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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지금]'모수 늘려라' LCD TV 내세운 올레드 강자의 '속내'③TV 전략 전환, 콘텐츠 사업 확장·삼성 견제 '일석이조' 노림수

김도현 기자공개 2024-04-02 08:06:24

[편집자주]

LG전자는 다방면에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경영진의 변동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배두용 CFO가 물러나고 조주완 사장의 단독 대표 체제로 재편됐다. CEO와 CFO가 협력 및 견제하던 구조에서 조 사장이 오롯이 회사를 이끌게 됐다. 사업적으로도 마찬가지. AI 시대를 맞이해 가전을 넘어 로봇과 모빌리티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더 나아가 내년 성과가 이목을 끌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LG전자를 둘러싼 현 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1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반등을 위해 변화를 준다. 그동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활용한 '올레드 TV' 중심으로 마케팅을 전개했다면 액정표치장치(LCD) 기반 '퀀텀닷나노발광다이오드(QNED) TV'에도 힘을 싣는다.

이같은 배경에는 장기적인 TV 산업 침체가 있다.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긴 했으나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지 않으면서 올레드 TV 성장성이 한계를 보인 것이다. 비교적 저가 제품군인 QNED TV를 통해 출하량 증대와 신사업 효과 극대화를 노릴 계획이다.

◇TV 대수 늘려 웹OS 플랫폼 '조단위 매출' 도전

조주완 LG전자 대표는 이달 26일 열린 '제22기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매년 LG전자가 판매하는 기기는 1억대를 넘는다. 수명 주기를 보면 전 세계에서 7억대 정도가 사용되고 있다"며 "이게 모수가 돼 플랫폼화하면 이를 통해 서비스 사업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TV 사업에 대해 설명하는 조주완 LG전자 대표

이같은 전략 중심에는 TV가 있다. LG전자는 스마트 TV 플랫폼 '웹OS'를 활용해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시장을 공략 중이다. FAST는 소비자가 광고를 보는 대신 콘텐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TV 제조사는 스마트 TV로 파악한 소비자 시청 패턴에 맞춘 광고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조 대표는 "현재 전 세계 1억6000명이 LG TV를 사용 중이고 이러한 스마트 TV 안에는 웹OS가 있다" 설명했다. 1억6000명이 웹OS 관련 사업의 '모수'인 셈이다.

LG전자에 따르면 2023년 웹OS 기반 광고·콘텐츠 매출은 7393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에는 1조원 이상을 목표로 한다. 2021년 웹OS를 외판한 이래 웹OS를 적용한 글로벌 TV 브랜드가 400개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관련 수익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다.

더불어 TV를 넘어 스마트 모니터, 자동차, 사이니지 등에도 웹OS를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궁극적으로 모수를 늘리기 위함인데 올해부터 QNED TV를 적극 홍보하는 것도 그 일환으로 풀이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QNED TV 판매를 늘린다면 해당 매출은 물론이고 FAST라는 신규 사업을 육성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당분간 LG TV 고객층을 넓히는 데 중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LG전자의 신형 'QNED TV'

◇OLED TV 시장 뛰어든 경쟁사에 맞대응, LCD 조달 관건

LG전자가 올레드와 QNED TV '듀얼트랙' 전략을 본격화한 또 다른 요인으로 OLED TV 경쟁 심화가 꼽힌다. 그동안 LG전자는 대형 OLED 독점적 지위를 가진 LG디스플레이와 함께 OLED TV 분야를 주도해왔다.

다만 올해부터는 다른 양상이 예상된다. 세계 1위 TV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OLED TV 사업에 박차를 가한 것이다. LCD 기반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 등을 앞세워 장기집권한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수요 공략 차원에서 OLED TV 라인업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과거 OLED TV를 부정한 리스크를 감수하고도 관련 시장의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일본, 유럽 등 OLED TV 경쟁사와는 덩치 자체가 다른 삼성전자 가세에 LG전자는 환영한다는 뜻을 드러냈으나 추후 리더십을 내줄 수 있다는 불안감도 상존한다. 이미 삼성전자는 OLED TV 점유율(매출)을 2022년 6.1%에서 2023년 22.7%로 3배 이상 끌어올린 바 있다. 이 기간 LG전자는 54.3%에서 48.0%로 축소했다. 삼성전자 추격이 거세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삼성전자가 강점을 보이는 LCD TV를 통해 맞불 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읽힌다. 중국 TV 업체의 공격적인 행보도 이러한 움직임을 유도했다. 제대로 이행된다면 TV 시장점유율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LG전자가 QNED TV를 강화하면서 주목할 지점은 LCD 공급망이다. 중국 의존도가 점점 높아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진작에 LCD 사업을 철수했고 LG디스플레이마저 중국 내 TV용 LCD 공장을 현지 기업에 매각하려 한다.

이렇게 되면 LCD 대부분을 중화권에서 조달해야 하는데 가격 협상 테이블에서 불리해진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추후 양사가 LCD 공급망 이슈를 어떤 식으로 해소할지도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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