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시장 키플레이어]가장 먼저 e스포츠 투자한 KT, 명문 프로게임단 'KT롤스터'SKT와 통신사 더비 경쟁구도 형성…지난해 선수단 대폭 변화
황선중 기자공개 2024-03-21 09:17:29
[편집자주]
e스포츠(Electronic Sports)는 게임을 매개로 하는 스포츠를 의미한다. 게임 산업의 성장에 발맞춰 덩달아 커지고 있다. 위상은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됐을 정도다. 야구와 축구 같은 기존 대형 프로스포츠 인기마저 위협하고 있다. 더벨은 빠르게 성장하는 e스포츠 시장에서 활약하는 '키플레이어'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9일 09: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는 국내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명문 프로게임단 'KT롤스터'를 보유하고 있다. e스포츠 시장 태동기였던 1999년부터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가장 오랜 프로게임단이라는 말은 달리 표현하면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e스포츠에 투자했다는 말과 같다. 그만큼 KT는 e스포츠 역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이다.특히 통신업계 경쟁사인 SK텔레콤과 e스포츠에서도 경쟁하며 시장 확대에 일조했다. SKT가 운영하던 프로게임단 티원(T1)과의 맞대결은 이른바 '통신사 더비'로 불리며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다. 양사의 라이벌 구도는 과거 <스타크래프트>부터 현재 <리그오브레전드>까지 이어지고 있다.
◇KT, 스포츠단 운영 전문 자회사 KT스포츠 눈길
다만 두 통신사의 프로게임단 운영구조는 사뭇 다르다. KT는 스포츠단 운영 전문 자회사인 KT스포츠를 통해 KT롤스터를 운영하고 있다. KT스포츠단 산하에는 프로게임단(KT롤스터)뿐 아니라 프로야구단(KT위즈), 프로농구단(수원KT소닉붐), 하키단, 사격단 등이 있다. 프로게임단은 여러 스포츠단 중 하나일 뿐이다.
반면 SKT는 e스포츠 사업 전문 자회사 'SKT씨에스티원(SKT CS T1)' 아래 T1을 뒀다. 오직 프로게임단만 운영하는 구조다. 게다가 SKT는 이제는 T1 운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도 않는다. 2021년 11월 SKT CS T1 최대주주 자리를 그룹 계열사인 SK스퀘어에 넘기면서다. 프로게임단 명칭이 SKT T1에서 T1으로 변경된 이유다.
양사 프로게임단 운영구조가 달라진 배경에는 글로벌 투자 유치가 있었다. SKT는 2019년 미국의 엔터테인먼트기업 컴캐스트로부터 4100만달러(약 55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이때 세워진 SKT와 컴캐스트의 합작법인(JV)이 바로 SKT CS T1이다. T1이 세계적인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을 보유했다는 점이 투자 매력으로 작용했다.
KT도 마찬가지로 KT롤스터를 글로벌 프로게임단으로 키우려고 했다. 2021년 투자 유치를 위한 주관사까지 선정하며 글로벌 투자자를 물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KT롤스터를 KT스포츠에서 독립시킨 이후 SKT CS T1 같은 e스포츠 전문 합작법인 아래 두는 그림이었다. 하지만 결실을 보지는 못했다.
◇KT롤스터, 지난해 선수단 대폭 교체
두 프로게임단은 위기에 대응하는 모습에서도 차이가 난다. 최근 국내 대다수 프로게임단은 공통으로 선수 몸값 문제에 시름하고 있다. 수익구조는 안정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선수단 연봉은 치솟고 있다. 매년 적자가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해부터 <리그오브레전드> 국내 프로리그(LCK)에 연봉총상한제(샐러리캡)이 도입되는 이유다.
T1의 해결책은 신규 매출을 일으켜 비용을 상쇄하는 방식이다. 강력한 팬덤이 구축된 프로게이머들을 앞세워 유통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하지만 KT롤스터는 반대의 양상을 보인다. 지난해 <리그오브레전드> 종목의 주축 선수들을 대거 떠나보냈다는 점이 방증한다. 업계에서는 연봉 문제가 재계약 걸림돌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프로게임단의 단점은 지역 연고가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여타 스포츠단에 비해 구단 팬덤보다는 선수 팬덤이 많은 편이다. 인기 선수가 팀에서 나가면 팬들까지 이탈할 우려가 있는 구조다. 그런데도 KT롤스터는 지난해 말 <리그오브레전드> 선수단 5명 중 무려 4명을 교체했다. 반면 T1은 6명 중 1명만 새로운 얼굴이었다.
일각에서는 운영구조에서 비롯된 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KT롤스터는 KT스포츠의 운영자금을 다른 스포츠단과 나눠 갖는 구조다. 만약 전체 운영자금이 일정한 상황에서 프로야구단이나 프로농구단 예산을 늘리면 프로게임단 예산은 줄일 수밖에 없다. 그만큼 지난해 KT롤스터 선수단 변화 원인에는 예산 삭감이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KT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는 말하기 어렵지만 KT롤스터 예산을 삭감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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