT실 재무팀 팀장과 경영관리실 경영관리팀장을 거쳤다.


이번 이사진 변동은 계열사 동화지앤피의 대표이사 변경과 관련이 있다. 1973년 설립된 동화지앤피는 동화약품의 계열사로 주력 제품인 까스활명수, 판콜에이 등 식품병을 제조하고 있다.

동화지앤피는 최근 신임 대표이사로 조 상무를 선임했다. 이재호 동화지앤피 대표가 회사를 떠나면서 기존 동화약품 사내이사였던 조 상무가 이를 이어받았다.

◇급격히 늘어난 투자 비용, 재무 의사결정권 강화 목적

유 상무보의 사내이사 선임은 최근 활발하게 투자를 펼쳐온 동화약품의 재무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동화약품은 최근 3년간 M&A, 판권인수, 지분투자 등에 1000억원을 썼다.

2020년 의료기기 전문 기업 메디쎄이 지분을 196억원에 취득했고 작년 8월에는 베트남 약국체인 중선파마를 391억원에 인수했다. 올해 1월에는 셀트리온으로부터 OTC 4종 사업권을 372억원에 확보했다. 이외에도 여러 바이오 벤처에 전략적투자를 단행했다.


물론 그런 와중에도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며 1000억원대 순현금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총차입금 대비 현금 사정도 넉넉하다. 2023년 3분기 기준 총차입금은 44억원인 반면 현금성자산은 1084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추가 투자를 고려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인수합병(M&A)을 비롯한 이사회의 전략적 의사결정에서 재무 전문가의 역량은 핵심적이다. 일정 규모 이상 거래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추가 투자가 이뤄질 경우 CFO가 포함된 이사회 구성에서 자금 조달과 관련한 안건을 다룰 가능성도 있다. 사내이사는 이사회 구성원으로 이사회에서 내린 주요 의사 결정에 참여할 권한이 주어진다.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차원에서 추가 지출도 예상된다. 대표적인 건 베트남 약국체인 유통 사업과의 연계다. 동화약품은 베트남 현지 공장 확보를 통한 생산망 확충을 고려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추가 투자는 불가피 하다. 주요 의사결정에서 재무적인 역량이 절실해지는 이유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동화지앤피 이재호 대표가 퇴임하며 조상휘 상무가 대표직을 잇게 됐다”며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유정훈 상무보가 사내이사로 선임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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