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고민' 묻어난 R&D 조직개편 CDO 조직 산하 2개 센터 배치…스마트팩토리 구축 속도 빨라질듯
정명섭 기자공개 2024-03-18 07:35:29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5일 15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전기차·배터리업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캐즘(Chasm)이다. 특정 제품이 대중성을 확보하기 전에 일시적으로 수요가 둔화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일종의 '성장통'이다. 이는 주요 기업들이 실적 부진을 피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근래 투자 속도 조절, 비용 절감 이슈가 급부상한 집중하는 이유다.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중국 시장 제외)인 LG에너지솔루션도 예외가 아니다. 올해 2020년 12월 분사 이래 가장 낮은 연매출 성장률(전년비 5% 내외)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응책은 원가경쟁력 확보다. 원재료를 직접 소싱해 재료 조달비용을 줄이고 스마트팩토리 기술로 생산성과 품질을 키워 고정비를 줄일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조직개편은 이같은 고민을 반영한다.
◇CDO 산하 2개 센터 확대 개편·이동...스마트팩토리 구축 임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조직 산하에 AI/빅데이터센터와 제조지능화센터 등 2개 센터를 두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에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개발하고 업무 현장에 적용하는 'DX(디지털전환)' 조직만 있었다. 이번에 DX 조직이 AI/빅데이터센터로 확대 개편되고 CPO 산하에 있던 제조지능화센터가 CDO 산하로 이동했다.

이는 작년 말 정기인사에서 LG CNS 스마트팩토리사업부장이었던 이진규 전무가 LG에너지솔루션 신임 CDO로 발령받은 이후에 나타난 변화다. 이 전무는 LG디스플레이에서 업무혁신그룹장, DX그룹장 등을 역임한 그룹 내 대표적인 DX 전문가로 손꼽힌다.
AI/빅데이터센터는 AI·빅데이터 같은 첨단 기술로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조직이다. 예를 들어 배터리 셀 개발 초기 단계에서 성능 예측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실험 절차와 비용, 시간 등을 줄인다. 배터리 소재 개발 과정에서도 데이터 기반의 머신러닝을 적용해 서로 다른 인자들을 조합·발굴하기도 한다.
AI/빅데이터센터는 LG에너지솔루션 초대 CDO 출신인 변경석 전무가 이끈다. 그는 미국 AI 반도체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에서 이직한 AI 전문가다. 엔비디아 근무 당시 전직원 중 5명 미만인 '핵심 데이터 사이언스'를 역임했던 인물이다.
제조지능화센터는 스마트팩토리 구축 최전선에 있는 조직이다. 지난해 초 제조지능화총괄에서 센터로 조직이 격상됐다. LG에너지솔루션이 표현하는 '제조지능화'는 '스마트팩토리화'와 같은 뜻이다. 제조지능화센터는 배터리 생산 공정 전반에서 IT시스템을 설계하고 구축하거나 각 생산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임무를 맡는다.
제조지능화센터장은 이성진 상무다.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에서 분사하기 전에 전지·자동보정태스크장을 맡아 품질 조정 부문의 자동화 프로그램 개발을 주도하고 현장에 검증 적용하는 역할을 맡았던 인물이다.
◇내년에 미국서 배터리 공장 8개 가동...수율·품질 조기 안정화 과제
LG에너지솔루션은 CDO 산하 2개 센터를 필두로 스마트팩토리 적용 확대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오창공장과 미국 미시간공장을 중심으로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실험을 마치면 다른 공장으로 기술을 이식하는 작업이 추진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이면 미국에서만 총 8개의 배터리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데 그전에 관련 기술들을 개발한다는 복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최종 목표는 전 세계에 있는 배터리 생산 공장이 표준화된 생산 프로세스로 하나의 공장처럼 운영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스마트팩토리 적용은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신임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후 강조해 온 원가 경쟁력 확보와 직결된다. 특히 신규 공장의 경우 가동 초기에 품질과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투입되기 마련이다. 이는 수익성과 직결되는 문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스마트팩토리 기술이 엔지니어 부족 문제도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배터리 시장의 성장으로 지난 몇 년간 생산설비 투자가 급격히 늘어났지만 인력 충원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연구·설계와 공정 분야 등에선 항상 사람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기술 이해도와 숙련도가 높은 고급 인력일수록 기업간 쟁탈전이 더 치열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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