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삼성생명, 부채감소 효과 톡톡…건전성 높아졌다③부채항목 유연화, 실질에 맞게 측정…보험계약부채 감소폭 가장 커
고설봉 기자공개 2024-03-29 12:50:55
[편집자주]
보험업은 호황기를 맞은 것일까. 최근 저PBR주에 대한 재평가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보험사 주가가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보험사 자본과 순이익 극대화로 주가도 힘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실질 자본이 늘고 수익이 불어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IFRS17 도입에 따른 K-ICS 비율 개선 결과라는 평가다. 오히려 미래 이익은 당겨 쓰고 리스크는 이연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킥스비율 개선과 맞물린 각 보험사별 자본 이슈를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7일 11:1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결과 삼성생명의 부채총액이 크게 감소했다. 자산과 더불어 부채의 시가평가가 이뤄지면서 부채의 양과 질을 모두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됐다. 계정을 세분화하거나 통합해 실질에 맞게 부채항목을 유연화했다.부채의 감소는 삼성생명의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부채가 줄어듦에 따라 상대적으로 자본항목이 탄탄해지면서 펀더멘털이 강화되는 효과를 보고있다. 삼성생명은 IFRS17 이후 한층 더 재무건전성이 높아졌다.
삼성생명 부채총액은 최근 몇 년 계속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2019년 말 254조2723억원, 2020년 말 270조7773억원, 2021년 말 276조1981억원, 2022년 말 263조8116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IFRS17이 적용된 지난해 9월말 223조4585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부채총액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보험계약부채의 축소다. 보험사는 보험 가입자들이 납입한 보험금을 부채로 계상한다. 향후 보험금을 지급하거나 만기 환급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정 비율로 계상하고 회계에 반영한다.
삼성생명의 보험계약부채는 가입자수에 비례해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2019년 말 180조456억원, 2020년 말 187조4826억원, 2021년 말 194조5260억원, 2022년 말 196조1653억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새로운 회계기준이 적용된 뒤 지난해 9월 말 보험계약부채는 149조1567억원으로 집계됐다. IFRS17 적용 직전 대비 45조원 가량 보험계약부채가 감소했다. 부채를 시가평가한 결과 보험부채가 감소하면서 부채총액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다만 일부 계정이 변경되면서 새로운 형태로 부채를 인식하는 경향도 발생했다. 투자계약부채 항목의 경우 기존까지 0원을 인식했지만 지난해부터 계정에 유의미한 숫자가 포함됐다. 지난해 9월 말 27조9735억원이 계상됐다.
투자계약부채는 실적배당형 및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 상품 등과 관련된 부채다. 삼성생명은 실적배당형 상품의 경우 순자산가치법을 사용해 공정가치를 측정하고 있다. 원리금보장형 상품의 경우 합리적 공정가치의 대용치로 장부금액을 사용한다.
또 시가평가 영향으로 재보험계약부채가 새로 인식되기 시작했는데 그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4325억원이다. 사망보험과 건강보험 등 보장성 보험상품에 대한 시가평가 뒤 공동재보험 관련 금액을 인식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기존에 보험계약부채로 단순하게 계정을 통합해 인식하던 보험계약에 따른 부채인식은 새 회계기준에선 항목을 보다 세부적으로 나눠 인식하고 있다. 보험계약부채와 투자계약부채, 재보험계약부채 등이 그것이다.
새 회계기준에선 부채의 평가와 인식 등에 각 보험사 자율권을 보장한다. 계정항목과 각 계정에 어떤 부채를 포함할지 여부도 세부적인 방안은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설정한 기준에 따라 회계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앞선 방식으로 보험계약부채를 세분화 한 것으로 평가된다.
책임준비금도 새 회계기준에서 변화가 큰 항목이다. 2022년 말 책임준비금은 196조165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말 177조5627억원으로 집계됐다. 회계기준 변경만으로 약 20조원 가까운 부채가 줄어든 것이다.
삼성생명은 책임준비금 산출 항목은 간소화됐다. 2022년까지 책보험료적립금, 보증준비금, 지급준비금, 계약자배당준비금 등 세부 17개 계정으로 나눠 산출하던 금액이 지난해부터 보험계약부채, 재보험계약부채, 투자자계약부채 등 9개 계정으로 축소됐다.
줄어든 계정항목이 다른 계정과 합쳐지면서 계정항목의 명칭도 일부 바뀌었다. 보험료적립금이 보험계약부채로, 보증준비금이 보증부채로, 계약자배당준비금이 계약자배당부채 등올 각각 명칭을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없던 투자계약부채 항목이 새로 도입됐다.
가장 비중이 큰 기존 보험료적립금은 2022년 말 187조1968억원을 기록했다. 새롭게 변경된 회계기준에선 보험계약부채로 항목을 나눴는데 지난해 9월 말 기준 149조1567억원으로 감소했다. 다만 새로 투자계약부채가 새로 만들어져 27조9735억원으로 집계됐다. 시가평가를 통해 보험료적립금 관련 부채는 10조666억원 가량 감소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외 부채 규모가 큰 계정은 특별계정부채다. 삼성생명은 IFRS17 도입 전까지 특별계정부채에 퇴직보험, 퇴직연금, 변액보험 등 장기 상품에 관련된 부채를 인식했다. 부채 규모는 2019년 말 53조3603억원, 2020년 말 56조4207억원, 2021년 말 57조9239억원, 2022년 말 55조7778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IFRS17가 도입되면서 특별계정부채 계상 방식을 일부 변경했다. 변액보험은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계상했지만 퇴직연금과 퇴직보험 등은 제외했다. 대신 실적배당형퇴직연금 항목으로 간소화 했다. 그 결과 특별계정부채는 지난해 9월 말 26조1402억원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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