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매출' 파크시스템스, 신규장비 수주 이어간다 인력 선제적 확보, 이익률 단기 하락
김혜란 기자공개 2024-04-01 08:50:06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6일 16:1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원자현미경(AFM·Atomic Force Microscope) 제조업체 파크시스템스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거뒀음에도 부진한 주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초만 해도 장중 20만원대에 가까워지기도 했는데요, 최근 15만원대까지 떨어지며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입니다. 지난 1월 첫 개장일 18만2600원으로 마감한 주가가 26일 종가 기준으로는 15만5500원으로 약 15% 하락했습니다.
외국인은 지난 18일부터 6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보였고 25%대였던 외국인 보유율도 25일 기준 26.62%로 소폭 올라왔습니다. 반면 기관은 이 기간 계속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는데요. 외인들에겐 주목받고 있지만 기관과 개인 투자자의 관심이 다소 떨어진 상태인 것 같습니다.
◇Industry & Event
파크시스템스가 최근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매출액은 약 1448억원이었습니다. 2021년과 2022년 매출액이 각각 약 853억원, 약 1245억원이었는데, 지난해 사상 최대 성적을 다시 썼습니다. 지난해 극심한 반도체 불황에도 외형 성장을 이뤄낸 것입니다.
다만 주가 하락 요인 중 하나로 영업이익 악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지목할 순 있을 것 같습니다. 영업이익이 2022년 약 326억원에서 지난해 약 279억원으로 다소 줄었는데요.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가 2022년에 비해 늘어난 영향인 것 같습니다. 판관비 목록을 살펴보니 직원급여와 경상연구개발비, 기타 판관비 항목이 2022년에 비해 증가했습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에 문의해 봤는데요. 지난해 인건비가 많이 늘었다고 합니다. 연구·개발(R&D)과 고객 대응(CS·Costomer Service), 마케팅 인력을 적극적으로 채용했습니다. R&D 투자 비용도 늘었습니다. 2022년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8.77%였다면 지난해에는 129억원을 R&D 비용으로 써 이 비중이 11.21%로 증가했습니다.
인건비 일부는 경상연구개발비로 잡혔다고 합니다. 실제로 전체 임직원은 2022년 266명에서 지난해 322명으로 21%나 늘었습니다. 그리고 파크시스템스가 해외 매출 비중이 크다 보니 해외 출장을 가거나 마케팅을 펼칠 때 비용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데요, 이 비용은 기타판관비로 잡혔다고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해외 관련 비용이 줄었다면 이제 점차 회복되면서 기타판관비도 증가한 것으로 봐야겠습니다. 실제로 파크시스템스의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별도재무제표)은 약 82%에 달했습니다.
이에 따라 2022년 26%였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에는 19%로 떨어졌습니다. 30%대 이익률을 기대했던 시장이나 투자자 입장에선 다소 아쉬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R&D 확대나 인재 채용은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도 하고 외형성장을 위해선 불가피한 비용인데요. 회사 측도 "지난해 선제적으로 인력을 많이 채용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파크시스템스의 주력 제품인 AFM은 시료 형상과 물성을 나노미터 수준에서 계측·분석하는 장비인데요. AFM은 파운드리(위탁생산)가 반도체를 초미세 공정으로 실제 생산하는 과정에서 수율을 높이는 데 역할을 합니다. 회로 간격이 나노미터 단위로 좁아졌을 때, 파티클이나 결함을 들여다보려면 나노미터 수준에서 계측이 가능한 현미경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파크시스템스는 적극적으로 제품 라인업을 늘리고 있습니다. 최근에 주력인 AFM 장비 'NX-Wafer' 외에도 지난해 말엔 극자외선(EUV) 공정의 포토마스크에 발생하는 나노미터 크기의 결함을 제거할 수 있는 장비인 AFM 기반 'NX-MASK'를 출시했습니다.
◇Market View
최근 DB금융투자가 파크시스템스의 목표가를 하향조정한 것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을 수 있습니다. DB금융투자인 주력인 NX-Wafer의 수주 속도가 예상보다 둔화됐고 신제품인 NX-Mask의 경우 지난해 4대를 출하하는 데 그쳤다며 목표주가를 23만원으로 내렸는데요.
NX-Mask라는 신규 장비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기대보다 작년 수주 물량이 적었던 것 사실입니다. 하지만 파크시스템스 측은 "연초부터 신규 장비 수주가 들어오고 있다"며 "지난해 예상했던 것보다 NX-Mask 수주 속도가 더뎠던 건 사실이지만 올해는 지난해 딜레이됐던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서승연 DB투자증권 연구원도 목표주가를 내렸지만 투자 의견은 '매수'를 제시했고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82억원, 430억원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파크시스템스도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20~30%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파크시스템스는 지난 한 해 1500억원이상 수주를 쌓았고 올해는 작년보다 20% 성장한 1800억원어치의 신규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Keyman & Comments
파크시스템스는 박상일 대표이사가 창업한 회사인데요. 박 대표는 1981년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응용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1985년 박사 과정 중 세계 최초로 원자현미경을 발명했고요 1997년 한국으로 돌아와 AFM 사업화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파크시스템스를 AFM 분야 전 세계 1위 기업으로 키워냈습니다.
또 다른 키맨 중 한 명으로는 회사 곳간을 책임지는 CFO 조연옥 전무가 있는데요. 주가 관리를 책임지는 인물인 만큼 CFO에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 물었습니다. 조 전무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선 회사 성장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앞으로 반도체 공정 미세화로 앞으로 AFM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파크시스템스가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만큼 시장에서 입지가 더욱 탄탄해 질 것이란 설명입니다. 또 신제품의 매출 기여도도 점점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조 전무는 이어 "AFM 장비가 중요해지고 시장이 성장하면서 여러 플레이어가 생겨나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있지만 기술적 진입장벽이 워낙 높기 때문에 결국은 파크시스템스의 기술력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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