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애니메이션]'M&A 공세' 애니플러스, 핵심 전력은 '라프텔'⑥유통에서 시작, 드라마·OTT로 사업 확장…내년까지 웹툰 10편 애니화 공언
고진영 기자공개 2024-03-18 07:37:11
[편집자주]
국내 애니메이션산업은 오랫동안 성장이 더뎠다. 유통채널을 지상파 방송에 의존한다는 구조적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막이 열린 OTT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투자, 수익모델이 무너지는 이중고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새옹지마(塞翁之馬). OTT로의 플랫폼 이동은 결국 소비층과 장르 다변화로 이어졌다. 슬램덩크가 대표하는 '뉴트로(Newtro)' 트렌드 역시 부흥의 기회가 됐다. 변화하는 시장의 움직임, 국내 애니메이션사들의 현황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08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니플러스는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로 잘 알려졌다. 애초 일본 애니메이션 판권을 사와서 단순히 유통하는 사업에 주력하던 곳이다. 이 분야에선 업계 1위를 오래 유지했지만 눈에 띄는 성장성은 없었다.하지만 약 4년 전 상장한 이후론 인수합병을 공격적으로 전개, 사업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2년 전 인수한 애니메이션 OTT 플랫폼 '라프텔'이 성장의 중추로 평가된다.
◇드라마·굿즈·OTT플랫폼 '연쇄 인수'
애니플러스는 일본 애니메이션 유통에 있어선 국내 1위를 유지해왔다. 원래 C&그룹 산하의 경제 채널인 생활경제TV로 세워졌지만 C&그룹이 유동성 위기로 해체되면서 2009년 제이제이미디어웍스가 인수했다.
이후 등기 변경을 통해 사명과 방송분야를 애니플러스, 애니메이션으로 변경하고, 2009년 12월 정식으로 애니플러스를 개국했다. 유스(Youth)애니메이션 전문 방송으로 국내 최초로 한일 동시 방영을 진행하기도 했다.
일본은 분기별로 애니메이션을 30~50개 정도 출시하는데 애니플러스는 작년까지 약 7년 동안 이중 70% 정도의 판권을 가져왔다. <진격의 거인>, <러브라이브> 등이 대표적이다.

계약기간은 보통 5년이고, 계약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방송과 VOD 유통 등에 대해 독점적인 권리를 가진다. 애니플러스는 이런 애니메이션을 IPTV, 넷플릭스 등 OTT에 내보내면서 안정적 매출을 냈지만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매출 규모가 100억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2020년 스팩 상장 이후 M&A를 줄줄이 진행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키우고 있다. 2020년 드라마제작사인 위매드를 인수, 이듬해 <옷소매 붉은 끝동>이 크게 흥행하면서 16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이밖에도 <러브씬넘버#> <가슴의 뛴다> 등을 제작했다.

2022년엔 IP의 2차 창작물 시장이 커지자 굿즈 제작사 로운컴퍼니씨앤씨를 인수해 굿즈산업에 진출했다. 또 같은 해 애니메이션 OTT플랫폼인 라프텔을 351억원 주고 품에 안았고, 지난해는 경쟁사 애니맥스의 지분 100%를 460억원에 사들였다.
이중 애니맥스는 국내 애니메이션 유통업계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하던 곳이다. 점유율을 보면 애니플러스가 약 70%, 애니맥스가 10~20%를 오갔다. 그러나 애니맥스까지 인수하면서 애니플러스는 국내에 유통되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90%을 유통하게 됐다. 구매력을 높여 단가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라프텔, 국내 OTT 중 '혼자만' 흑자
하지만 가장 주목되는 성장 잠재력은 라프텔에 있다. 라프텔은 애초 애니메이션에 별점을 매기는 사이트로 출발했다가 2017년부터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애니메이션 전문 OTT 플랫폼이다.
가입자 수 500만명, 유료 구독자 수는 20만명을 넘는다. 사용자 잔존율(Retention Rate)이 높은 편으로, 국내 OTT 플랫폼 중에선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곳이기도 하다. 작년 9월 말 기준 라프텔 매출은 219억원, 당기순이익은 17억원을 기록했다.
라프텔은 주로 일본 애니메이션을 서비스했지만 2019년 5월 ‘리디(RIDI)’에 인수된 뒤로 <슈퍼시크릿>(2020), <시멘틱 에러>(2021) 등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을 자체 제작하고 있다. 2019년 12월에는 애니메이션 전용 주문형 비디오(VOD)인 ‘애니맥스 플러스’ 서비스가 종료되고 라프텔로 이관되면서 콘텐츠와 소비자 수가 확대되기도 했다.

애니플러스가 라프텔을 인수한 것은 2022년 11월이다. 애니플러스와 사모펀드(PEF) 운용사 케이스톤파트너스가 라프텔 지분 87%를 절반 가량씩 나눠서 확보하고, 매도자인 리디가 애니플러스에 100억원 규모의 신주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딜이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애니플러스가 43.9%(8만7750주), 케이스톤파트너스가 43.6%를 매입했다. 리디 보유지분에 대한 콜옵션(12.5%)을 포함할 경우 애니플러스의 지분은 56.38%다.
애니플러스는 라프텔을 통해 애니메이션 유통업체에서 제작업체로 도약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라프텔과을 인수한 이후 <붉은 여우>, <위험한 편의점>, <피라미드 게임>, <호랑이 들어와요> 등 국내 인기 웹툰 10편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할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에서 내년 사이에 공개할 예정이다.
라프텔의 성장성은 북미 최대 애니메이션 전문 OTT업체인 크런치롤(Crunchyroll)을 통해서도 짐작해볼 수 있다. 크런치롤은 애니메이션 유통과 굿즈 판매 등 애니플러스와 비슷한 사업구조로 이뤄졌다. 2006년 설립, 2021년 소니가 1조3000억원에 인수했으며 당시 유료구독자 수가 500만명이었는데 1년 만에 1000만명을 넘겼다.
업계 관계자는 “크런치롤의 성장은 일본 애니메이션이 해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중이라는 의미”라며 “일본 아니메이션은 대부분 시리즈라 구작 확보가 부담인데 애니플러스는 이미 작품 수백개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라프텔과 시너지를 내기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애니플러스의 연결 매출 구성을 보면 작년 9월 말 기준 라프텔을 비롯한 콘텐츠 매출이 약 53%(438억원), 완구와 잡화 등 상품매출이 21.41%(177억원), 드라마와 전시 등 기타 매출이 25.6%를 차지했다. 총 82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400억원)보다 2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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