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 신영그룹, 오너 2세 입지 구축 본격화 신영·신영플러스 합병, '상증법' 적용해 비율 결정…정무경 이사 지분율 1%→13%대로
신상윤 기자공개 2024-03-21 07:57:45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0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벨로퍼 신영그룹이 2세 경영자의 입지를 한층 더 강화한다. 정춘보 회장의 아들 정무경 이사가 최대주주인 신영플러스를 신영그룹 모체 '신영'에 합병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정 이사가 신영의 주요 주주로 지배력을 확대하는 구조다. 특히 울산 분양 사업 성과 등으로 신영플러스의 기업가치가 단기간에 급격하게 커지면서 정 이사가 신영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신영, 신영플러스 합병…2세 정무경 이사 지분 확대 눈길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영그룹의 신영과 신영플러스는 최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 신영이 부동산 개발 및 관리업을 영위하는 신영플러스를 흡수 합병하는 내용이 골자다. 양사 합병 기일은 오는 5월 1일이다. 합병비율은 신영과 신영플러스가 1대 0.4480567로 산정됐다. 합병 절차를 마치면 신영플러스 주주가 신주 21만6411주를 교부받을 예정이다.
신영이 합병할 신영플러스는 부동산 개발 사업을 영위한다. 2018년 11월 신영그룹 계열사 신영자산관리(옛 신영에셋)에서 인적분할됐다. 주주로는 정춘보 회장(21%)과 정무경 이사(48%), 신영(31%)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영플러스는 자회사 신영PFV제1호와 신영테크노6PFV를 통해 사업을 영위한다. 울산지웰시티자이(신영PFV제1호)와 청주테크노폴리스지웰푸르지오(신영테크노6PFV) 등이 주요 개발 사업이다. 분양 수익을 인식하기 시작한 2022년부터 외형이 급속히 불어났다. 그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6217억원을 웃돈다. 2021년 매출액이 14억원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외형이 급증한 셈이다.
이를 끝으로 신영플러스는 추가 개발 사업엔 뛰어들지 않았다. 부동산 경기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급격히 위축되면서 개발 사업 진행이 녹록지 않은 점 등이 이유로 꼽혔다. 이에 신영그룹은 추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대신 신영과 합병시켜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이번 합병으로 정 이사는 신영그룹 뿌리인 신영 주주로서 입지를 더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정 이사는 신영 지분율 1.48%를 가지고 있다. 다만 합병 절차를 마치면 신영플러스 최대주주인 정 이사는 신영 신주 15만547주를 추가 소유하게 된다. 단번에 신영 지분율 13.6%를 거느린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게 되는 것이다. 신영 최대주주인 부친 정 회장의 지분율은 90.4%에서 79.7%로 변경된다.
◇'상증법' 적용 합병 비율 산정 눈길, 지배구조 변화 서막
양사 합병 비율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근거해 산출됐다. 정 회장 부자 등 오너일가가 양사의 지배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합병 비율만 보면 설립 6년 차인 신영플러스 기업가치는 신영의 절반 수준으로 평가됐다.
신영플러스 기업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울산과 청주 프로젝트는 단발성에 그친다. 이를 제외하면 특별히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가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비상장 기업인 신영플러스의 주당 자산가치는 최근 3년 순손익액의 가중평균액 등이 반영된다. 신영플러스 기업가치가 분양 수익을 인식했던 최근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이번 합병이 주목받는 이유는 신영그룹 오너일가의 지배구조 변화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정 회장의 아들인 정 이사가 지분을 가진 기업은 신영플러스와 신영대농개발이 전부다. 이 가운데 신영대농개발은 정 이사가 100% 지분을 가진 곳이다. 1992년생인 그는 정 회장 슬하에서 경영 수업을 받는 중이다.
1955년 7월생인 정 회장은 국내 1세대 디벨로퍼로 신영을 모태로 부동산 종합개발그룹을 일궜다. 청주 대농지구 사업과 최근 개발을 마친 서울 여의도 옛 MBC 부지의 '브라이튼 여의도' 등은 신영그룹 랜드마크 프로젝트로 꼽힌다.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는 신영그룹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엠디엠에 이어 디벨로퍼 가운데 두 번째로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첫 해 75위에 이름을 올린 신영그룹은 지난해 전체 순위를 세 계단 끌어올린 72위로 집계됐다. 공정자산총액은 5조9250억원 규모다. 부동산 개발사업을 위해 설립했던 프로젝트금융회사(PFV) 등이 반영된 영향이지만 디벨로퍼로서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도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특수관계인의 비상장법인 합병 시에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을 근거해 주당 가치를 평가한다"며 "양사가 영위하는 사업이 비슷한 만큼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 합병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파라다이스, '줄잇는 CB 풋옵션' 호텔 자금조달 영향은
- [막 오른 국산 P-CAB 도전기]'승부처 해외' HK이노엔 케이캡, 중국 찍고 이제 미국 간다
- [휴온스그룹 R&D 기반 성장전략]오너·후계자가 직접 챙기는 '휴온스랩', 그룹 미래 그린다
- [SG헬스케어 IPO In-depth]수주사업 한계 '수익 변동성', '라인업·신사업' 안착 관건
- '이미 풀가동' 삼성바이오로직스, '3캠퍼스·M&A' 확장의지
- [i-point]SAMG엔터, '반짝반짝 캐치! 티니핑' 일본 방영 시작
- [클라우드 키플레이어 MSP 점검]가비아, 유기적으로 이어진 사업군 'AI 신호탄'
- SV인베, 동남아 ‘역외 Co-GP 펀드’ 1차 클로징
- 에버트레져, '여성·핀테크펀드' 운용 VC가 주목한 배경은
- "모빌리티 스타트업, 소비자 트렌드 빨리 적응해야"
신상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thebell desk]'불확실 정책' 디벨로퍼의 미래
- '은둔의 고수' 세경산업, 필리핀 주택 개발사업 확대
- 우미건설, 오산세교 우미린 센트럴시티 분양
- [건설부동산 줌人]오동호 SK엔지 대표, 에코플랜트 '하이테크' 안착 책임
- [건설산업 스몰캡 리포트]'계속기업 불확실' 범양건영, 유동성 악화 극복 관건
- '선택과 집중' SK에코플랜트, 반도체 전담 조직 구축
- [건설산업 스몰캡 리포트]'현금 부족' 범양건영, '차입·지체금' 신주 발행해 상계
- [건설사 출자사업 엿보기]한화 건설부문, 김포 민간 산업단지 제안 참여
- DS네트웍스 자회사 DS산업개발, 건설업 면허 반납
- [건설사 출자사업 엿보기]포스코이앤씨, '미래소재' 밸류체인 EPC 역량 방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